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祭祀)는 망자(조상, 사망한 직계존속))에게 음식을 드리는 의례이고 차례(茶禮)는 자의 그대로 조상에게 차를 드리는 의례였다.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지만 옛날에는 좋고 귀하고 맛있는 음식은 먼저 조상에게 드리고, 생자들은 어른부터 들게 한 다음에 먹는 것이 한국인의 고유한 관습과 전통,
미풍양속이었다.
차례도 그런 연유에서 생겨나게 되었다. 옛날에는 차가 귀하고 값이 비싸서 절대 다수의 서민들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서민들은 차 대신에 술을 드리기도 하다가 차례가 명절 의례로 바뀌면서 차례상에 햇곡식으로 준비한 음식과 송편 떡국 밥을 진설하기 시작하여 제사는 밤에 드리는 밤제사, 차례는 낮에 드리는
낮제사로 정착하게 되었다.
옛 사람들은 애벌레가 껍질을 벗고 나비가 되듯이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늘날의 한국인이 망자를 “돌아가셨다.”고 말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망자들은 모두 저승(저세상, 영계)으로 가서 삶을 계속한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사와 차례가 망자들에게 드리는 의례로 정착되었던 것이다.
망자가 실재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각자가 판단할 몫이지만 그런 것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없다. 제례는 생자들을 위한 산교육이 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례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기억에도 없는 분들에게 감사와 공경을 드리는 의식이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본 적도 없고, 기억에도 없는 조상에게 감사와 공경을 드리는 분위기에서 성장한 사람은 눈에 보이는 부모를 당연하게 섬기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부모를 등한히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제례를 부정하는 사람, 소흘히 여기고 귀찮게 생각하는 사람은 인간을 평가할 때도 보이지 않는 성품 교양 능력에는 관심도 없이 오로지 눈으로 확인이 될 수 있는 재산 학력 외모만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고, 부모가 힘이 있고 돈이 있을 때는 잘 섬기다가 돈이 없고 병에 걸렸을 때는 푸대접하고 기피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제례는 우상숭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우상(偶像)은 돌이나 나무 쇠붙이 따위로 형상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고, 숭배(崇拜)는 종교적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영정(사진)과 지방(망자의 이름을 기재한 종이)이 우상일 수 없고, 제례는 망자에게 감사와 공경을 드리는 의례여서 종교와 관련이 있는 숭배가 될 수 없다. “다른 신에게 절하지 말라.”는 여호와의 계명에 거슬리고 찜찜하게 생각되는 사람은 절 대신에 호국선영 앞에서 묵념을 올리듯이 묵념을 드리는 식으로 예를 표하면 될 것이다.
제례는 자손 만대로 이어가고, 세계에 전파해야 하는 한국 고유의 문화와 전통으로, 자녀들과 꿈나무들에게 효행심을 고취하고 교육시킬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미풍양속이라는 것을 생각하여 소흘히 생각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참고로 제례의 진설법을 소개한다.
<제례 진설법>
제례에는 진설하는 방법이 있으니 조율시이, 홍동백서, 좌포우혜, 두동미서, 어동육서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어떻게 해서 그런 진설법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1. 조율시이(대추 밤 감 배)
조율시이는 과일을 대추 밤 감 배 순서로 진설하고, 조율이시는 감보다 배를 먼저 놓는 진설법을 말한다. 4개의 과일 중에서 대추를 먼저 놓는 이유는 대추는 씨가 1개여서 임금, 밤은 씨가 3개여서 3정승, 씨가 6개인 감과 배는 6판서를 뜻하기 때문에 진설하는 순서가 틀려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충과 효를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한 유교의 세상에서는 효를 기리는 제례에서도 충을 빠뜨려는 안된다는 의미에서 조율시이 법도를 만들게 되었는데 감과 배가 같은 6쪽이라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감과 배의 순서 문제로 옥신각신한 유교는 당파로 갈라지고, 급기야는 상대방을 쳐 죽이는 사태로까지 비약하게 되었다. 문제는 지금도 감과 배의 문제로 다투는가 하면 대추 밤 감 배가 없으면 제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먹을 것이 변변하지 못하고, 문물이 발달하지 못한 과거의 세상에서는 조율시이가 대표적인 과일이었지만 지금은 한 겨울에도 여름 과일이 나오고, 세계의 과일들이 물밀 듯이 밀려들고 있는 세상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대통령이 정치를 조금이라도 잘못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설을 퍼붓기도 하고 탄핵까지 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풍습과 문화도 시대에 따라서 변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옛 것만을 고집하는 사람, 진부했던 유교의 형식주의에 목이 매어 감과 배로 대립하는 것은 시대적 착오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2. 홍동백서 좌포우혜 두동미서 어동육서
홍동백서 : 붉은색 과일은 동쪽, 흰색은 서쪽
좌포우혜 : 마른 음식은 좌측, 수분이 많은 음식은 우측
두동미서 : 생선 머리를 동쪽, 꼬리는 서쪽
어동육서 : 생선은 동쪽 육류는 서쪽
진설법은 5행에서 연유하게 되었다. 제례상은 북쪽을 향하여 진설하는데 북(水)은 생명의 근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동 : 木, 靑, 春
서 : 金, 白, 秋
남 : 火, 赤, 夏
북 : 水, 黑, 冬
홍동백서는 동쪽에서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것과 관련하여 붉은 색깔을 동쪽, 흰 색은 서쪽에 놓고, 좌포우혜는 동(春)은 생명이 탄생하는 방향으로 물과 관계가 있어서 식혜처럼 수분이 많은 음식은 동쪽(우측), 서(秋)는 물이 마르는 방향이어서 명태포처럼 건조한 음식을 좌측(서쪽)에 놓고,
두동미서는 생선 머리가 생명의 중추라는 뜻에서 동쪽, 어동육서는 동양은 생선을 많이 먹는다 하여 동쪽, 서양은 육식을 많이 먹는다 하여 서쪽에 놓는 진설법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홍동백서, 두동미서, 어동육서는 방위를 가르키고, 방위는 고정된 방향이어서 망자와 생자가 혼동할 수 없지만, 좌포우혜는 방위로 표현하지 않아서 제례상을 북쪽으로 진설하지 못하여 남쪽으로 진설할 때는 방향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좌포우혜를 건한 음식은 서쪽, 습한 음식은 동쪽이라는 것을 생각하여 건서습동(乾西濕東)으로 이해하면 오류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진설하는 음식이 놓는 위치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보기에 좋은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약에 쓴다면 모를까 말라 비틀어져서 먹을 것도 없는 대추가, 제사상에 없으면 졔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례의 목적에는 관심도 없이, 형식과 가식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적당한 형식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형식에 지나치게 치우치는 것은 제례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과일은 후식이므로 영정 앞에서 가장 먼 쪽에 보기 좋게 진설하면 되고,
망자가 생전에 즐겨 먹고 좋아한 음식, 신기하고 특별한 음식이 있으면 영정 가까이에 진설하는 것으로 그만이다. 오늘날은 제례를 귀찮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여 앞으로의 제례는 생자들을 위한 의례로 발전시켜가야 할 것이다.(펌) |
제사지내는 순서
(지방 대신 사진을 모시고 지내도 됩니다.)
1. 상차리기:
제사상에 음식을 차린다(아래의 제사상 차림표를
참고하시기바랍니다)
지방 혹은 사진을 모신다.
2. 강신:
조상님께서 오시기를 청하는 절차이다.
모든 참석자는 제사상 앞에 선다.
제주(아들)가 제사상 앞 중앙 향로 앞에 꿇어 앉아
향(3개)을 피워 향로에 꽂은 후 제주만 두 번 절한다.
(향로에는 쌀을 넣기도 한다)
(향 피운 후 절은 생략하기도 한다)
제주가 다시 꿇어앉고
다른 사람이 상 위의 술잔(빈잔) 혹은 별도의 술잔을
제주에게 주고(잔 받침대까지)
술을 조금(30% 정도) 따라주면 향 위를 거쳐
퇴주그릇에(큰 빈 그릇)
조금씩 세 번 기울여 다 붓는다.(왼손으로 잔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잔을 잡고)
상위의 잔으로 했으면 그 빈 잔을
아까 그 다른 사람(집사: 옆에서서 제사 진행을 돕는 사람)을
통해 원 위치로 돌려보내고
다시 제주만 두 번 절(재배)한다.
3. 참신:
조상님이 오셨으므로 조상님께 인사드리는 절차이다.
제주 및 참석자 전원이 절한다(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번)
4. 진찬:
따뜻한 음식인 메(밥) 갱(국) 고기 생선 국수 등을
올리는 절차인데
요즘 다 차려 놓고 시작하는 가정에서는 생략한다.
5. 초헌:
맨 처음 술잔을 올리는 절차이다.
제주(초헌관)가 다시 제사상 앞에 꿇어 앉는다.
집사가 상위의 잔(잔 받침대까지)을 주고,
다른 집사가 술을 가득 부어주면.
먼저 집사가 받아서 신위 앞에(상 위에)올린다.
(두 분(부부) 제사를 한 상에 지낼 때에는 같은 방법으로
여자 조상님 잔도 올린다)
제주는 두 번 절한후 물러난다.
집사들은 술잔을 퇴주 그릇에 비운후 다시 그 자리
(상 위에, 신위 앞에)에 놓는다.
6. 독축:
참석자 일동 꿇어앉고 집사등 축관이나 제주가 축문을 읽는다.
다읽고 나면 제주는 두 번 절한다.(전원이 절하는 가문도 있다)
요즘은 이웃집 등을 고려하여 축문 읽는 것은
생략하는 가정이 많다.
7. 아헌:
아헌관이(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사람) 제사상 앞에 꿇어앉는다.
나머지 방법은 초헌 때와 같이 한다.
8. 종헌:
종헌관이(세 번째로 술잔을 올리는 사람)
제사상 앞에 꿇어앉는다.
이 때에는 잔에 술울 70% 정도만 채워서 올린다.
나머지 방법은 초헌 때와 같이 한다.
9. 첨작:
조금 더 드시기를 청하는 절차이다.
다시 제주(초헌관)가 제사상 앞에 꿇어앉는다.
집사가 다른 빈 잔(혹은 메 뚜껑)을 주고,
술을 조금 따라 주면
다른 집사가 그 잔을 받아
종헌때 덜 채웠던 잔에
조금씩 세 번 따라 가득 차도록 붓는다.
첨작자(제주)는 두 번절(재배)하고 물러난다.
(첨작자(제주)가 술 주전자로 바로 상위의 잔에 세 번씩
따라 가득 채우기도 한다)
(초헌,아헌,종헌때 처럼, 상 위의 잔을 받아(덜 채워진 잔에)
가득 채워 올리기도 한다)
(덜 채워지더라도 한번만 조금 따르는 가문(지방)도 있다)
(첨작후에는 절을 안 하고, 삽시 정저까지 한 다음에
절하는 가문도 많다)
10. 삽시 정저:
집사들이(혹은 주부가) 밥그릇 뚜껑을 열어 밥그릇 옆에
(상 바닥에) 내려놓는다.
('상례비요'라는 책에는 초헌때 밥 뚜껑을 연다고 되어 있다함)
집사들이(혹은 제주나 주부가) 숟가락을 밥 가운데에 꽂는다.
이때 숫가락의 안쪽이(패인 부분) 사람이 봐서
오른쪽으로 향하게 한다.
(다른 방향으로 꽂는 가정도 있다)
집사들이(혹은 제주나 주부가) 젓가락을 세워 상 바닥에
(또는 수저 접시에) 똑똑똑
세 번 가지런히 한 후 젓가락 끝(가는 쪽)이 사람이 봐서
오른쪽을 향하도록 하여
고기 생선등 음식위에 올려 놓는다.
(다른 방향으로 놓는 가정도 있다)
(음식 위에 올리지 않고 그냥 시접에 가지런히 놓는 가문,
손잡이 쪽 끝이 상 바닥에 닿게
시접에 걸쳐놓는 가정도 있다)
(삽시정저를 초헌 때, 술잔 올린후 제주가
절하기 전에 하는 가정도 있다)
11. 합문:
신위께서 음식을 드시도록 방문을 닫고 나오는 것을 말하며,
근래에는 제사상 앞에서 몇 분 정도 조용히(묵념하고) 기다린다.
(뒤로 돌아 꿇어 앉아, 뒤로 돌아 서서, 마루,
다른 방 등에서 구식경(아홉 숟가락 드시는 시간) 정도 기다린다)
12. 계문: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말하며, 새벽 첫 닭이 울 무렵에
제주(혹은 축관, 집사)가
앞에 서서 기침을 세 번하고 일동을 데리고 들어간다.
요즘은 몇 분후 들어간다.
13. 헌다:
갱(국)을 내리고 그 자리에 숭늉을 올린다.
메(밥)를 조금씩 세 번 떠서 숭늉에 말아 놓고
숟가락도 그대로 숭늉 그릇에 담가 놓는다.
(숟가락 손잡이는 왼쪽을 향하게 한다.
메 그릇에 걸치게 놓는 가정도 있다)
참석자 모두 잠시 고개를 숙이고 기다린다.
14. 철시복(합)반:
수저 젓가락을 거두어 시저 접시에 놓는다.
메(밥) 그릇을 덮는다.
(하시 합 반개(下匙 闔飯蓋)라고도 한다)
15. 사신:
제사를 다 끝 마쳤 으므로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하는 절차이다.
모두 다 절한다(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번.
요즘은 여자도 두 번만 하기도한다).
(일반적으로 제사 지낼때 다 같이 절하는 것은
2회(참신, 사신) 뿐이나, 가문 지방에
따라서는 술잔 올릴 때마다 다 같이 절하기도한다)
16. 분축:
축문과 지방을 불사른다. 요즘은 생략하기도 한다.
17. 철상:
제사상을(음식) 치우고 식사 준비를 한다.
(뒤에서부터 치우기도 한다)
18. 음복(식사):
조상께서 주시는 복된 음식이란 뜻으로 온 가족이
모여 시식(식사)을 하며
친척 및 이웃 어른께 대접하기도 한다)
*** 참고 사항 ****
법륜스님 제사 시간 이야기
일 년에 한번 제사를 지내니까 우리가 생각할 때는 조상님이 일 년간 밥을 못 드셨잖아요. 일 년간 못 드셨으니까 배가 고픕니다. 배가 고프다 생각하니까 그 날 시작하는 첫 시에 대접을 했단 말이에요. 첫 시가 몇 시예요? 12시란 말이에요. 그래서 그 시간에 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저녁 9시는 조금 당겨서 드린 택이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번에는 “당겨서 지낼 바에야 날짜가 안 맞으니까 다음 날 지내야 된다” 이런 논리가 나오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걸 모르면 귀신이 아니에요. 날짜 당기고 늦추고 이런 걸 다 알아야 귀신이지요.
요즘은 생활 조건이 바뀌었어요. 농사 지을 때는 그게 됐는데 지금은 도시 생활로 바뀌었으니까 풍속은 바꾸면 되는 거예요. 자기가 12시를 고집해도 자기가 죽으면 아들들은 어차피 9시로 옮길까요,
안 옮길까요?
- 할머니 : 옮길 것 같아요.
- 법륜스님 : 옮길 것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마시고, 그냥 아들들이 하는 대로 그냥 두세요. 9시가 꼭 좋다 이런 얘기는 아니에요.
- 할머니 : 네. 이해가 쏙쏙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 귀신은 귀신 같이 알고 찾아오기 때문에 제사는 일찍 지내도 괜찮다,
명절 상차림, 주의사항
상차림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해도 차례상을 차릴 때는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차례상에는 삼치, 갈치, 꽁치 등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은 올릴 수 없다. 이들 생선은 과거 하급 생선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또한 잉어나 붕어 등 비늘이 있는 생선도 올리지 않는다.
과일 중 복숭아는 요사스러운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이 또한 차례상에 올리지 않으며, 떡은 붉은 팥이 아닌 흰 고물을 사용한 떡을 쓴다. 음식 양념은 고춧가루 등 붉은색 양념과 마늘 등 향이 강한 양념도 쓰지 않는다.
간장 대신엔 소금으로 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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