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얼마더라?^^) 상록수 미사후에 드실 음식준비를 거들다가
튀김기름이 눈을 비롯해서 얼굴에 튄적이 있었습니다
일 못하는 사람이 꼭 일한 티를 낸다죠^^
제일 심하게 튄 눈두덩이에 작은 사마귀같은것이 생겨나더니
물을 안 주어도 자꾸만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ㅎㅎ
안그래도 나이들어 칙칙해져가는 얼굴에
검은 사마귀(?)가 제 허락도 없이 나날이 자라는걸 보자니
거울을 볼때마다 눈에 거슬리고 손이 자꾸 갔습니다ㅠㅠ
어제, 친구가 자기 성형외과 가는날인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전화가 와서 큰맘먹고 따라갔지요
학교벤취에 앉아 기도를 드리다 마무리도 못 짓고 실려가서
친구 담당의사에게 저도 덤으로 보이고 저를 먼저 치료 받게하게 해주었지요^^
그냥 놔두면 평생 키워가며 살걸 뻔히아는 친구가
에이구~지겨워라~ 하면서 끌고간거지요 ㅎㅎ
어쨌든 예약도 없이 쯜레쭐레 따라가서 초고속으로
눈두덩이에 레이저를 쏘이는데
이거 눈알에 괜찮아요? 관통하지 않아요? 등등 매우 무식한 질문을 해대었더니
그 닥터 왈, 영화를 넘 많이 보셨군요~
미션 임파서블에 나오는 그런 레이저 아니예요~하면서
빙글빙글 웃었습니다
퓌~~나도 그쯤은 아는데 그래도 걱정되어서 물어본거지 흥!
그런데 저의 얼굴을 이리 저리 찬찬히 살펴보던 닥터가
오신김에 기미도 좀 빼드릴께요~하더니
얼굴 전체를 (제가 느끼기에는^^)타닥타닥하는 소리로 도배를 하곤
연신 아이구~를 연발하며 견적을 새로 내야 한다는둥
혼잣말을 하더군요
돈 더 달랄까봐 죽은척하고 있으니
안 아프세요? 했습니다~히히~^^
생전 첨 해보는 의료행위^^에 충격은 받지 않았나
친구가 저녁에 안부전화를 했는데
이거야 원, 따거운것도 괴롭지만 연고를 발라놓아 끈적거리고
세수도 뽀독소리나게 못하고 간질거리고
눈두덩이는 물풍선이 하나 생겼고
기미 치료한 자리에는 흑갈색 반점들이 생겨나서
식구들이 모두 허걱~ 했지요 ㅠㅠ
재원이눔은 딱지를 자꾸만 떼려고 호시탐탐 노려서
엄마 아파요~~ 만지면 안돼요~~도망다녀가며
겨우겨우 집안일을 했습니다
해서, 간지럽고 따갑고 끈끈하고 찝찝하니
당연히 잠도 안오고
도서실에서 대출해온 '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를
한참에 다 읽어버리고
못다한 기도를 드리고
내일을 위해서 좀 자자..하는데
때맞춰 모기가 왱~ 날아주시고
뻘겋게 핏발 선 눈으로 길다란 에벌레 베개를들고 방구석을 노려보다가
그만 날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ㅠㅠ
처음에는 모기들도 알을 키워야하는 암놈들만 사람을 문다기에
그래~ 너두 새끼 키워야겠지~ 하고 쫓아버리기만 하려고 했는데
제 눈에 들어온 모기를 보니 배쪽이 발그스름하고
몸이 무거워서 잘 날아오르지 못하는데다가
재원이가 손등을 벅벅 긁는걸 보니
상황파악이 화악~ 되어서
'내꺼면 몰라도 내 새끼 피를 빨다니~ 넌 오늘이 제삿날이다~~!' 하고는
이리 쿵 저리 쩍~ 소음을 일으켜가며 드디어 때려잡았더니
글쎄 피가 손바닥에 꽤 많이 묻어나지 뭐예요
징그러워서 얼른 사체^^를 수습하고 손을 씻고나니
천정이 훤하게 밝아오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예수께서도 노숙인이셨다
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
책 첫장에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수사님이 전에 쓰신 민들레국수집의 그후 이야기들인데
낮에 마치지 못한 기도를 해야하는데...하면서도 손에서 놓지못하고
단번에 다 읽고는 못 마친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중에 자주 책내용이 생각나
묵상하다가 기도드리고...그러다보니 딸내미 깨울 시간이 되어서
아예 날이 새버렸지요
오늘은 어차피 학교수업도 2시간밖에 없는지라
간크게 땡땡이친다고 문자 드리고
눈두덩이에 바른 연고가 눈에 들어가 따가운데다가
잠도 못자 벌건 눈으로 아침 뉴스를 보니
서울시와 코레일이 노숙인들 강제 퇴거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양쪽의 주장이 다 일리는 있어 보이는데
문제는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추는게 아니라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그럴듯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라서
어느쪽에도 그닥 고개가 끄덕여 지는게 아니었습니다,
지금 노숙인으로 서울역에 머물고 계신분들도
분명 거주의 자유가 보장되어있는 우리 국민들이고
돈 못버니 세금도 못내고
집이 없으니 비바람 막을곳을 찾아드는것이지요
세금 꼬박꼬박 내고 몸 누일곳 있는 다른 국민들도
언제든 세금 못낼 나이나 형편이 되면
국가나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서 살 수도 있는겁니다
먹고 자고 씻고 아플때 치료받는것처럼
인간의 품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보살핌은
국가에서 세금으로 당연히 해야지요
서울역에 무한정 머물게 해서도 안되고
그분들이 나라에서 제공하는 쉼터를 기피하는 이유들도 잘 살펴서
다시 일어날수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건
이웃들이 공동체가 되어주어서 그분들을 돌보아드리면
관리가 아니라 이웃이 되는거잖아요~
구원의 기도 마지막 줄에 있는
<가장 버림받은 영혼들을 돌보소서...>
요거 한번 읽고 바로 외워졌어요~(햐~기특허다^^)
우리 상록수에도 매일매일 봉사를 오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
길에 나가서 섞이면 다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보면 참 많이 다르세요, 이웃사랑을 실천하시는 분들은
표정이 참 밝아요 그리고 연세보다 젊어보이시는 어르신들이 많으셔서
깜짝 놀라기도 하구요~^^
일하시는 내내 웃음소리와 수다^^가 끊이질 않아서
우리 작업반장 청년이 가끔 주의도 준답니다 하하~~^^
국수집 주인님께선 서울에서 오시는 분들을 위해
무임승차가 용이한 전쳘역까지 안내해주시는 자상함을 보이셔서
책을 보면서 혹여 문제가 될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환속을 하신 전직 수사이시고 지금은 본업이 교정사목, 부업이 국숫집이신데
이 넓은 세상에 자기 몸 하나 누일곳 없는 <손님>들을 위해
따뜻한 밥과 잠자리가 되어주시는
큰 사랑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일은 사람이 벌이고 마무리는 하느님이 해주신다는 그분의 말씀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내일은 고3들의 수능일인데 다행히 큰 추위가 없다고 하네요
우리 상록수에도 왕언니의 예쁘고 착한 딸 승혜가 수능을 치릅니다
크는 내내 지켜보았지만 엄마 말에 토씨 하나 안달고
순종하는 착하고 참한 딸내미 입니다
그래서 더 맘이 짠한 딸내미지요...
부디 아는건 모조리 다~ 쓰고
긴가민가 하는건 다 자알~ 찍고
첨 본놈은 없기를 바랍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그간의 고생이 기쁨이 되기를 바라며
봉사자분들의 자녀들을 위해서도 기도드립니다
그제 같이 작업을 하면서 고3 아이 걱정을 하시던 자매님과
이런저런 진학과 취업 시험을 앞두고 이 가을을
치열하게 보내고 있을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곡스엄마의 행복한 소식도 날아오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수능과 이런 저런 시험철이라 주위분들이 걱정이 많으신것 같아
쥐가 페스티벌을 벌인것같은 제 못난 얼굴 이야기와
용감하게 학교 땡땡이친 얘기^^
모기 때려잡느라 새벽에 도끼눈을 뜨고 애벌레 베개들고 설친 쪼매 이상해보이는 아줌씨 얘기
밤새워 읽은 책 얘기
세상 돌아가는 늬우스 등등
주절주절 늘어놓으며 잠시라도 걱정 잊으시게 해드리고자 한
제 마음만 받으시고 주접과 주책은 곧 잊으시옵소서...
또 뭐더라~^^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얘기는
아침에 딸내미가 학교에서 추수감사절 예배가 있을거라면서
"나는 농사를 안 지으니 추수감사절에 수확할것도 없네~" 하길래
학생이니 공부한게 수확이지~라고 했는데
모두에게 추수감사 할것이 많이 많이 모이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같이 추수할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되시는 분도
지금 살아있어서, 추수할것 없다고 우울해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얼마나 감사드릴 일인지 같이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 내일 수많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기도가 대한민국 상공에 쌓이고
하늘에는 비행기도 안 뜨겠지요^^
내년에 고3 엄마가 될것이 벌써부터 걱정이 되지만
언제나 구하는것보다 더 좋은걸 주시는 하느님을 믿고
럴럴거리며 이 가을을 보내려 합니다
지거 쾨더의 <최후의 만찬> 과 함께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얻은 엽서에 실려있던 말씀을 옮깁니다
행복한 날들 되세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기도하자마자
즉시 들어주신다고 하시지 않고
기도하는 것을 절대 멈추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때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더 큰 은총을 주십니다
우리는 이것을 믿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것이 유익한 선인지
우리보다 훨씬 잘 알고 계시기에
비록 그것이 우리의 본성에 모자라고
우리가 희망했던 것과 다르게 느껴질 때에도
훨씬 좋은 것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두더지도 노숙자들은 거의 매일 마주치고 특히10년전 명동성당 입구 을지로 지하보도 쪽이 압권이여쪄요~ 지금도 마이 보이지만 그때는 그곳이 노숙인 메카여쪄요. 인근 대형교회에서 매주 거리에서 밥도 주고 노상예배를 하고 했는데 두더지는 부정적으로 봐쪄쪄요. 우선 그들도 자존심, 인격이 있는데 길거리나 지하도에서 관광객들, 보행인들 시선 받아그믄서 식사하는건 아니다.. 또 대형교회에 충분한 공간이 있는데 거기로 안내해야지 거리에서 과시하듯이 하는건 아니다.. 특히 한식이 냄새가 아주 강하죠~^^ 노약자가 아니고서 교회까지 걸어가기 귀찮아하는 노숙자는 밥묵을 자격없다.. 모 요런 생각들이 있었는데 노숙자문제에 관해서
는 강력한 제도적인 방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쪄요. 밥을 참 아름답게 즐겁게 웃으면서 나누어야 하는데 어둑어둑한 초저녁 눈빛이 번득번득 그로테스크한 풍경에 통행인들은 슬금슬금 피해다니고 할렐루야 음악소리는 따로 놀고.. 아이고 머 그런거는 별로 안조케쪄요~^^ 밥을 준다기보다 나누믄서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거게쪄요. 노숙인한테 담배 한까치 얻어피기도 하믄서 마리죠~ 쏘주도 좋구요. 하하하
아 맞아요 두더지님, 배고파 죽겠는 사람들 붙잡고 기도 길게 하는 사람은 천당 못가요 게다가 일부러 남보라고 길바닥에서 예배드리고 밥 나눠주고 하는것도 영 아니죠. 것도 암것도 안주는 나보다는 낫다 하면서 지나친적이 있지만요^^ 개인의 문제같이 보이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참으로 그렇게 될 수순을 밟아 그 자리에 있게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니 아동과 청소년은 온 나라가 돌보아야 근본적으로 해결될 문제이고 성인이 된 사람들은 노숙인이 안될수가 없는 사회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봐요.개인이 도와주는것은 참 바람직하긴 하지만 모든이를 대상으로 할수는 없으니까요, 안타깝죠...
두더지님 반가워요~ 잘 지내시는것 같아 좋으네요..늘 건강하시길 바라고요~^^
아이구~ 문패가 넘 이뻐져서 몬알아볼까 겁이 나네~^^ 자외선 쬐면 안된다니까 선글라스쓰고 모자 푹쓰고 다니게나..글구 잘되믄 내게도 소개시켜주공 ㅎㅎ글구 우리모두 승혜와 수능보는 봉사자 자녀분들 위해 기도 열심히 하자고~~~
좀 전에 못참고 벅벅 씻었더니 반창고가 몇개 떨어졌는데 다행히 다예가 원래 붙었던 곳을 억저녁에 스케치해놓은것을 보고 새로 잘라 붙여줬어요 히히 내 엄마가 이럴줄알고 스케치를 해놓았다고 잔소리를 해가며 쩝...
하하 옥잠선생님도 늘 건강하셔서 두더지는 기뽀요~^^ 내년 봄부터는 진짜로 두더지가 탄탄한 모습으로 상록수에 자주 갈꺼여요~ 문패꽃님은 관세음보살의 경지여요~^^ 어려운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쉬운것은 정말 공포스런 거게쪄요~ 수천년전 옛날 고리짝 말씀에도 요런기 이쪄요. "오~ 하늘이여 쉽도다. 오~ 땅이여 간단하도다. 쉬우니 알기 쉽고 간단하니 따르기 쉽도다... 하하하
명언이십니다...."오~ 하늘이여 쉽도다. 오~ 땅이여 간단하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