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나고 사람들은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갔다.
채 철거되지 않은 후보자들의 현수막과 당선사례와 낙선사례가 나란히 걸린 서울 도심의 교차로들만이 엊그제 치열했던 광장의 메아리를 남긴 듯 하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겟읍니다"
어떤 양반이 선거가 끝나고 텔레비전에 대가리 디비고 나와서 하신 말씀이란다.
그분은 지난해에도 이런 말씀을 쥐잡기 놀이하듯 싸지르셨다.
매번 그는 '겸허히'라는 말을 썼지만 그 이후에 보인 행동들은 단 한번도 '겸허한' 적이 없었다.
뻔뻔한 그의 행동들에 뒤통수를 맞은 국민들은 '나는 찍은 적 없다'라는 냉소적 댓글놀이에 깊이 빠져있다.
논리적 문법이 전혀 통하지 않는 정부, 그리고 '어륀지'가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말 소통에는 한참 뒤쳐지는 윗분들.
그분들에게는 '당선'이 곧 '공약의 승인'이라는 논법을 갖고 있다.
취임 한달도 못돼 지지율 30%대로 추락한 대통령과, 고소영,강부자 등 온갖 도덕적 흠결을 종합셋트처럼 갖고 있는 정부 내각, 도저히 논리적 설명이 안되는 대한민국 정치판의 수준을 격하시키는데 앞장서신 한나라당....이분들에 대한 언급 없이 이번 총선을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리라.
이번 총선은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2중대인 친박연대, 그리고 한나라당 3중대인 자유선진당으로 묶어지는 보수대연합의 대승이었다. 한나라당의 당심이 이미 박근혜라는 사실은 지난 대선에서 증명된 바 있고, 어쨌든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공천에서 탈락했다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그것도 복당을 전제로 출마하는 개걸레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적어도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계파적 관점을 너머서 정당민주주의 정착을 위해서는 강재섭 대표 등이 말하는 '선별적 복당 허용'이랄지 인명진 윤리위원장 등이 언급한 '공천 불복자는 복당할 수 없다'는 원칙에 전적으로 지지한다. 기득권을 위해 당의 명을 거스른 자들의 복당을 일괄허용하라는 계파공주의 태도는 차라리 당내 계파를 추스려 탈당한 뒤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153석이라며 겨우 목표치 달성했다고 연기를 하지만 친박연대 14석에 한나라당이 버린 찌끄래기를 주워담는 능란한 거럼뱅이 기질로 당을 만드신 놀라운 '정치테크 ' 능력 보이신 한나라당 3중대 자유선진당까지 포함하면, 185석으로 개헌이든 뭐든 얼마든지 가능하겠다. 이들은 원래가 한 배에서 태어난 자칭 보수들이니, 지난 10년 민주정부 하에서 이뤄놓은 규제개혁의 성과를 20년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다음으로 청와대 새로 입주하신 입주민이야기다.
오사카 출신의 이분. 취임하자마자 대한민국 공무원들을 모두 자신의 생체리듬에 맞추라며 일제히 훈령을 내리셨다.
아침형 인간이 좋긴 하다만, 본인이 7시 30분에 국무회의 주재하면 장관 이하 회의준비해야하는 공무원들은 이보다 더 일찍 출근해야 하고 결국 윗사람 눈치볼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말초신경인 하위 공무원들은 난데없는 새벽별보기운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하시였다.
본인은 일찍일어나 7시 30분 회의에 맞춰서 테니스도 즐기시면 될일이지만 귀하가 일어나서 테니스 라켓 흔들때 대한민국 전체 공무원들을 청와대 입주민 한사람의 생체리듬 맞추기 위해 졸라게 긴장해야 한다.
청와대 안주인의 도덕적 지수는 물론 지능수준을 보여주는 단면, 장관들의 현장 시찰이 그것이다.
현장에 가느라 온 공무원들을 대동하고 몰려다니며 기념촬영찍기 바빴지 차라리 책상에 앉아서 업무파악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는 비아냥만 받았다. 60년대 전근대적인 시스템의 국정운영방식을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왕께서 행차하셨으니 민생이 평안하리라". 이게 새정부의 표정이다.
그런데, 이 청와대 안주인은 선거개입도 하시었다.
관훈클럽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이로 인해 탄핵까지 발의됐었다. 중앙선관위도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했다고 결정했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으신 이명박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인 이재오씨의 지역구에 선거운동기간에 방문했다. 대통령의 일상적 정치행위는 사전에 계획되는게 일상사인데 하필 은평 뉴타운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이 지역구가 민감한 곳이라는 건 세상사람이 다 아는 일. 놀라운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행동을 했음에도 선관위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대운하 반대도 선거법과 무관하다던 사람들이 대운하 반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며칠만에 말을 뒤집어 버린 중앙선관위는 아마도 이번 선거에서 보수 정치인들의 당선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기관이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진보세력의 위기가 왔다고 말한다.
국회의원 의석수가 줄었으니 이것이 반증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과만 중시하는 근시안적 평가다.
오히려 진보세력이 제도정치권에 안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던 진보정치인이 지역구에 출마해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면 이는 대단한 성과다.
특히 심상정 노회찬 두 의원은 매우 근소한 차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경기도 고양덕양구민과 서울 노원구민의 절반은 여전히 심상정 노회찬을 지지했던 지지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막강한 재력과 이미지를 가진 또는 막강한 조직력을 가진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 것은 진보세력이 충분히 지역을 기반으로 주류정치권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것이다.
끝으로 인터넷 토론방에 도배하다시피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청와대 안주인 씹어댔던 젊은이들.
컴퓨터 앞에서 주둥이 놀리지 말고 이번 선거에 투표 했는지 가슴에 손얹고 생각해봐라. 투표에 참여하지도 않고 차끌고 놀러간 년놈들과 비가 오면 개가 생각나네 마네, 운치있네 우울하네 아가리 놀리면서 이번 선거일에 비온다고 밖에 나가기 귀찮다며 투표안한 느자구들은 들으라.
우리나라 밖에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의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가방끈 길다는 니들의 게으름에 앞서 배운 것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새벽 6시 투표가 개시되자 마자 투표장을 향한다. 구구절절 이유를 들어가며 자신만의 정치평을 쏟아내는 정치 혐오 또는 정치무관심한 니들의 논리있는 이유보다, 새벽 6시 투표소로 향하는 그분들의 정치의식에 비하면 니들의 대가리는 한참 아래다.
재벌CEo출신의 대통령이라 해서 재벌일각에서는 성희롱같은 범죄행위도 처벌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단다. 한편에서는 금산분리완화로 재벌들의 은행소유를 합리화하고 비정상적인 한국언론시장에서 신문들의 방송사업 겸영을 허용하는 기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 4년뒤 또는 5년뒤, 대한민국은 어디에 서있을까. 막막하지만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은 버리지 말자.
멍청한 유권자들의 선택도 겸허히 존중할 가치가 있는 민주적 결과이니, 청와대안주인의 말씀을 곧이 곧대로 '따르겟읍니다' 한번 중얼이자.
첫댓글 정말로 걱정스러운 것이 그동안 민주정부 10년의 정책기조가 뭉그러진다는 것이지요. 요 아래 식코 이야기도 했습니다만, 그나마 만들어진 것이 보수의 자객을 맞아 피 흘리게 생겼습니다. 에라~ 영화 이야기나 할까요? 수렁에서 허덕이는 어른의 꿈이야기.<와이키키 브라더스> "성우야~ 우리 중에 지하고 싶은데로 사는 놈은 니 밖에 없는데, 그러는 니는 지금 행복 하냐?"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행복 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 졌습니까?) ...........??????
누군가 그러더군요 , 이명박이 대통령된거 부터가 재앙이라구여 ... 대운하 보세요 , 수입쇠고기 해쳐드시는거 보세요 , 대한민국 국민들 목숨을 담보로 대체 부시랑 숲속에서 무엇을 하는지 찾아내야할일입니다. 혹시 마약을 권할지 모르겠는데 명박이는 이때 과감하게 거절해야함 ... 걱정 많이됨 ^^ 주의...물뽕 ? ^^
제주도는 빼주시요 . 제주도 한날당 초전발삭남 . 퍼나르기 실시 ~ 위대하신 해리수령? 님 만세 ^^
한표 추가요 *^^*
병가지상사 그리고 4년 금방 갑니다. 다음 선거 준비하기에도 짧은 시간입니다.
다음 대선에 제가 나갑니다 ㅋㅋㅋㅋ 잘 지내시죠 ^^ 모두...자성의시간이 필요할때 입니다 크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