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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특집]부처님의 24시 오전엔 교화-탁발…밤에는 천신에 설법…잠은 1시간 역사상 가장 활동적인 대자비의 지도자
붓다의 80평생은 생명 있는 모든 존재에 대한 무한한 찬탄이었다. 달팽이가 집을 짊어지고 다니듯 평생 고통을 짊어지고 다닐 수밖에 없는 사바의 중생. 그들에게 붓다의 말씀은 어둠을 가르는 환한 빛이었고 새 삶을 열어젖히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사진설명>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출토된 불상.
붓다는 인류 역사상 모든 종교지도자들 중 가장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스승이었다. 붓다의 하루는 육체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진리를 가르치는데 보냈다. 붓다의 내적인 삶은 모든 번뇌로부터 완전히 정화되고 순수한 열반의 기쁨을 체험하는 삶이었다. 반면 외적인 삶은 중생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나아가 그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하기 위한 철저한 대자비의 삶이었다. 초기경전에 따르면 붓다의 하루일과는 새벽, 오전, 오후, 초저녁, 한밤중의 다섯 시기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렇게 정해진 일과는 여든 살이 다되도록 변함없이 지켜졌다.
오전 4 ~ 12시 : 자애관 뒤 탁발 공양
한 시간의 짧은 수면을 취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붓다는 먼저 자신의 침구를 정리한 후 새벽 5시까지 아라한과 선정에 들어 열반의 지복을 누린다. 오전 6시 가량이면 제자들과 함께 마을로 향한다.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기면 초청받지 않아도 발길을 옮겼고 때때로 신통력으로 공중을 날아가 그 중생을 올바른 길로 들어서게 한다. 대부분 붓다는 악하고 타락한 자들을 찾아갔고, 반면에 순수하고 덕이 있는 이들은 스스로 붓다를 찾아왔다. 연쇄살인범인 앙굴리말라와 사악한 귀신 알라와카가 그러했고, 이타심 많은 아나타핀디카 장자와 지성적인 사리풋타와 목갈라나가 그러했다. 붓다는 하루에 한 끼 식사만 했다. 식사초대를 하면 이에 응해 공양을 받고, 공양이 끝나면 그들을 위해 필요한 법문을 한다. 공양초대가 없을 때는 손에 발우를 들고 혼자서 혹은 제자들과 함께 탁발을 한다. 대문 앞에 아무런 말없이 서 있다가 어떠한 음식이든 주는 것을 받아 발우에 담고 사원으로 돌아온다. 만년에 늙어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에도 직접 탁발을 했으며, 정오 전에는 식사를 마쳤다.
오후 12 ~ 6시 : 법당에서 재가자에게 법문
공양이 끝난 직후 사람들이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를 지키도록 하기 위해 매일 간단히 법을 설한다. 또 누군가 정신적으로 진보했으면 그에게 성인으로 가는 길을 일러준다. 때로 승가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를 허락해주기도 한다. 그런 뒤 붓다가 법당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스님들이 법문을 들으려고 모인다. 어떤 이들은 붓다에게 다가가 자신의 근기에 맞는 수행 주제를 받는다. 다른 이들은 붓다에게 예를 올리고 난 뒤 방으로 물러가 오후를 보내기도 한다. 붓다는 제자들에게 설법을 한 후에 처소에 가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런 뒤 다시 대자비의 선정에 들어가 붓다의 천리안으로 세상을 돌아보고 특히 도움이 필요한 제자들, 수행을 위해 한적한 곳에 머물고 있는 비구들이나 다른 제자들을 그윽이 살펴본다. 행여 충고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이가 있으며 신통력으로 그곳에 가 그에게 조언을 하고 처소로 돌아온다. 늦은 오후면 재가불자들이 법문을 듣기 위해 붓다를 찾아온다. 붓다는 그들의 타고난 기질과 근기를 곧 파악해 그들에게 한 시간 정도 설법해 준다. 대중들은 서로 다른 성품과 기질을 지녔지만 모두들 붓다의 가르침이 가슴에 쏙쏙 와닿는다. 예화와 비유를 들어 쉽고 명쾌하게 가르치는 까닭이다.
저녁 6 ~ 10시 : 출가 수행자 집중 지도
이 시간은 거의 비구 스님들을 가르치는 시간이다. 비구 스님들은 자유롭게 붓다에게 다가가 법에 대해 묻고 붓다는 이에 대해 친절히 답한다. 이렇듯 붓다는 제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그들의 의심을 풀어주고, 적절한 수행의 주제를 주어 정진토록 한다. 붓다가 “비구들이 신심이 있고, 겸손하고, 양심적이고, 배움으로 충만해 있고, 꾸준히 정진하고, 항상 깨어있고, 지혜로 충만해 있는 한 승가는 쇠퇴하지 않고 번영할 것”이라고 강조하듯 참다운 승가의 위상과 신뢰는 수행에서 비롯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밤 10시 ~ 2시 : 천신-범천 등 교화 주력
이때는 보통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천신이나 범천 같은 천상의 존재들이 내려와 붓다에게 법을 묻는다. 『쌍윳다 니까야』에는 ‘이윽고 밤이 깊어지니 어떤 천신이 광채를 내면서 붓다에게 다가가서 공손하게 예를 올리고 그 옆에 서 있었다’라는 구절이 자주 나온다. 붓다가 사위성에 머무르던 어느날 밤 한 천신이 붓다를 찾아와서 이렇게 물었다. “안의 엉킴도 있고, 밖의 엉킴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엉킴으로 뒤얽혀 있습니다. 고따마시여, 당신께 여쭈오니 누가 이 엉킴을 풀 수 있겠습니까?” 이에 붓다는 “현명한 사람은 계에 굳건히 머물러서 마음과 통찰 지혜를 닦는다. 근면하고 슬기로운 비구는 이 엉킴을 푼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새벽 2 ~ 4시 가벼운 운동 뒤 취침
오전 2시부터 3시 사이에는 천천히 걷는 등 가벼운 운동을 했다.
하루하루에 충실하며 한평생 성실히 진리의 길을 걸었던 위대한 성인 붓다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늘 이렇게 강조했다. “올바른 삶을 영위하십시오. 타락한 삶을 단호히 거부하십시오. 올바르게 사는 이만이 이 세상에서도 다음 세상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법보신문 2006년 05월 04일 기사 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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