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어쩌면 좋아! 아, 어쩌면 좋아!"
쩔쩔매던 며느리는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시집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솥과 시루를 깨 버렸으니,
지금까지 귀여워 해 주시던 시부모님께서 불호령을
내리실 것만 같았습니다.
게다가 남편마저도 자기를 한심하게 여기며 미워할 것을
생각하니견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며느리는 찰떡 한번 해먹지 못했던 가난이 서러워서
훌쩍훌쩍 울었습니다. 그때 따뜻한 아랫목에서
잠깐 잠이 들었던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우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니, 얘야! 무슨 일이 있었느냐?"
"어머님, 제가 불을 너무 많이 때어 솥과 시루를
깨고 말았습니다."며느리를 울면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쯧쯧! 아가야, 얼마나 놀랐겠니?
내가 곧 내다본다는 것이 그만 깜빡 잠이 들고
말았구나! 모두 내 잘못이지, 내 잘못이야."
금방 얼음 같은 호령을 내리리라고 생각했던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따뜻한 말에
감동하여 더욱 흐느껴 울었습니다.
그때, 나무를 한 짐 지고 들어오던 남편이 울고 있는
아내를 보고 놀라서 물었습니다.
"어머니, 저 사람이 왜 우는 것입니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불을 너무 때서 솥과 시루를 깼다는구나."
"저런! 내가 나무를 진작 넉넉하게 져다 놓았으면,
오늘 같은 날 집을 비우지 않고 불 때는 것을 도와 줄 수
있었을텐데. 어머니, 제 잘못이예요."
남편은 진심으로 미안해 하며 말했습니다.
그때, 사랑방에 있던 시아버지가 나와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묻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허허, 내가 공연히 찰떡이 먹고 싶다고 해서
너를 고생시켰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 탓이야"
며느리는 너무나 감격스러워서 눈물마저 쑥 들어갔습니다.
온 가족이 자기를 진심으로 위해 준다는 것을
안 며느리는 몸둘 바를 모르며 말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욱 정성을 다해서 모시겠습니다."
며느리의 말에 늙은 시부모는 빙그레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여보, 우리 집이 가훈이 '화목'이라고 말해 준 것을 잊었소?
한번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 너무 걱정 마오.
앞으로 부모님을 더 잘 모십시다!"
남편은 귀엣말로 속삭였습니다.
비록 형편은 넉넉치 않으나 서로 위하는 마음,
모든 잘못을 자기에게로 돌리는 고귀한 마음을
가진 이 가족은 그 후 더욱 화목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첫댓글 맞습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멋 있는 시부모님 그 자녀가 맞네요 본 받을 집안 같구려....
자기탓으로 돌리는 가정 화목하군요, 배울점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