수자원공사 “조성은 우리가, 캠핑 시설은 영주시 몫” 논란
지난 7월24일 오후 4시30분부터 6시까지 영주시지역발전협의회 민병철 의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위원이 평은면에 건설중인 영주댐 건설 현장사무소를 방문했다. 방문단은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자원공사)로부터 댐 건설 상황과 함께 오토캠핑장 조성계획을 듣고 캠핑장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전했다.
영주댐 하부에 조성하게 될 오토캠핑장은 댐 건설에 따른 일종의 보상차원으로 수자원공사가 조성 후 영주시가 운영을 위탁받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주5일 근무제의 정착과 자동차 보급대수의 증가로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국 곳곳에 캠핑장이 조성됐고 관련 용품산업도 급성장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주댐 건설과 함께 조성하게 될 오토캠핑장을 전국적으로 경쟁력 있는 캠핑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 큰 틀은 손 못대, 주요시설은 영주시의 몫 = 이날 방문단을 맞은 수자원공사 영주댐 건설단 관계자는 “오토캠핑장 조성사업은 지금까지 시 관계부서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기본계획이 만들어진 만큼 큰 틀은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먼저 밝혔다. 또 12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책정됐고 전국의 오토캠핑장을 다녀본 끝에 조성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방문단의 송병권 총괄간사는 “적지 않은 사업비에 여러 캠핑장을 참조했다는데 캐러반이나 캐빈하우스, 클럽하우스 같은 시설은 갖출 계획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우리는 댐을 건설하러 왔지 캠핑장을 지으려고 온 것이 아니다. 사실 지금도 어려움이 많다”며 “그런 캠핑시설은 시 쪽에서 갖춰야 하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김철진 위원(경북전문대 교수)은 “캠핑장은 무엇보다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느냐가 중요하다. 불편하면 다시 안온다”고 강조했지만 수자원공사 측은 “그런 시설 부분은 내용이므로 영주시의 몫”이란 입장을 다시 한번 표명했다.
김종우 위원(동양대학교 교수)은 “캠핑장 조성과 관련해 위원회 같은 협의체가 있느냐”고 물었고 “위원회는 없고 영주시 관계 부서와 협의해서 진행했다”고 답했다.
방문단은 그 밖에 여러 질문을 통해 조성계획을 확인한 후 “결과적으로 영주시가 캠핑장 운영을 맡아야 하는데 주요 캠핑시설이 빠지고 캠핑사이트 수도 면적에 비해 적어 자칫 운영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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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방산 오토캠핑장 캐빈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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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천 치산관광지캠핑장 캐러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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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섬 오토캠핑장 카페테리아 |
▲ 계획 없이 설치 불가능, 명품 캠핑장 위해 다양한 목소리 담아야 = 영주댐 오토캠핑장은 3만평 부지에 사업비가 120억원이 넘지만 조성계획에는 캐러반(일명 캠핑카)이나 캐빈하우스(통나무집), 아메리칸코테지(단체용 목조연립), 패밀리롯지(별장형 연립), 클럽하우스, 카페테리아 같은 주요 시설이 빠져 있다.
이에 대해 방문단이 질의하자 수자원공사 측은 “이미 세워진 큰 틀은 깰 수 없으며 관련 시설들은 영주시가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럴 경우 시설 설치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영주시가 떠안게 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캠핑시설들이 가로등이나 벤치처럼 조성 후 임의로 아무 곳에나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 시설들은 모두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계획대로라면 캠핑장의 필수 시설들이 설계에 반영되지 않아 추후 설계변경이 불가피한데다 적잖은 재정적 부담이 영주시로 넘어올 것으로 예상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방문단을 이끈 민병철 의장은 “캠핑을 많이 다녀 본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계획을 만들어야 하는데 경관조성과 자연친화적인 면에 치중한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큰 틀은 바꿀 수 없다는 경직된 입장을 버리고 경쟁력 있는 명품 캠핑장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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