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의 요긴함

[원효]

매년 1월 1일이 되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마 일반인들도 그러할 것이지만

새해 달력을 펴놓고 일년중에 모셔야 할

제사일자를 표시하거나 특별한 행사를

달력에 적어두는 일이 그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매일 쓰는 일기장 형식의 노트에

시읍면동별로 대웅전과 산신각등에 밝힌

불자님들 인등 명부를 옮겨적는 일입니다.

365일이라는 2016년의 선물 가운데

하루를 넘기면서 그날 있었던 일이나

참배차 오신 불자님들과의 만남등을 기록해두면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도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스님 저희 어머님 제사를 언제 모셔야 하나요

하는 전화입니다.

아마 보살님과 가족들 사이에

지난해 섣달에 돌아가신 어머니 첫 기일제사를

언제 모셔야 하나 서로 의견을 달리 하다가

나에게 전화를 하여 답을 구한 것입니다.

나는 얼른 지난 2015년 달력을 찾아들고

노보살님의 사십구재를 언제 모셨는지 묻고

그 날짜를 확인한 후에 사십구일 전으로 거슬러서

기일이 언제입니다 라고 일러드렸습니다.

예를 들어

섣달 초이틀이 제사입니다

라고 일러 드리니

아 그렇군요 이제야 확실히 알았습니다

하며 한가지를 더 묻습니다.

스님 초이튿날 돌아가셨으면

제사를 언제 지내야 하는지요?

예 초이튿날 돌아가셨으면 제사도 초이틀이 맞습니다.

그런데 밖에서는 제사는 돌아가신 전날 지낸다던데요?

예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예전같이 밤제사를 지낼 때는

전날 밤 열한시가 넘어서 제사를 모시기에

그 시간이 제삿날의 자시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전날에 지낸다지만 십이지신으로 계산하면

돌아가신 날의 첫시간인 자시에 지내기에 틀림이 없는데

전날 지낸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요즘에는 밤제사가 어려운 여건이 된 관계로

조금 당겨 초저녁 제사를 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로 초이튿날 제사에

초하룻날 초저녁무렵 지내는 것인데

이것은 잘 못 지내는 제사가 됩니다.

식구들이 오고 가기 쉽도록

초저녁이나 낮제사를 모실 수 밖에 없는 경우라면

초이튿날 낮이나 저녁에 지내드리는 것이 맞습니다.

일례로 삼국지등에서 장수들이 싸움을 하며

네 이놈 내년 오늘이 네놈 제삿날이다 라고 외침은

오늘 내 청룡도에 네가 죽으면 내년 오늘이 제삿날이다

라고 하는 것이니 이 문장에서도 제사는

언제 지내는 것인가가 분명히 밝혀 집니다.

질문자의 경우처럼 제사일자가 분명하지 않고

제사를 지내는 시간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으면

얼른 물어보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 때 답을 말해주는데 있어서 일등공신은

바로 달력에 표시해 놓은 기록들인 것입니다.

또 착각하기 쉬운 것 가운데 하나가

돌아가신 어른들을 사십구재 모시는 때

사십구재 날짜를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사십구재 날짜를 세는데는 돌아가신 날부터 세어

사십구일이 되는 날 재를 모셔드리는 것이 일반인데

잘 모르는 분들은 돌아가신 다음날부터 날을 세어

계산을 하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그런 때는 얼른 계산하기 좋은 방법이

돌아 가신 날짜가 목요일이다 싶으면

그 다음 주 수요일이 초이레가 되고

그렇게 일곱번째 수요일날이

사십구재를 모시는 날이 됩니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하루 전의 요일로

일곱번째 날을 택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처럼 요긴한 달력이 벌써 하루가 넘어갑니다.

해맞이를 하기도 하고 등산을 하기도 하며

한해를 건강하게 살아가고자 다짐을 하는 날이었던만큼

절에도 여러분들이 방문하셔서 부처님 전에 예를 올리고

하는 일과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였습니다.

절에서도 오늘 설날은 아니었지만

점심에는 떡국도 한그릇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는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설날을 가리켜 구정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하는 것입니다.

설날은 우리나라 민속의 고유명사입니다.

그것이 일제의 영향 아래

한동안 양력 1월 1일을 설로 쇠다가

설이 부활을 하게 되는 바람에

1월 1일에 신정이라는 말을 붙이고

그렇게 신정에 대비한 설날이 구정이라 하였었지만

양력설이니 음력설이니 신정이나 구정이라는 말은

우리 말 사전에는 애초에 없는 말이고

오직 설날만이 우리의 고유명절입니다.

일제의 잔재를 없앤다면서도

신정.구정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또 하나는 2016년은 되었지만 병신년은 아직 아닙니다.

아직 을미년 동짓달이니

2016년 새해 복 많이 받으라 인사는 하되

병신년 새해 복많이 받으라 인사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무ㅈiㄱH뜬풍경]

　 　
..* 佛 고 맙 습 니 다 佛 *..
　 　

[본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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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누미]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