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탈해는 왜국에서 왔나
삼국사기 신라본기 탈해니사금 조에
脫解本多婆那國所生也 其國在倭國東北一千里云云
(탈해왕은 본래 다파나국에서 태어났다. 그 나라는 왜국의 동북천리에 있다. 운운)
이라고 있다. 이 구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탈해니시금은 왜국 출신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신라인들은 탈해왕을 ‘해외에서 온 외래자’라고 믿었던 것 같고 그것을 막연히 ‘바다 먼 곳’이란 뜻으로 ‘왜국의 동북천리’라고 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삼국사기에는 왜국, 왜인이 항상 신라를 침범하는 적대세력, 해적집단으로 기술되어 있다. 신라인이 자신들의 왕을 일본열도에서 왔다고 생각했을 리 없다.
일본학자 末松保和는 『북위서』 永平원년3월조에 ‘斯羅. 阿陀比羅. 阿夷乂. 多婆那. 伽伽. 師達. 于闅諸國 並遣使朝獻’이라고 있음을 들어 삼국사기의 다파나국은 그 국명을 여기서 빌려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맞다고 생각한다. 신라는 이때 처음 중국에 사신을 파견한 것이며, 이때 함께 조공한 나라들 가운데 多婆那의 국명을 따서 탈해왕의 출신지를 바다 먼 곳에 있는 나라 다파나국이라고 했을 것이다. 이 다파나국은 실제로 있었던 나라로, 일본열도가 아님은 물론이다. 또 다파나국이 어디 있었는지는 不明이지만 설사 그 위치가 확인되더라도 위와 같은 이유로 탈해왕이 그곳에서 왔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첫댓글 인용하신 그 삼국사기 구절에 '왜국의 동북쪽 천리' 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석탈해가 <캄차카 반도>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고대의 일본 말고 오늘날의 일본을 기준으로 가장 북쪽인 홋카이도에서 동북쪽으로 한 천리 가면 대략 캄차카 반도 인근이 나올 순 있겠지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설입니다. 석탈해가 일본열도출신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하여 캄차카설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내가 보기에는 그것은 석탈해왜국출신설에 더없이 좋은 먹이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삼국지에 대방군에서 왜국으로 가는 길을 설명하면서 부산에서 대마도까지를 1천리라고 했으니까요.
왜국이라는 건 정확한 표현은 아닐듯 싶은데요. 일본열도엔 왜국만 있던게 아니라 백여개의 소국이 있었다고 하니까요. 열도의 북동쪽 어느 한 나라일듯 싶네요. 인도쪽이라는 설도 있고 하지만, 정확한 근거없이 왜 궂이 먼 인도서 찾을까 싶기도 하네요. 일본열도에 있으면 뭐 그렇게 안될 이유라도 있을까요. 다른 어디보다 서로 배타고 왔다갔다 하기쉬운게 열도인데 말이죠. 우리쪽에서도 대거 열도로 이주해갔듯이 열도에서도 역으로 들어올수 있는 일이죠.
아 그리고 카페 오랜만이네요^^
다파라국이 왜국에서 동북쪽 천리에 있다는 기사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왜국국경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왜국의 도읍을 기점으로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여기에 대하여 신중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김부식이 말한 다파나국이 왜국의 동북쪽 천리에 있다는 것은 김부식이 살았던 시대를 중심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김부식이 어떤 책을 참고하고 쓴 것인지도 연구의 대상일 것입니다.
남당유고에 보면 대원신통 왜왕녀 보미를 다파라국 왕녀라는 기록이 보입니다.
남당유고에 의하면 다파라국은 왜국의 전신일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단고기에 보면 유리명왕때 협부가 쫓겨나 다파라국으로 갔다고 기록하였는데, 남당유고와 한단고기는 기년도 다르고 확실히 다른 사서여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한단고기에 혁거세왕의 어머니를 파소라고 하였는데, 남당유고에도 한자는 약간 상이한 부분이 있으나 역시 파소성모라고 하였습니다. 남당유고에는 이름만 나와 있으며, 파소의 출자에 관한 기록은 없습니다.
위화진경초에는 파소천황과 백마대왕이 짝으로 되어 있고, 우두천황과 신무대왕이 짝으로 되어 있구요.
왜국의 동북쪽 1천리라면 일본땅말고 다른데가 있는지? 당시에 일본이 통일된 상태가 아니었음을 감안한다면 왜땅의 한나라에서 온것이다..이렇게 추론하는 것이 온당할 것 같습니다.이게 싫어서 캄차카설,심지어 울릉도 설도 있더군요.
당시에 석탈해가 일본에서 건너왔다면 또 우리는 연오랑 세오녀가 일본에가서 왕이 되지않았습니까? 그러니 당시 동북아시아는 한국.일본 구분이없이 제법 종족적인 교류가 활발했던 사회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