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 142 차 산행기
2007년 11월 2일 10시
영선로터리 부산 영상고 입구
오늘의 참여자 - 손관선, 허세영, 김무웅, 박세주, 박석현, 김민남, 정경권, 이규상, 류근모 이상 9명
일찍 온 연암 김무웅과 버드나무가 로터리 계단에 앉아 친구들 오기를 기다리며 주변을 보다가
‘저기 저 2층이 옛날에 문소일 친구의 부인이 하던 피아노 학원이지.’
하는데 바로 뒤에서 문소일 친구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호랑인가.
졸업하고 나서 처음 만난다.
집은 수영 강변의 협성 르네상스 아파트인데, 영도 교회 장로님으로 교회일로 왔다는 것이다.
문소일 - 고태국 선생님의 수제자로 교대 3기 제일의 성악가가 아니던가.
반갑다, 앞으로 카페도 들어오고 산삼회도 나와라.
10시 20분 출발
영선중, 영상고 앞을 지나 도로 정비가 잘 된 산복도로에 오르다.
산복도로는 바로 신선동이다.
신선이 살았대서 신선동이 아니고 새 영선동이란 뜻.
공기 맑고 날씨 좋다.
민가를 벗어나 산길에 들어서니 오리나무, 소나무, 참나무들이 제법 울창한 숲을 이룬다.
10시 40분, 길가 공지에 앉아 1차 휴식
난곡 박세주 친구가 진영 단감을 제공.
11월은 단감과 홍시의 계절이다.
트럭마다 진영 단감이요, 과일가게마다 주홍색 청도 홍시다.
특히 씨 없는 홍시인 반시는 먹기에 그만이다.
여러 가지 유기산, 탄닌, 비타민 C 등 영양가가 풍부하다.
억새밭이 나타난다. 봉래산에도 억새지대가 있었구나.
산허리를 감고 있는 억새꽃들은 산발한 할머니들의 머리카락인가.
바람은 함께 떠나자고 흔들어대고 할머니들은 아직은 가을이라 못 가겠다고 버틴다.
시야가 높아짐에 따라 부산 남항이 눈에 들어오고 송도, 가덕도, 저 멀리 거제도도 보인다.
구름과 수평선 사이에 희미한 검은 줄은 쓰시마 - 대마도 (對馬島)다.
쓰시마 섬의 이름 유래는 우리의 고대어로 두 시마 (두 개의 섬).
일본인들은 두 마리의 말이 마주 보고 있는 형상이라고 대마도라 했다는 두 설이 있다.
11시에 산 중턱 소나무 아래서 2차 휴식.
봉곡 허세영 친구가 산행 결석이 많아서 미안하다면서 화명동 최고의 빵집에서 사 왔다는 Danish 빵을 내놓았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
연암 김무웅 친구는 잘 깎은 사과를 제공.
11시 30분에 봉래산 정상 도착.
깔끔한 정상석에는 蓬萊山 395.1m 라 새겨져있다.
중국의 전설에 의하면 발해만 동쪽에 신선이 사는 산이 셋 있어 삼신산 (三神山) 이라 했는데 봉래산 (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洲山) 이 그것들이다.
우리 민족도 3 을 좋아하는지라 삼신산을 정했으니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이다.
영도 사람들은 섬사람들이라 예부터 도교적 무속이 많아 신선을 숭앙해서 그들의 산이 비록 작은 산이지만 감히 봉래산이라 부르며 신선이 산다고 우겼다.
봉래동, 영선동, 청학동 등의 동명에서도 영도 사람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지난 1월 시산제때 산 정상에서 고사를 지내던 생각이 난다.
음식을 차려놓고 (돼지고기까지) 봉래산 신령님에게 축문을 읽으며 산삼회의 무사 산행을 빌던 태화 손관선 회장의 목소리가 아직 귀에 생생하다.
지난 10 개월의 산행이 즐겁게, 건강하게 실행된 것이 다 봉래산 신령님의 가호가 아닐까.
부산 남항, 북항이 훤히 보이고 태평양으로 뻗어가는 부산항의 위용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곳이다. 오늘은 두 시마 (대마도) 까지 보이니 더욱 운 좋은 날이다.
정상에서 손봉으로 가는 길.
바윗길이라 조심조심 내려간다. 길가에는 금잔화며 사루비아가 꽃밭을 만들며 곱게 피어있다.
공기가 맑고 차서 꽃빛이 저리 선연하다고 국은 시인이 설명한다.
멀리 함지골 예비군 훈련장에서 사격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12시에 손봉에 오르다. 손봉 정상은 돌밭이다.
돌들을 고르게 하여 자리를 만들고 둘러앉아 점심상을 벌였다.
매암 김민남 친구와 버드나무가 포도주를
연암 김무웅 친구가 매실주를 내놓아 건배주로 하다.
난곡이 또 감을, 연암이 사과를 제공하여 디저트.
오찬의 세미나는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에 고대 한국어가 많다는 것.
특히 경상도 지방의 고대어.
성교하는 장면의 묘사를 조금만 바꾸면 오늘날도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이라는 것이다.
태화 손관선 회장이 책 두 권을 가져와서 청암 이규상 친구가 그 부분을 읽어준다.
김인배 김민배 라는 두 형제분이 지은 책인데 고대 일본어가 바로 한반도에서 건너 간 말임을 입증하는 책이다.
말 뿐일까.
고대 일본 문화는 거의 다 한 반도에서 건너 간 것일 것인데
일본인들은 그 알량한 섬 근성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기에 인색하다.
그런다고 우리가 뭘 잡아먹나.
가야가 망하자 일부 지배층은 신라에 귀부하고 일부는 도일하여 일본의 지배층이 되었다고 최인호 작가는 ‘제4의 제국’ 이란 소설에서 가정했다.
백제가 망하자 왕을 비롯하여 많은 신하들이 당으로 끌려갔지만 일부 세력은 일본에 건너가 아스카 문화 (飛鳥) 를 만들었다.
비조란 풍랑을 무릅쓰고 일본에 날아온 새니 바로 백제인 들을 말함인 것이다.
대마도가 두 시마 (쓰시마) - 두 섬 의 고대 경상도 말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2시 50분에 점심을 끝내고 매암이 구워온 오징어를 씹으며 하산길에 들다.
탁 트인 영도 앞 바다에 너무 마음을 빼앗겼다가는 발을 헛디디기 쉬운 대단히 가파른 길이다. 조심조심.
시멘트 길 산복도로에 안착하고부터는 담소를 나누며 쉬엄쉬엄 걸어 내려오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들려오는 총 사격 소리가 콩 볶는 듯하다.
따따따 따따따따~
유탄이라도 맞을까봐 겁난다.
1시 30분에 목장원 통과하여 바닷가 산책로에 진입.
철썩대는 파도 소리를 벗 삼아 오르락내리락 나무 계단 길을 걷다.
절영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에메랄드 빛 바다가 청정하다.
발아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수 만년 파도가 만든 해식애 (海蝕崖)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청마 류치환의 시다. 짧지만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는 시.
수많은 편지로 청마는 뭍같이 까딱하지 않던 이영도의 마음을 여는데 성공했다.
파도가 수 만년 동안 바위를 쳐서 드디어 아름다운 해식애를 만들듯이.
2시 30 분에 동삼중리 113번 버스 터미널에서 헤어지다.
오늘 순 걸은 시간은 약 3시간.
좋은 세미나도 가졌고 산과 바다를 동시에 감상하였지요.
자
다음 주 9일은 동백역에서 뵙겠습니다. 그럼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