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남양주종합촬영소(서울종합촬영소) 입구 맞은편에는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그림같은 성 한 채가 있다.
이 곳이 바로 커피에 미쳐 10년을 보낸 박종만 관장이 만든 아름다운 커피왕국 왈츠와 닥터만이다.
남양주종합촬영소 맞은편에 표지판을 따라 좁은길을 들어가면 왈츠와 닥터만이 나온다.
마치 슈퍼마리오 게임에 나오는 성같아 보인다. 게임에선 고단하고 험난한 미션을 완수하면 마지막으로 멋진 성 안으로 들어가는데,
여기까지 오는 것도 미션이오 이 또한 쉽지 않은 길이었으니 이 정도면 우리도 성 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박종만 관장은 원두커피라는 말조차 낯설던 1989년 홍대앞에 원두커피 전문점을 냈고 그 이름을 '왈츠'라고 지었다. 이는 지금의 왈츠와 닥터만을 만들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일본의 커피회사 이름이기도 하다고. 거기에 본인의 이름을 붙여 '왈츠와 닥터만(Walts & Dr.Mahn)'이 탄생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앞에는 북한강이 흐른다. 북한강을 향해 활짝 열리는 투명한 큰 창, 그 앞에 앉아 강을 마주하고 마시는 차 한잔의 매력은 여기서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아주 기분좋은 일탈이 있는 곳이다.
왈츠와 닥터만은 커피박물관과 프리미엄 레스토랑으로 나뉘어 있다. 버스가 있는 곳이 커피박물관, 그 옆이 레스토랑 겸 카페다.
레스토랑 입구에서는 단순하지만 세련되고, 자연과 잘 조화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화려하고 현란한 기교가 없는 것이 바로 이 곳의 끌리는 매력이다.
박종만 관장은 100년가는 집을 짓겠다는 목표로 유체공학 공부를 시작해 고강도의 교량용 자재를 사용, 폭탄을 맞아도 끄떡 없으며 환풍기의 인공적인 잡음없이 공기 흐름을 이용해 담배 연기가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설계된 지금의 건물을 완성했다. 덕분에 작은 레스토랑 하나를 짓는데 꼬박 1년이 걸렸고 내부에서는 환풍기를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 생기기도 했다.
레스토랑을 들어서면 머리가 하얀 노신사께서 맞이해 주시는데 바로 이 곳의 지배인이시라고 한다. 주한미군 장교클럽을 거쳐 노르웨이의 호화 유람선 바캡틴 생활을 하신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시기도 하단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에 훌륭한 매너를 보여주시니 고품격 서비스가 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이 곳에는 블루마운틴 100%를 비롯한 26종의 최고급 커피가 준비되어 있다. 10년간 직접 원두커피를 공급해온 박종만 관장이 질좋은 생두만을 골라 직접 볶고 갈아서 갓 뽑아낸 커피맛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곳의 정보로는 원하는 만큼 리필이 가능하다고 씌여있는데 그 때마다 잔을 바꿔 준단다. 이유는 잔의 온도도 커피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원두 커피에 한해서만 무한 리필이 가능하지 않나 싶은데..)
커피 가격은 13,000원 내외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질 좋은 커피와 낭만적인 경치를 감안한다면 즐겨볼만 하다고 하겠다. (필수 코스 아님)
게다가 레스토랑인 만큼 바닷가재 요리, 왕새우 요리, 연어 스테이크 등을 포함한 코스 요리도 준비되어 있으니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추천!
더운 날씨를 시원한 커피 한잔으로 날려버리고 커피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커피박물관은 기본적으로 해설과 체험이 함께한다.
관람료(체험료 포함) : 대인 5,000원 / 소인 3,000원
2층에 위치한 커피박물관을 오르는 계단 옆으로 세계 곳곳을 다닌 박종만 관장의 자취를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나는 커피엔 무지한 편이지만 주로 모카를 마시곤 하는데, 모카라는 것이 항구의 이름이라는 것을 여기서 처음 알 수 있었다.
커피박물관은 총 5개의 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 1관 커피의 역사]
동.서양의 커피역사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커피재배조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커피관련 역사적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 2관 커피의 일생]
파종에서 음용까지 커피 유통의 전 과정 및 수출입량을 볼 수 있으며 커피 생두의 제조과정과 세계 각국 품종별 생두 등 커피콩의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다.
[제 3관 커피의 문화]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커피 관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커피와 예술의 만남을 기념하는 역사적 인물들과 예술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각 구간의 정보를 담은 음성안내기도 마련되어 있는데 신분증이 있어야 대여가 가능하니 필히 챙기도록 하자.
박종만 관장의 '2007 커피탐험대'가 커피의 고향인 에티오피아 카파(현재의 짐마 Jimma)에서 직접 가져온 커피세레모니에 사용되는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커피세레모니는 에티오피아의 오랜 전통으로 손님이 왔을 때 '아마 (flax)'라는 풀을 깔고 그 자리에서 커피를 볶고 맷돌에 갈아 추출하여 대접하는 문화이다. 순서대로 세잔을 대접하는데 각각의 잔에 담긴 의미가 다르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커피는 하루에 얼마나 소비될까? 놀라지 마시라! 바로 16억잔이란다. 단 하루에 말이다.
1, 2, 3관의 관람이 끝나면 제 5관인 커피재배온실로 올라간다.
설명을 도와주시는 분께서 헤이즐넛을 하나씩 주시는데, 헤이즐넛은 가공품이 아니라 하나의 견과류란다.
커피도 만들고 향수도 만들고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하신다. 견과류이기 때문에 먹어도 된다는 말에 우적우적 먹은 성배씨
[제 5관 커피재배온실]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재배온실로 커피묘목의 떡잎부터 커피 열매까지 커피나무의 전 생장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커피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커피는 한국 기후와는 맞지 않아 국내에선 사실상 재배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박종만 관장은 포기하지 않고 커피에 대한 열정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무더운 여름. 온실을 들어서니 숨이 턱~ 막힌다. 하지만 직접 커피나무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이니 놓치지 말자.
온실을 내려오면 커피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학습이 시작된다. 기대하시라! 빠밤~
체험 과정은 일단 박물관에 마련된 5개의 커피 중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보통 한 사람이 마실 정도의 기본량은 저기 보이는 스푼으로 한 스푼 가득이다.
이 날은 평일이었던지라 나와 나루터씨(男-男) 커플과 연인(男-女) 커플, 총 4명 뿐이었는데 서로의 커피를 나누어 시음하기로 하고 커피 만들기에 들어갔다. 나는 브라질 커피를 선택했고 연인 커플은 우리와는 다른 커피를 선택했다.
커피는 핸드드립식으로 만들어 진다. 로스팅(생두를 볶는 과정)한 원두?를 기계로 곱게 갈아내어 준비하고 처음에는 커피를 적실 정도만 물을 붓는다. 그러면 커피가 부풀어 오르는데 신선하고 질 좋은 커피일수록 잘 부풀어 오른다고 한다.
그 다음은 본격적으로 적당한 양을 맞춰 물을 붓는데, 드라마 커피프린스에 나온 것처럼 원을 그리듯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부어준다. 여기서 중요한 기술은 물을 끊기지 않고 적당한 양을 유지하는 것으로 커피 맛을 좌우한다고 한다.
직접 해보니 드라마에서 나온 바리스타란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진 알겠다. 숙련된 바리스타는 몇번을 만들어도 갖은 맛을 낼 정도의 장인 수준이라는 것! 그래도 이 순간 본좌를 살찐 은찬이라고 불러주삼~
(마이찬~)
왼쪽에 있는 것이 내가 작업한 커피고 오른쪽이 연인 커플에서 여자분이 작업하신 결과물인데 그냥 보아도 오른쪽은 수준 높은 결과물, 왼쪽은 열심히 노력(만)한 결과물이라는게 눈에 보인다. 좋은 결과물은 가운데가 푹~ 파인 것이라고 한다.
커피를 내린 후 아기자기한 잔에 나누어 담는다. 그리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연인 커플과 한 잔씩 나누어 시음한다. 확실히 오묘하게 맛이 다르다.
[제 4관 미디어 자료실]
커피 관련 영상자료가 상영되며 커피 서적과 세계 각국의 커피잔 컬렉션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커피를 가지고 미디어 자료실로 들어갔다. 이 곳이 박물관에서 제일 시원한 곳이라는 얘기에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날이 너무 더워~)
직접 만든 커피를 마시며 커피탐험대의 행보를 담은 15분 정도의 영상을 관람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세계 곳곳을 돌며 수집한 커피잔들과 각종 자료들을 관람하며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일정을 마무리 한다. 박종만 커피박물관장의 뜻처럼 언젠간 Made in Korea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하고 또 기다려 본다.
커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분들께 정말 큰 도움이 될만한 곳입니다. 아마 관심이 없던 분들께는 관심을 갖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구요.
여름 보다는 겨울에 방문자가 많고, 주말에는 정상적으로 체험 학습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다고 합니다. 저희가 방문한 날은 유독 사람이 없어서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커피의 유통기한은 1년 정도 된다고 합니다. 물론 빨리 먹을수록 신선하구요. 스타벅스 같은 외국 커피전문점은 대체로 미국에서 커피를 들여오는데 보통 한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하니 신선도 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는거죠. 상대적으로 왈츠와 닥터만은 국내에 공장을 가지고 있어 신선도가 높은 커피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질문도 답변을 받았는데 생각이 안난다는..
)
개관시간
입장은 매시 정각과 30분에 하실 수 있습니다.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 *월요일 휴관
관람료
본 박물관의 관람료에는 체험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인 : 5,000원 소인 : 3,000원
왈츠와 닥터만 : www.wndcof.com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두물머리에 들렀습니다. 날씨가 흐려서 시원한 풍경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오니 답답함은 사라지네요.
두물머리로 들어가는 길에 별빛미로공원이 있어요. 입장료는 5,000원이고 밤 11시까지 하는데, 오후 7시에 불이 켜진다네요.
기대보다 많이 미흡한 시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밖에서 보고 입장은 하지 않았는데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가 보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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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에 안나오면 남양주종합촬영소를 찾으시면 됩니다.
버스로 오신다면 아래의 남양주종합촬영소 오시는 길 정보를 참고하세요.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내리신 후 맞은편에 길을 따라서 들어가시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