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날까지만 해도 을씨년 스럽게 부는 바람 때문에 황사가 심해서 토요산행에 차질이 있을까봐 은근히 걱정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 보니 올 봄 들어 가장 맑은 날씨가 연출이 되고 있었지요.
날씨가 좋아서인지 구파발 역 부근의 만남의 광장은 이미 산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더군요.
북한산성 행 시내버스를 미리 탄 토요산행팀과 홍.기.쉬운코스 산행팀은 마치 007이 접선이라도 하듯이, "지금 도착한 두번 째 704번을 타라" "알겠슴다 오버"를 화답하면서 극적으로 조우를 했지요.
오늘의 멤버구성으로 봐서 효자리 - 숨은벽- 호랑이 굴로 백운대를 오르기는 어려울 것 같아, 평범하면서도 곧바로 백운대를 오르는 보리사 - 위문 코스를 택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오늘 같이 깨끗한 시야가 확보 되는 날, 백운대를 오르지 않는다면 두고 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였지요.
이 코스는 토요산행팀에서 그동안 몇 차례 올랐던 코스로, 가장 단거리로 백운대에 오를 수는 있지만,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돌 길이 계단처럼 끝없이 이어져서 초행자는 힘들게 느껴질 수 있는, 그리 쉽지만은 않은 코스지요.
오르는 산행 길은, 잠시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등산객들이 줄줄이, 빽빽하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습니다. 특히 단체로 온 어린 초등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오르던지....
그 많은 사람을 말 없이 수용하고 있는 삼각산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행 중 어떤 분은 말하더군요.
산행길에서.....그리고 삼각산의 정상인 백운대를 정복한 후, 태극기를 배경으로 증거물(?)을 남기고..
위문에서 백운대를 오르는 0.3km는 오르내리는 사람들로 정체현상을 빚을 정도로 유쾌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힘든 계곡길을 올라온 후 경험하는, 탁 트인 전망과 발 밑으로 펼쳐지는 웅장한 삼각산의 모습은 우리 일행의 입에서 환성이 저절로 터져나오게 했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그 주변으로 수려하게 자리잡고 있는 서울의 모습, 그리고 족두리봉에서부터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문수봉 보현봉 내남문, 또 그 앞 쪽으로 부채살 같이 뻗어져 있는 의상봉 능선과 응봉능선 등 각종 산봉우리의 아름다움, 뒤로는 하얀 햇살을 받으며 서 있는 인수봉과 멀리 오봉, 신선대 자운봉 사패산이 그림같이 우뚝 솟아 있는 도봉산과 수락산, 그 앞으로 펼쳐져 있는 아파트 숲들....
이런 모습들이 해맑은 봄 볕 아래 막 피어나기 시작한 신록들의 합창과 함께 마치 손에 잡힐듯이 발 밑으로 펼쳐져 있었지요.
발디딜 틈도 없는 백운대 넓은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푸짐한 한정식으로 점심 식사를 합니다. 내리 쬐는 햇살이 유난히도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토요산행팀과 홍.기. 쉬운코스 산행팀의 만남, 토요산행팀은 모두 6학년 2~6반, 그리고 7학년도^&^....
하산 코스는 위문에서, 올라왔던 코스가 아닌, 왼쪽 길인 만경대를 가로지르는 쪽을 택합니다. 지난 해 여름 어느 날 내려 간 적이 있는 노적봉 - 노적사 코스를 이용하기위해서 입니다. 이 코스의 특징은 산행객들이 전혀 없는 한적한 코스일 뿐 아니라, 노적봉의 웅장한 모습을 바로 옆에서 감상하면서 내려갈 수 있고, 또 산행길이 바위가 없이 잔잔한 흙길이어서 호젓함이 일품입니다.
노적봉의 웅장함...하늘에 떠 있는 구름 한 점이 노적봉을 더욱 아름답게 수 놓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산행로 옆의 붉은 진달래 꽃들을 연신 잎으로 따 먹으면서 유쾌하게 한참을 내려오니 드디어 한창 증축중인 노적사 대웅전 앞 뜰에 내려 섭니다.
이곳에서 우리 일행은 감로수로 쉬원하게 목을 축이면서 오늘의 산행을 나름대로 정리합니다. 모두가 흡족해 하면서 평점, Excellent임을 확인합니다.
대서문을 거쳐 북한산성 매표소에 와서, 오늘의 산행 코스를 올려다 보니, 아직도 늦은 오후의 밝은 햇볕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백운대, 노적봉의 모습이 꿈 결 속의 그림 같이 느껴집니다. ♥
첫댓글 노적봉 구경 잘 하고 갑니다...토요산행팀 모두들 건강하시군요..ㅎㅎ
언제나 열심이신 젬스님...파아란 하늘이 정말 아름답군요...지금쯤 진달래 능선엔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해 있을텐데...요즈음의 도봉산과 북한산은 사람들로 넘 붐벼서...오늘 그곳으로 가려다 다소 호젓한 소요산엘 다녀왔답니다...화려한 자태는 없어도 오랜만에 내려온 선녀탕길이 참 좋더군요...^)^
하여튼.. 본드 님.. 마우스 님.. 포세이돈도 그 대열에 들지만.. 모두 부지런하신 분들.. 복을 받으실 겁니다.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