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및 제약 기술의 발달로 이제 100세까지 살 수 있는 시대다.
TV에서는 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인간의 소화기관뿐 아니라 근골격계·근신경계·내분비계·생식계 등
다루는 콘텐트도 다양하다.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너무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건강관리 방법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것 보다는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향상시키는 지혜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질병예방관리본부와 세계보건기구의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6년간
다양한 질환들의 발생률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유독 근골격계 질환만이 두 배로 늘어났다.
이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은 사고(trauma)를 통해서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요인들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기인한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 중 한 명인
블라드미르 얀다(Vladmir Janda)는 고도산업화된 사회 속에서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업무환경이 대부분 앉아서 일하는 환경으로 바뀌게
되면서 움직임과 근육의 불기능이 일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불기능 현상을 전문용어로
‘움직임 기능부전(Movement Dysfunction)’과
‘근육 불균형(Muscle Imbalance)’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현재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근골격계의 질환들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인들의 움직임 기능부전 및
근육 불균형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첫 번째 원인을 꼽자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생리학적 근육 감소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생리학적 변화를 전문용어로 ‘근육감소증(Sarcopenia)’이라고 한다.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30세가 넘어서면서부터
10년 단위로 3%에서 8% 정도 근육이 손실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은 통계치는 아주 기본적인 신체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포함하고 있는 수치이며 자연적인 노화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활동의 수준 역시 근육 감소에 영향을 주게 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신체활동을 2주 정도만 하지 않아도 젊은 사람의 경우 평균 485g 정도,
노인들의 경우 250g 정도 근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쪽 다리에 움직이지 못하게 교정기를 채워 놓으니 정상적으로 사용한
다른 쪽 다리에 비해 근육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젊은이들의 근육 감소의 규모가 노인들에 비해
두 배나 더 일어난 것도 특이하다.
젊을 때부터 체계적인 근육 감소 방지 운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직장인들 앉아 있는 시간 계속 길어져현대 직장인들은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계속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일상 생활에서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다. 그만큼 근육이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 코펜하겐대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근육 감소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이 연구에서 또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2주간 움직이지 못하게 했던 참가자들에게 측정이 끝난 뒤
다시 고정식 자전거로 일주일에 4회씩 4주간 운동을 시켰는데도
손실된 근육의 양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을 이끈 그램 박사는 이 부분과 관련해 에어로빅,
즉 유산소성 운동도 효과가 있지만 손실한 근육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저항성 운동,
즉 부하를 사용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근육을 잃기는 쉬워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3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연구의 결론에서 강조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10년마다 3~8%의 근육이 계속 감소하면,
근력과 힘을 짧은 시간에 몰아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인
파워(Power)의 감소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균형감각(balance)을 잃게 돼 낙상의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70세 이하에서 근육감소증이 나타난 사람의 비율이
20% 정도이고 80세 이상의 경우 50%가 넘는 사람들이
근육감소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수 낮을수록 사망 확률 높아져그렇다면 나의 근력상태는 어떤 상태일까.
상체의 근육 기능도 중요하지만 하지의 근육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보행이나 균형 유지, 계단을 오르내리기,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 등
일상생활에서 요구되는 많은 기능들을 수행할 때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각자의 하지 근력상태를 평가해 볼 수 있다.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을 하는 이 테스트는
‘장수 테스트(Longevity Test)’로도 알려져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먼저 신발을 벗고 편한 옷을 입은 상태로
발을 교차해서 선다(사진1).
이 상태에서 천천히 바닥에 앉는데 이때 손이나 팔꿈치 등 상체를
사용하지 않고 발과 엉덩이만을 사용해서 앉는다(사진 2, 3, 4).
만약 발과 엉덩이만을 사용해서 앉기에 성공했다면 5점을 얻게 된다.
그리고 다시 발과 엉덩이만을 사용해서 일어서는 동작에 성공한다면
추가로 5점을 더 얻어 총점 10점이 된다(사진 1, 2, 3, 4의 역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수행할 때 앉는 동작에서
손·팔·무릎 등으로 바닥을 짚게 되면 각각 1점씩의 감점을 받게 된다.
동작 중 균형을 잃고 흔들거리게 될 때마다 0.5점씩 감점한다(위 사진).
이 테스트를 고안한 브라질의 클라우디오 박사는 그의 연구에서
이 장수테스트의 점수를 사망을 예견하는 지표로 사용해
그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최종 점수가 8∼10점이면 건강 상태가 좋은 것이고, 6∼7.5점은 양호한 상태,
3.5∼5.5점 사이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상태다.
3.5∼5.5점인 사람은 6점 이상을 받은 사람보다
6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배 이상 높고,
3점 이하의 점수를 받은 사람은 6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8점 이상인 사람보다 5배 이상 높다고 보고했다.
물론 하나의 연구에 불과하지만 이 통계치에는
의미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테스트에서 근력뿐 아니라 유연성·균형감각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노년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근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잘 보여 준다.
보행·런닝·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이 효과가 있다지만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부하운동을 통해 근육의
감소를 줄이고 근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잘 준비하면 100세 시대는 축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40대, 50대부터 근골격계의 만성질환에 노출된다면
축복이 아닌 악몽이 될 수도 있다.
그램 박사의 연구에서처럼 근육은 잃기는 쉬워도
다시 되찾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수고가 필요하다.
운동 전문가들은 하루에 약 10분의 근력운동으로도
근육 감소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한다.
전 국민이 근력을 잘 유지해 축복스러운
100세 시대를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