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내 흉곽에 외로움의 지도 한장
그려지는 날이면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지를 쓰네
갈비뼈에 철썩이는 외로움으로는
그대 간절하다 새벽편지를 쓰고
간에 들고나는 외로움으로는
아직 그대 기다린다 저녁편지를 쓰네
때론 비유법으로 혹은 직설법으로
그대 사랑해 꽃도장을 찍은 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부치네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소리 편에
바람 부는 날은 바람 부는 소리 편에
아침에 부치고
저녁에도 부치네
아아 그때마다 누가 보냈을까
이 세상 지나가는 기차표 한 장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네
첫댓글 잊어버릴까.......? 했더만, 눈물같은 빗줄기에 지독히도 쓸쓸한 노래 실어 오셨네요. 또 가시나요? ^^*
잊어지나요? 지워지는 거죠. 평정을 위해 부단히 쓸고 닦고 합니다. 안녕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