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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좋은 5월에..서울 28,청춘님들과 어울려,....
유명-권주가 몇 수
장진주사(將進酒辭) /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 / 산중대작(山中對酌)
조선 선조 때의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은 가사문학의 대가이기도 했지만, 술꾼으로도 유명했다.
송강과는 반대 성향의 사람이었던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술을 줄이고 말을 삼가라”는 충고를 했지만, ‘제 버릇 개주랴’라는 속담처럼 송강의 음주벽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느 날 선조는 송강의 술버릇을 고치기 위해 은잔을 하사하면서 “이 잔으로 하루에 한 잔씩만 마시라”고 했다. 제 아무리 술꾼이라도 임금의 명은 어길 수 없는지라,
송강은 그 잔으로 한 잔씩만 마셨다. 하지만 도무지 양이 차지 않는지라, 생각 끝에 그 술잔을 두들겨 사발만큼 크게 만들어 하루에 한 잔씩만 마셨다고 한다.
그런 그이기에 권주가 장진주사(將進酒辭)라는 시를 남겼다. 그 쓸쓸함으로 인해 술이 당기지 않을 수 없는 시다. 단언하건대 이 시는 술을 읊은 시 중에서 한국 최고의 안주거리이다.
送元二使安西 (송원이사안서)
渭城朝雨 泥輕塵 (위성조우 읍경진) 위성의 아침 비는 대지를 촉촉히 적셨는데 客舍靑靑 柳色新 (객사청청 유색신) 객사의 버들은 그 빛이 더하구나 勸君更進 一杯酒 (권군갱진 일배주) 그대에게 다시 권하노니 이 술 한 잔 들게나 西出陽關 無故人 (서출양관 무고인) 서쪽 양관으로 가면 술 권할 친구도 없을 것을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 699?~759)도 꽤 괜찮은 권주가인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라는 시를 남겼다. 지방 오지로 가면 술 권할 사람도 없으니 지금 한 잔 하라는 협박에 가까운 시 이지만, 그 운치가 제법 쏠쏠하다.
山中對酌 (산중대작)
兩人對酌 山花開 (양인대작 산화개) 둘이서 마시노라니 산에는 꽃이 피네 一杯一杯 復一杯 (일배일배 부일배) 한 잔 먹세, 또 한 잔 먹세 그려 我醉欲眠 卿且去 (아취욕면 경차거) 나는 취해 이만 자려니, 자네는 갔다가 明朝有意 抱琴來 (명조유의 포금래) 내일 술 생각나면 거문고 품고 찾아오게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 701 - 762)의 ‘산중대작(山中對酌)’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친구하고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다가 잠이 오니 잠을 자려고 한다. 다음날 또 술 생각나면 다시 한 잔 하러 오라는 이백 시인의 말씀인데, 술꾼으로서의 여유와 품위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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