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날 어느 술집에서

오후 3시 인천 갈산중학교에 도착. 나이 50넘은 권사님, 팔팔한 20대…10여명의 수강생이 함께 한 인천 춘계리그 주부심 실전교육현장이다. 엘림축복교회의 실제 경기에 맞추어 주부심을 투입하고 인천시 축구연합회 소속 심판들이 업무를 분장하여 현장 교육을 하기로 하고 나는 총평을 하기로 하였다.. 교육이 끝난 후 심판위원들이 기다린다는 식당으로 향한다. 위원장님! 오늘 가는곳은…아! 예! 세상심판들이다 보니 …. 식당이 아니고 술집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조금은 찜찜하지만 배 고픈데 무슨 ..) 괜찮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밥 한그릇 먹으면 되죠.뭐! 연탄화덕으로 돼지 껍데기를 굽는 그야말로 술집이다. 이미 참석한 4명의 인천 심판들은 어느 정도 술이 돌았는지 눈 동자는 풀려있고 얼굴은 발갛다. 둥그런 테이블 여기 저기에 텅빈 소주병이 여럿 있는 걸 보아 꽤나 마셨나 보다. 아까 운동장에서 미처 인사를 하지 못해 기독교 대한 감리회 전국축구심판위원장 명함으로 인사를 건넨다. 이어서 공기밥과 김치가 나오고.. 습관적으로 기도를 드리는데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나 배가 고팠든지 밥공기를 두그릇 반을 비우고서야 눈이 뜨이고 말문이 열린다. 그 사이 술이 몇순배 더 돌았다. 원래 심판들이 술을 참 잘먹는 술고래들이 많다. 이건 전국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다. 의례히 이런 자리에서는 심판보면서 겪었던 경험담과 규칙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전국1급이라는 오늘 강사 중 좌장되는 분이 문제를 낸다. 경기 중 실제로 있었던 상황이야! 인천 시장기 대회때 말이야! 후반전 종료 2분을 남기고 2대1로 지고 잇던 팀에서 선수 교체를 하는거야. 그런데 주심이 보지도 않았는데 제1부심과 제4임원이 임의로 그 선수를 경기장에 들여 보낸거야. 건데 말이야. 그 선수가 1골을 넣어 버렸어. 경기재개 후 아웃 오브 플레이때에 그 간 이기고 있던 팀의 감독이 가만히 상대팀 선수 숫자를 세어보니 12명이 된거야! 야단이 났지! 감독이 본부석에 뛰어가 책상을 뒤엎고,, 그댸 감독관으로 ***선배가 와 있었는데 말이야... 이런 상황에 너거들 같으면 경기규칙에 따라 어떻게 하갔어?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얘기해봐! 일순간 긴장이 감돈다. 나만 빼고..나는 인천소속이 아니니. 그 분이 차기 심판위원장될 분인데 대답 잘 못해 찍히면 배정은 영영 없어질지도 모르는데.. 저! 예! 골인은 인정하고 경기를 계속하면서… 골인은 인정하고 … 그 대기심이 나쁜놈이죠! 완죤 주심 역먹이는것이죠! 제1부심은 쥑일놈입니다. 주심보다 선배라고 역먹으라 이거죠! 야! 야! 진지하게 답변해 봐! 선배의 목소리는 엄숙하다 못해 위협적이다. 그런데도 대답은 한결같으니 선배라는 전국 1급 심판이 정답을 얘기한다. 득점을 인정하고 그 사실을 알았던 때가 아웃오브플레이때이면... 그 선수를 퇴장시킨다 인플레이때이면,,, 상대팀의 간접프리킥으로 경기를 한다. 무언가 한 건 하였다는 의기 양양한 표정. 나지막하지만 단호한 목소리. FIFA경기규칙 제 5조(주심) 및 10조(득점방법)에 근거하여, 경기가 재개 되었으므로 판정을 번복할 수 없어 득점은 유효하고 규칙 제3조(경기자의 수)에 따라 잉여의 선수가 있음을 안 때가 아웃오브 플레이일때에는 (규칙3조에 따라) 비록 부심과 대기심의 허락하에 경기장에 입장하였다고는 하나 주심의 허락없이 입장한 선수에게 엘로카드를 보여 경고처벌 후 퇴장시키고, 아웃오브 프레이때의 상황에 따라라 경기를 재개하며 잉여의 선수가 있음을 안 때가 인플레이 중일때에는 규칙 12조 (반칙 및 불법행위)의 근거가 아닌 제3조의 근거에 따라 경기를 중단하고 그 선수에게 엘로우 카드를 보여 경고 조치 후 퇴장시키고, 그 선수가 서 있던 자리에서 상대팀의 간접프리킥으로 경기를 재개하는것이 옳을것 같은데요… 휘둥그레 지는 눈들. 몇 순배가 더 돌고 나는 갈증을 재우고자 몇 컵의 물을 더 마신다. 술들 꽤나 마셨나보다. 갑자기!!! 선배님! 제가 자식이 3명있는데요! (이미 그 전에 나이들을 밝힌터라..) 감짝 놀라 쳐다보니 아까 그 1급 심판이다. 일시에 좌중은 조용해진다. (심판계의 대 고참 선배가 얘기하는데 후배들이 까불고 있어!!) 그 술집은 오늘따라 손님은 우리밖에 없다. 제가 알코올 중독이 있습니다. 술을 먹지 않으면 손이 떨려서 아무것도 못합니다. 밥은 못 먹어도 살지만 술을 안 먹으면 살지를 못합니다. 제가 있잖습니까? 선배님!! 우리 쿠퍼 테스트 할때에 전국에서 1등한 놈입니다. 그 전날 밤새 술을 먹고 뛰었는데요 12분도 안되어 3400m를 뛰엇거든요. 그러고도 1분 14초가 남았어요! 제 허파는 타고 났나봐요! 제 아들이 둘있고요, 마지막이 딸인데요.. 제 아이들은 주일날 교회를 나갑니다. 어떤일이 있어도 제가 나가게 하는거죠! 저도 어릴때 교회를 다녔는데 12살때에.. 송충섭 목사님도 잘 아시지만.. 하나님 음성을 들었읍니다. 술기운때문만은 아닌듯한데 눈동자가 빨갛다. 금방이라도 주룩주룩 떨어질것만 같다. 순간 숙연해지는 분위기. 오늘 이 술집 분위기는 전국1급이 다 잡네! 주인 아줌마도 고개를 숙이는걸 보면.. 아까 선배님이 명함 주실때 , 밥그릇앞에서 기도하실때 키득키득 비웃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이 술집 단골인데요, 술집에서 기도하는 분 처음 보았거든요. 선배님! 저도 죄송해요, 저도 죄송해요! 이 심판 저 심판 다들 죄송하단다. 뭐가 죄송들 이러컴들 할까? 먹고 살기 어려워 교회를 나기지 않고 알코올 중독이 되어 하루도 술이 없이는 살 수 없지만.. 이 자리에서 선배님 모습을 보고 느낀바가 참 많습니다. … ……… 위원님! 아무 염려 마시고 가까운 교회를 나가시죠! 교회를 정하기가 정히 어려우시면 제가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인천 기독교 축구대회 고문을 맡아 주시죠! 좋은 달란트를 귀하게 쓰셔야죠! … … 돌아오는 차 중 오늘따라 피곤해하는 나를 두고 아내가 먼 길 인천을 가지 못하게 하였지만 이미 한 약속이 소중하고 하나님의 일인지라 왔었는데… 이러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구나.. 여호와 이레!! 여호와 닛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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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목회자 축구선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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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억제 추천 0 조회 70 09.02.23 09:0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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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민
09.02.23 20:09

첫댓글 귀한 하나님의 자녀들이 주님께로 돌아오는군요.
조억제
작성자 09.03.04 16:02

if the referee has stopped play, it is restarted with an indirect free kick for the opposing team from the position of the ball at the time of the stoppage (see Law 13 ? Position of Free K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