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녹원 대숲 산책로를 거닐다 조그만 쉼터에서 둘만의 밀애를 즐기는 젊은 남녀. 무더위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상쾌함과 청량함 그 자체라 없던 사랑도 새로 생겨날 정도이다. | |
'대나무숲 정자 원림 가사문학 그리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전남 담양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들이다. 오랫동안 '돈 안되던' 대나무 천지였던 담양을 일약 나라땅 최고의 관광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든 일등공신은 아마도 유홍준 문화재청장일 터. 그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Ⅰ'에서 담양의 정자와 원림을 상세히 소개했다. 담양군민들도 이를 인정했다. 군은 이를 계기로 방치됐던 소쇄원과 명옥헌 식영정 등을 새 단장했고 대나무 테마공원인 죽녹원도 몇해 전 조성했다.
군민들의 의식도 높아져 국토 확·포장 공사로 사라질 뻔 했던 담양의 명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도 살려냈다. 이렇듯 담양이 지명도를 한 단계 높여가자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게 돼 최근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담양은 계절에 관계 없이 찾아도 좋지만 푸름이 절정에 달하는 여름에 특히 빛을 발한다. 시각적 청량감과 더불어 바람결이 내는 '싸아' 하는 소리는 잠시나마 도시의 스트레스와 무더위를 풀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소쇄원 그리고 정자군
담양을 대표하는 민간 정원 소쇄원. | |
지난 1981년 국가사적 304호로 지정된 소쇄원의 전체 면적은 1400여 평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조성된 건축물이나 조경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절묘하게 이뤄내 조선시대 선비들의 심상이 오롯이 묻어난다. 전문가들은 자연의 본래 모습은 그대로 유지하되 인공적인 조화로움을 이만큼 잘 표현한 곳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소쇄원은 선비 양산보가 기묘사화로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되자 낙향, 은거생활을 하기 위해 조성했다. 대나무숲이 조성된 운치있는 오솔길로 들어서면 자신이 거주하던 제월당을 비롯해 사랑채 격인 광풍각, 초가 정자로 소쇄원의 전경을 관망할 수 있는 대봉대, 내원을 감싸는 낮은 담장 그리고 시원스런 계류와 외다리 등 보기만 해도 선비들의 안빈낙도하는 삶이 연상되는 풍경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쇄원과 더불어 아름다운 민간정원으로 손꼽히는 명옥헌도 빠뜨리지 말자. 산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이용, 정자 아래 연못이 조성돼 있고 그 주위에는 300년된 배롱나무가 진홍색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광주호 주변에는 당대의 시인묵객들이 드나들던 정자가 몰려 있다. 그림자가 쉬어간다는 전남도기념물 1호인 식영정(息影亭), 송강 정철이 사미인곡 속미인곡을 저술한 송강정, 면앙정가를 지은 송순의 호를 딴 면앙정 등과 이 모든 사실을 집대성해놓은 국내 유일의 가사문학관도 꼭 들러보자.
#단골 촬영지 대나무골 테마공원과 죽녹원
한 퇴직 사진기자의 30여 년에 걸친 집념의 총화가 대나무골 테마공원이라면 지자체 차원에서 조성한 또 하나의 광활한 대나무숲이 죽녹원이다. 규모 면에선 죽녹원이 앞서지만 숲의 성숙도는 대나무골 테마공원이 한 수 위다. 청량한 대숲 바람을 맞으며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점에선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두 곳 모두 너무나 비범해 각종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손꼽힌다. 대나무골 테마공원에선 영화 '흑수선' '청풍명월' 드라마 '다모' '여름향기' 등을, 죽녹원은 영화 '알포인트'를 찍었다. 특히 대나무골 테마공원 산책로 주변엔 주인이 사진작가이다 보니 그간 촬영했던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들이 전시돼 있다.5만 평의 죽녹원에는 8개의 테마 산책로와 생태전시장 및 대나무 분재를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대나무골 테마공원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이국적 풍광의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몇해 전 산림청의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970년대 전국적으로 가로수 조성사업이 한창일 때 담양의 시범 가로수로 지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몇 차례 사라질 위기도 있었다. 고속도로 개발계획이 발표됐을 때도 그랬고 국도 확·포장 계획 때도 역시 기로에 섰지만 군민들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로 살아 남았다. 수백 m도 채 안되는 2차선 도로 위에 서면 하늘이 완전히 가려져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이 가로수길 맞은편은 천연기념물 366호인 관방제림. 수령 200살이 넘는 팽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 모두 177그루의 고목이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다.
#금성산성과 담양온천
무주 적상산성, 장성 입암산성과 함께 호남의 3대 산성으로 손꼽히는 금성산성에 서면 담양 들녘과 담양호 그리고 이웃한 순창벌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산성산을 따라 6.4㎞에 걸쳐 이어지는 금성산성은 정유재란과 동학혁명,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성문과 성벽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외남문과 내남문으로 완전히 복원된 남문은 볼 만하다. 흔히 멋진 사진으로 소개되는 곳이 바로 남문이다. 담양리조트 우측 옆으로 열린 길을 따라 산길로 35분 정도 오르면 된다.
담양리조트 내 온천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나무를 접목시킨 죽초액탕 대나무숯사우나 등을 갖춰 피부염에 효험이 있다. 온천 뒤에는 500여 평 규모의 야외 수영장과 유아풀이 있으며 그 옆엔 이국적 분위기의 가족탕도 갖춰 마치 외국의 리조트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송학민속체험박물관과 대나무박물관
담양호 가는 길에 위치한 송학민속체험박물관은 골동품 수집가이자 방송국 사극 소품담당을 오래 역임한 김종욱 씨의 피와 땀의 결실. 고가구와 책장 농기구 무기 등 소위 사극에서 본 물건들은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드라마 '대장금' '허준' '상도' '신돈' 영화 '취화선' '황산벌' '단적비연수'의 소품이 모두 여기서 제공됐다. 박물관 옆에는 초가 2채를 옮겨와 원할 경우 초가체험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대나무박물관은 국내외 죽제품 25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죽제품 제작 체험교실이 있어 자녀와 함께라면 반드시 체험을 해보자.
# 가는 길& 맛집
담양 '덕인관'의 떡갈비. | |
담양은 볼거리 못지않게 먹을거리 또한 많다. 떡갈비의 원조 덕인관(061-381-7881). 원래 떡갈비는 담양 정읍 사대부집안의 잔치음식이다. 창업주인 장막래(77) 할머니가 구전으로 내려오던 떡갈비를 40여 년 전 전통 방식으로 재현한 후 남도의 향토음식으로 자리잡았다. 1997년엔 남도음식 대축제 대상을 받았다. 떡갈비 대통밥정식(2만9000원)을 주문하면 떡갈비 대통밥 죽순된장국이 나온다. 각각 주문하면 대통밥 1만 원, 떡갈비 1만9000원, 죽순 추어탕 7000원, 죽순회(4인 기준) 2만 원이다. 본점은 담양읍사무소 인근에 있으며 분점은 대나무박물관 근처 길가에 있어 찾기는 쉽다.
전남도 지정 남도음식인 흑두부도 있다. 소쇄원 맞은편에 위치한 '달맞이 흑두부 사랑'(061-381-5255)이 잘 한다. 우리콩으로 만들어 구수한 맛이 배어난다. 흑두부(4000원) 검정콩콩물국수 흑순두부찌게 흑두부김치찌개(각각 5000원).
담양시장(담양 5일장) 내에 위치한 '옛날 순대집'(061-381-1622)에선 대통 암뽕순대(5000원~1만 원)를 맛볼 수 있다. 1m 길이의 대나무에 넣어 1시간 정도 삶아 비린 냄새를 없애고 양념을 그대로 유지, 맛이 일품이다. 순대국밥(4000원)도 별미다.
첫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
좋은정보 감사해요.....좋은하루 되셔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