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0대 환자가 위와 같은 내용의 문진표를 들고 왔다. 아무 이상 없이 깨끗했다. “매우 건강하시네요. 평소 꾸준히 드시는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이 혹시 있으신가요”라고 묻자, 환자는 “예,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매일 한 알씩 먹는 약을 빼고는 없어요”라고 답했다.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왜 이상지질혈증에 표시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묻자, 환자는 이렇게 말했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일 뿐 이상지질혈증은 아니에요” 의사로서 필자는 당황스러웠지만, 진료실에 찾아와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매우 큰 문제다.
▲ 진단표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그리고 이상지질혈증
혈관 속에 ‘콜레스테롤’이라고 말하는 지방이 쌓이면 혈관이 점점 좁아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생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콜레스테롤이 한 종류가 아니라는 점이다.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이 있고, 반대로 좋은 역할을 하는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도 있다. 결과지에 ‘트리글리세라이드’라고 써 있는 중성지방도 여기에 속한다. 즉 LDL-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을 모두 합한 수치가 총콜레스테롤인 것이다.
▲ 콜레스테롤 수치
과거에는 이 종류를 세분화하지 않아서 무조건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고지혈증 또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H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은 건강에 좋은 지표인데, 고지혈증이라고 함께 규정할 수 없다고 인식되면서, 이를 ‘이상(異常)지질혈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너무 낮은 HDL-콜레스테롤, 너무 높은 LDL-콜레스테롤, 높은 중성지방 등을 모두 포함해 ‘정상 범위를 벗어난 이상 수치’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므로 건강검진 결과서를 볼 때는 총콜레스테롤 수치만 봐서는 안 된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이라고 해도 H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라면 이상지질혈증이라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자. 오른쪽 표의 사람은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로, 총콜레스테롤 수치만 보면 정상이다. 하지만 각 세부 분야를 뜯어 보면 HDL-콜레스테롤이 정상범위(40mg/dL 이상)에 못 미치는 수치다. 따라서, 이 사람은 이상지질혈증이라고 볼 수 있다.
▲ 안지현
안지현
중앙대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대한사회복지회 한서병원 원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노인의학회 학술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다수의 TV 프로그램과 언론매체 등에 고정칼럼을 연재했다.《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10여 편 도서 집필, 번역, 감수.
첫댓글 운동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안떨어져요
운동 매일 1시간
에뜨랑제님 건강정보 잘 읽었습니다
스크랩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