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숫대야론
김호균
세숫대야를 보면
징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수를 하고 비누거품으로 가득찬 물을 버리면
무언가 말하고 싶다는 투로 그려진
세선의 물결 무늬
물 속의 네 육신이 흔들리고
어푸어푸 물먹은 네 육신이 흔들리다 멈추어 섰을 때
지나온 내 꿈보따리를 뒤적이다 보면
나 또한 너처럼 사무친다
우리모두는 울고 싶은 거다 혹은
말하고 싶은 거다
우리가 가는 여행에 대해 아무도
증거하지 않았지만
대개는 자신의 억울함에 대해
눈시울 적시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거다
징, 하고 울린 적 없지만 너처럼
속으로 감춘 말줄임표가
한없이 가슴속에 그려져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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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숫대야론 / 김호균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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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
10.05.23 12:4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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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모셔 갑니다
징 하고 울린적은 없지만 가슴 속에 한없이 번져가는 말 줄임표.....
옛날 놋 세수대야는 들고 두드리면 징소리가 나지 않았나요? 주거환경이 바뀌면서 세숫대야가 사라진지도 오래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