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등불을 끄고
겨울이 깊어가는 밤에 등불을 끈 채
어둠 속을 더듬어
커튼자락을 젖치고 창밖을 보세요.
멀리서 개 짖는 소리는
앞산에 부딪쳐 되돌아오다가
각을 벌려 울려 퍼지고
이따금 희미하게 다가오다 멀어져가는
야간열차의 가냘픈 숨찬 소리가 시서러워
당신은 숨을 죽이고
흔적을 찾듯 귀밟게 될 것입니다.
헛기침이라도 한번 하면
잔잔하게 깔린 정적이 무너져 내리고
작은 근심을 머리맡에 밀쳐둔 채
순하게 잠이 든 사람을 깨울 것 같을 겁니다.
당신은 깎아놓은 붙박이처럼
한점 미동도 없이
겨울밤이 깊어가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어둠이 얼어붙는 겨울밤을
불빛 없는 창가에 서서
서툰 눈길로 세상을 보듯 감성을 돋우지 말고
그냥 더듬어 보세요.
손을 털고 빈털터리가 된 잡목들은 빈손을 들고
겨울밤에도 산을 덮고 있을 것입니다.
잔설이 산등성이마다 듬성듬성 쌓여
하얗게 빛을 내면
골짜기의 숲은 어둠을 두텁게 둘러쓰고
더욱 짙게 그늘을 드리울 것입니다.
그 골 타고 내려오다 보면
움츠리고 띄엄띄엄 띄어 앉은 산마을 지붕 위로
겨울밤이 부질없이 쌓이는 걸 목격할 것이고
밤 새워 눈을 뜬 채 불을 밝힌 창문 하나 있다면
당신은 그것만으로도 위안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대여.
살얼음이 풀리고
이 겨울이 다 녹아버리기 전에
하루쯤 겨울밤을 지켜 주십시오.
당신 혼자 남겨진 듯싶다가도
당신이 이 밤을 모두 가지게 된 사실에
슬프고 쓸쓸하여 눈물짓게 되지만
잠시는 웃게 되는 소득이 있을 것입니다.
전에 올린 낙서입니다.
겨울이 되면 고질병처럼
그 때, 그 절망이 되살아 나곤 합니다.
아직 그 아픔의 그늘에서 서성이는지 모릅니다.
가슴에 끓는 피가 차가워질 때 지워지게 될 것인지.....
고통처럼 가슴을 에이는 기억이지만
다시 떠들어보며 눈을 감게 되는 것은
정화된 얼음 한조각이
가슴의 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느낌입니다.
해는지고 어둠이 밀려듭니다.
겨울입니다.
영산강 물줄기 따라
하염없이 걸어가는 내 뒷모습을 거두어
가슴에 따뜻하게 안아봅니다.
추운 날씨에 자신을 벌거벗기지는 않으시겠죠?
첫댓글 김장 하느라고...한 주간을.. 칼추위 때문에 또 한 주간을 움츠렸다가 오늘 봄날처럼 포근해서 도봉산 자운봉을 넘어왔습니다. 북사면의 언땅도 촉촉하게 녹아서 먼지도 안나고요. 어부림이 참 고요합니다.
겨울 이름 모를 바닷가처럼 정적, 어부림에서 맛보는 느낌이지요. 정주지 말자 다짐을 하였건만 자주 뵙던 분이 소원해지면 서운해 하는 바보스런 나. 김장 몇 포기 하셧나요? 우리집은 200포기를 하였지요. 큰 딸애 것 , 그 애 시어머님이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사돈 네 것. 거기다 덤이 붙어 서울 사는 고종 사촌 누이것과 처남네 일부. 이 몸 거들어 주느라고 허리 빠졌어요.
어부림 식구로서 연분도 깊은데 이왕 하는 것 내년에는 저희집 것도 부탁합시다.ㅎ 저는 12포기 절임배추 받아 하면서도 힘들더구만 200포기를 ...겁도 없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