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삼월 이십 삼일, 부활절 아침, 햇볓은 따듯한데 바깥 온도는 아직도 쌀쌀 합니다. 이 곳 제 친구들은 전부 골프 치러 갔겠 지요. 저는 작년부터 추울때는 골프를 치지 않겠 다고 선언 하였습니다. 옷을 네겹 다섯겹씩 끼어 입고 얼어 곱은 손으로 장갑 끼고 골프 치기가 싫어졌거든요. 대신 따듯한 집에서 느긋이 일어나 커피 한잔 하며 아침에 일찍 배달된 뉴욕 타임스를 읽는 재미가 참 좋습니다. 일요판 뉴욕 타임스는 그 읽어야 될 분량이 왼만한 단행본 책 한권 분량보다 많습니다. 이것을 다 읽을 수는 없고 하니, 대충 훓어 보고 나서 그 중 흥미있어 보이는 기사만 읽는데 그래도 거의 반나절 이상이 걸립니다. 오늘치 신문을 보니 한국사람으로서 기분 좋은 기사 거리인, 한국 사람들이 무엇 인가를 이루었다는 기사 두개가 돋 보입니다.
첫째 기사는 Lee Isaac Chung 이라는 한국계 미국인이 Rwanda 에가서 자비를 들여 옛날 기계식 카메라와 16 밀리 휠름을 써서, 르완다 어(Kinyarwanda)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제목은 Munyurangabo - 고대 르완다의 전설 에 나오는 무사의 이름- 입니다. 이 감독은 부인이 르완다에 봉사하러 갔다온 후, 그녀의 권유에 따라 2006년에 키갈리 (Kigali,르완다의 수도)에 있는 기독교 구호 본부에서 영화 제작 클래스를 가르 치기 위하여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이 나라를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그 종족 말살 사건이 일어 났던 나라 르완다에 관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 합니다.
각본은 자기가 직접 쓰고, 현지 사람들, 영화 배우 아닌 고아원에서 발견한 일반 인들을 쓰고, 또 조수로 사용하면서 직접 촬영, 편집 하여 11일만에 영화를 완성 하였습니다. 완성한 영화를 가까스로 마감일에 깐느(Canne) 영화제에 출품합니다. 거기서 아주 좋은 평을 받은후 이어 벨린(Berlin), 토론토(Toronto), 로스 엔젤스Los Angeles)의 AFI Fest (여기서는 일등상 수상) 등에 출품 하였고, 이번주에 뉴욕에서 있는 New Directors/New Films series 에 출품하게 되었습니다. 이 감독은 한국인 이민 부모 사이에서 이민후 일년 만에 콜로라도에서 태어나 아칸소 시골에서 자라났는데 한번도 자기가 미국인라고 느껴보지 못 하고 자랐다고 합니다. 성장후에 한국에 가 보아도 자기는 한국인이 아닌 이방인 이었다는 정체성의 문제를 항상 느꼈다고 합니다. 저의 아이들도 같은 문제를 갖고 있으리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아직 진지하게 이 문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토론 해 보지는 앟았습니다. 언젠가는 이야기 해보아야 하겠지요.
영화를 16밀리 기계식 카메라로 찍은 이유는 르완다의 전력 사정이 열악하여 디지탈 카메라로 찍기 어려웠고 또 휠름이 미적으로 더 낳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는 공항에서 검사할때마다 X-ray 기계를 들이 대는 바람에 여러번 혼이 났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르완다에서 아직 상영되지 않았는데 금년 여름에 상영 예정이라고 합니다. 극장이 두개 밖에 없는 르완다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희망이 보입니다. 그가 가르친 학생들이 영화를 만들어 깐느 영화제에 출품 하려 한다고 하니까요.
두번째 이야기;
어글리 돌 (Ugly doll)
이 이야기는 얼마전에 한국의 어느 인터넷 카페 사이트에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김 선민 이라는 한국여자가 미국유학을 가서 미술 공부를 하다가 지금은 남편이 된 데이빗 호밭 (David Horvath) 를 맞나 사귀게 됩니다. 그러는 중 비자문제로 2001년에 한국으로 돌아 옵니다. 혼자 남아 외로워진 데이빗이 편지를 쓰고 그 끝에 자기가 디자인 한 슈퍼 마켓에서 앞 치마 두르고 일 하는 평범한 남자 인 웨이지(Wage) 의 그림을 그려 보냅니다. 그 해 크리스마스선물로 미즈 김이 이 캐릭터 인형을 만들어 그에게 보냈습니다. 이것을 로스 안젤스에서 아시아 팦 컬쳐(Asia Pop Culture) 물품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가진 친구가 보고 스무개를 만들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재봉틀이 없었기에 이 것들을 만드느라고 몇 주일이 걸렸습니다. 이 스무개 인형은 하룻만에 다 팔렸습니다. 그후 1500개를 만드느라고 혼이 나고 서야 재봉틀을 샀습니다.
2003년 이후 부터 이 인형들은 중국에서 만듭니다. 그러나 얼굴 부분은 반드시 손으로 바느질 하므로 그 얼굴 표정이 매 인형 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지금 이 인형들은 뉴욕 최대 장난감 상점인 맨해튼에 있는 F.A.O. Schwarz 에서 한 구석을 잔뜩 점령하고 날개 돛친 듯이 팔리고 있습니다.
참 자랑스럽고 대견한 소식이지요?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우리 나라 한국이 지금 바야흐로 경제적, 물질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도약기, 즉 르네상스 기에 들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에 제가 썼던 글 '한국 여자의 힘' 에서 보았드시 우리 여성들이 주로 두각을 나타 내고 있고, 여기에 남자들도 서서히 참여 하고 있나 봅니다.
엊 그제 TV channel surfing 을 하다, 보통은 재미 없는 정부 기관 소식 만 전하는 C-SPAN 2 에서 우연히 장 하준( Ha-Joon Chang)이라는 영국 Cambridge 대학교 경제학 교수가, 자기가 쓴 책 'Bad Samaritans: The myth of free trade and the secret history of capitalism)' 에 대하여 강연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양반, 한국사람 특유의 영어 발음 으로 강연을 하는데, 그 내용이 워낙 좋고 또 간간히 농담 까지 섞어서 이야기 하니까, 참 좋은 강연 이로구나 하고 느껴지더군요. 청중 도 아주 진지 하게 듣고 있었고 마지막 에 진지한 질문 토론이 이어 지는 아주 훌륭한 강연 이었습니다. 이 양반에 관한 기사는 전에 역시 한국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굉장한 천재라고 하더군요.
곧 아마존에 주문하여 그 책을 손에 넣었고 지금 읽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하기로 하고, 요점만 이야기 하자면,이 양반 지론에 의하면 우리 나라 경제 발전 모델이 맞는다는 겁니다. 즉 박 정희식 정부 주도형, 보호무역형 경제 발전이 옳은 것이지 지금 영미에서 떠드는 자유 무역 이론을 적용하여서는 후진국 경제가 절대로 발전 할수 없다는 겁니다. 영국 미국도 역사적으로 지독한 보호 무역 정책을 써왔으며, 자국 산업 기반이 확고하여진 후에야 겨우 관세 인하, 지적 재산권 인정, 보호 무역 철폐등을 시행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은 소위 선진국인 영,미국이 주장 하는것 처럼 같이 간단히 동반 관계로 설명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같은 신문에 하이티(Haiti)에 관한 이야기도 실렸는데,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 었지만, 먹고 사는 것이 해결 되지 않아서 큰 문제 인가 봅니다. 역시 의식주 해결이 급선무인것은 틀림 없습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좀 샜습니다 만은, 우리 나라가, 아니 한 민족이 경제적 풍요의 토대위에서 르네상스기에 들어 선 것 같다는 행복한 생각을 하며 기분 좋은 아침을 보냅니다.
원 뉴욕 타임스 기사를 일부 전재 합니다.
Rwanda, Speaking in Its Own Voice
Umedia
A scene from the film “Munyurangabo,” which Lee Isaac Chung made in the native language of Rwanda.
By DENNIS LIM
Published: March 23, 2008
IT is safe to say that when most American filmmakers think about the global reach of their movies, they are not considering the concept in quite the same way as Lee Isaac Chung, whose first feature, “Munyurangabo,” happens also to be the first narrative feature made in Rwanda’s native language of Kinyarwanda.
Tyler Hicks/The New York Times
Mr. Chung in Brooklyn. His film will be shown as part of the New Directors/New Films program at MoMA.
“I know this sounds idealistic, but it was a conscious decision to make a film for and about Rwandans,” Mr. Chung, 29, said in an interview last spring during the Cannes Film Festival, where his film had its premiere. “It was definitely not a practical decision,” he added, referring to the challenge of making a movie in a country he had never visited and where he did not speak the language. “But since it was our first film, we thought, ‘Why not?’ ”
(중략)
Unlike the bigger-budget Rwanda-themed films of recent years — “Hotel Rwanda,” “Sometimes in April,” “Beyond the Gates” — “Munyurangabo” does not explicitly revisit the 1994 slaughter of Tutsis by extremist Hutus. It is instead a quiet accounting of the aftermath, tracing the ripple effects as they are felt among friends and within households, setting the thirst for vengeance against the possibility of reconciliation.
And unlike most movies set in strife-torn faraway lands and made by American or European directors, “Munyurangabo” declines to provide the requisite surrogate figure — usually a noble do-gooder — for the Western audience. The desire to remove the presence, and even the perspective, of the outsider-observer was “partially a test,” Mr. Chung said, “to see if we could bridge gaps between cultures.”
(중략)
Lack of infrastructure remains a major impediment to the growth of Rwandan film culture. There are only two theaters in the country, Mr. Chung said, which cater mainly to expatriates. “Munyurangabo” has yet to play in Rwanda, though a screening is planned for this year. Mr. Chung is also returning this summer, as he did last summer, to teach and work toward the establishment of a film school.
(후략)
Guys and Dolls: An Ugly Remake
Published: March 23, 2008
WHAT is it about Uglydolls? They’re soft, they’re plush, they’re cute, they’re openly called by a name that is usually anathema to boys: dolls.
Suzanne DeChillo/The New York Times
GIRLS, KEEP OUT! Uglydolls on display at F. A. O. Schwarz in Manhattan.
And yet, in many cases, when you see a bed covered with them or a backpack open just far enough to let one breathe, that bed or backpack belongs to a testosterone-burning little sneaker-scuffer.
(중략)
In New York, said Ms. Friedman, Uglies were first sold at the Whitney and MoMA gift shops, Toy Tokyo, Jim Hanley’s Universe comics and Barneys.
(후략)
첫댓글 감사 그리고 감동! 수천년 잠재되어 있던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성공?담. 고마우이.
좋은 소식을 담은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e-mail에 이 박사님 전자우편 주소를 도용했다고 생각되는 우편이 왔군요. 샤쓰판매 홍보인데 "월 마트에 서도 구할 수 없는 것" 이란 제목이 붙어 있었습니다.
잘들 읽어 주어서 고맙 습니다. 외국에서 살면서 제일 뿌듯한 때가 같은 한국사람이 무언가 좋은 일을 하였다는 신문 기사를 읽을 때 입니다. 요즘 ID 도용이 심한 모양 이군요.
가끔 신문,방송을 통하여 외국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있는 자랑스런 한국인을 볼 때마다 이곳에서도 나 역시 한국인임을 뿌듯하게 느끼는데, 외국에 살면서 그 느낌은 더 하리라는 것을 알만합니다. 우리 동기들 중에도 그런 감동을 줄만한 훌륭한 일을 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데 숨기지 말고 자수하여 광명 찾도록 해보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