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초록에 빨려 들다 / 이태수
산을 오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숲의 초록에 빨려 든다.
나뭇잎에 스며들어 숨을 할딱인다. 가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멎어 있는 구름 몇 자락.
그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멧새 서너 마리.
숲은 안 보이고 나무들만 보이더니
가까스로 숲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던 길 버리고, 두 발마저 허공에 뜰 때
비로소 새 길들이 열리게 된 거지.
내가 벌써 저만큼 가고 있다.
조금 전까지도 나뭇잎에 깃들어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초록 숨을 쉬면서
길 위에서도 보이지 않던 길을 가도 있다.
나뭇가지에 걸려 잎새들이나 흔들던
구름 몇 자락, 그 등을 떠밀던 바람도
옥빛 하늘 깊이 노 저어 가고 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멧새들이 재잘거려도
숲은 아랑곳없이 초록 숨을 뿜어대고 있다.
첫댓글 소사님은 초록색이 된 것일까?
따님 혼사준비로 무척 바쁘시겠지만, 아마도 푸르름이 짙어가는 산빛에 젖어 초록숨을 쉬고 계실거에요.^^
숲이 온통 초록강입니다 잎새사이로 햇살이 비집고 몰려와 어둠을 밝히고 물기먹은 산길이 촉촉해요^^*
가깝게 사시는 분들은 소사님의 따님 결혼식에 많이 참석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