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0월 24일...‘
대한민국 최고의 기타리스트라고도 불리지만 대중들에게는 국민할매라는 별명으로 익숙한 김태원이 이끄는 부활공연을 보러 아트센터에 가다...
저녁을 먹고 시간맞춰 공연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을 가득메운 차량을 보며 오늘 관객수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들어가니 역시나 꽉찬 객석. 간만에 보는 공연이라 잔뜩 기대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그럼 지금부터 주저리주저리 후기 나갑니다 ~
1. Jam session
보통 공연은 10분에서 20분이 지나서 시작하는게 보통인데 7시가 돼서 바로 시작되었다. 공연의 서막을 알리는 즉흥연주를 시작으로 그렇게 공연은 시작되었다.
2. 가능성
즉흥연주에 이어서 바로 시작된 경쾌한 곡. 후렴구의 ‘비가 오네 ~ ’ 라는 가사에 걸맞게 비가 주룩주룩 내렸지만 이날의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곡이었다. 정동하의 허스키하면서도 시원시원한 보컬, 그리고 거기에 덧씌운 기타리프와 드럼, 모든 악기가 혼연일체가 되어 오프닝을 멋지게 장식했다.
노래가 끝나서 관중들의 박수가 이어졌고 보컬 정동하의 간략한 소개가 끝나고 난 후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서재혁의 멘트
“제가 부활에 몸담은지 12년이 되는데 그 동안은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가 남격합창단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ㅋㅋㅋ)
아무래도 ‘남자의 자격’ 영향이 크긴 큰 모양이다. 특히나 토욜 공연에는 어린학생들이 단체관람을 왔는데 공연 내내 ‘할머니!’를 연신 외쳐댔다고 한다. ㅋㅋㅋ
채재민(드럼): “어제는 2층 객석을 좀 등한시 했는데 오늘은 신경 쓰겠습니다."
김태원: 저희가 원래 비를 몰고 다니는 팀입니다. (ㅋㅋ) 오늘도 비가 오네요. 그런데 이렇게 많이들 오신걸 보면 이건 제주도의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멘트 몇마디를 더 하고 나서 다시 공연이 시작되었다.
4. 생각이나
말이 필요없는 발라드곡. 현재 ‘Retrospect(회상) 1’에 실린 곡인데 부활 대표음반에 회상 시리즈(1,2,3)가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리고 그동안 깊고 험난했던 인생의 굴곡을 회상한다는 의미인지는 몰라도 다음 앨범은 ‘회상 3가 될 듯 싶다.
5. 아름다운 사실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OST로도 알려진 곡. 깔끔한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였다.
이 노래가 끝나고 나서 김태원 왈
김태원: 이제부터는 부활 노래중 가장 인기없던 곡을 부를께요
서재혁: 아니죠. 부활 팬클럽중에 명곡이라고 하는데
물론 명곡은 맞긴 하다..뭐...김태원이 부를당시 ‘회상 3’가 이승철이 부활을 나와서 부른 ‘마지막 콘서트’인데 김태원이 부를때는 아무도 모르다가 이승철이 제목을 바꾸고 나서야 대박났다는..ㅋㅋㅋ
암튼 그렇게 당시에도 인기 있었지만 대부분 묻혀버린 감도 다소 없지 않았던 곡
6. 소나기
이 곡도 서정적인 맛이 우러나는 곡이지만 오늘 비가 와서 선곡한 건지는 몰라도 더욱 더 가슴에 와 닿았다.
7. 사랑
소나기에 이은 잔잔한 발라드 넘버.
“고마워요. 내 맘속에 오랫동안 살아와줘서”
이 가사가 이날 1,2층 객석을 가득 매운 관중들에 대한 답이었으리라...
8. 추억이면
정동하 데뷔곡이라면서 시작한 발랄한(?) 곡. 이 노래가 끝나고 나서 정동하는 “남자의 자격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도 빼놓지 않았다. 김태원은 이어서 이외수횽님 자택에 모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내려가고 있었던 패잔병들을 모아서 시작한 ‘남자의 자격’이 시청률 4%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모든 방송 석권을 하게 되었다고 하며 남자의 자격의 시청률 상승과 더불어 부활의 인지도도 높아졌다는 점에 대해 감사한다고 훈훈한 멘트를 날렸다. 물론 그 배경에는 우리가 보기에는 4차원이었지만 그게 일상이면서 그 동안의 관록을 유지해 온 김태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서재혁의 멘트
서재혁: 태원이형 보면서 인생은 살만하구나라는걸 느꼈죠. 반면에 힘든분도 있었죠. 남격합창단 오디션때 부활 맴버 다 참가했는데 제제민이랑 정동하 오디션 다 떨어진거 아시죠? (ㅋㅋ) 근데 우리 보컬 정동하는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번에 만회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감 잡았겠지만 다음곡은 넬라판타지아...^^
9. 넬라 판타지아/ 4.19 코끼리 탈출하다.
영화 ‘미션’의 OST 'Gabriel's Oboe'를 샘플링한 곡.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작곡가 엔리오 모리코네에게 2개월 간격으로 곡을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해서 2년만에 허락받고 탄생한 주옥같은 발라드이다. 물론 남격합창단이 부를 때와는 달리 정동하의 애절한 목소리가 돋보이기는 했지만 갠적으로 고음처리에 있어서 좀 더 절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리고 1절이 끝나고 김태원에게 조명이 집중되고 ‘4.19코끼리 탈출하다’연주가 바로 이어졌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Gabriel's Oboe'를 일렉기타로 연주한 곡이다. 그것도 남격합창단 결성되기 한참전에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곡인데 타이밍이 잘 맞아서 최근에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10. Lonely Night
불이 꺼지고 나서 갑자기 1층 뒤쪽에서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울려퍼지는 ‘Lonely night ~~~ lonely night'
정동하가 1층 객석 뒤에서 노래를 부르며 천천히 걸어나오는 것이었다!
당연히 꽃미남 외모의 정동하가 등장하자 여자분들은 자지러지고 난리가 아니었다.
특히나 지나가면서 손을 잡은 여성팬들은 비명 지르고. ㅋㅋㅋ
그렇게 무대 위로 올라가서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연주를 보여주면서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일어서고 본격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첫댓글 가보고 싶었는데.....근무하고..결혼식 가고....행사하느라 지친몸에..못가봤네...ㅎㅎ
염장질이군.....--;
기억력 짱이꾼... 역시...노래들이 살아있다는.. 콘서트의 묘미가~ 정말... 너무 행복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