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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째 삽니까? 소 이야기-옮겨온 글
소눈 추천 0 조회 201 08.09.23 16:27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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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9.23 16:53

    첫댓글 아아, 이 글 쓴 분 보고 잡다.

  • 08.09.24 09:28

    나도 보고잡다! 지난번에 옮겨온 글 보고도 아아 밀얄 비얄 사람 맞네 싶더니만. 진짜로 이 사람 (내 보다는 쪼께이 어릴 것 같아서) 도 밀양 놈 맞네. 한번 보고 잡다. 내 자라던 그 집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 같아. 우리 앞집에 안장실 할매가 사셨는데, 앞이 안 보여서 맨날 내가 손잡고 우리집에 모시고 왔는데. 우리 할매는 중풍 때문에 문밖 출입을 못했거든. 그래 우리 할매하고 말동무 하라고 아침 먹고 모시고 와서 저녁 때 즘에 모셔ㅏ 드리고 그랬지. 우예 그것도 그래 똑같노?

  • 08.09.24 12:41

    읽다 보이 나도 할말이 태산이네 바이트제한되는 댓글로는 안되겠다. 휘영청 보름달을 보며 둘째 오빠랑 짝을 지어 소여물 치다가 노래를 부른다. "하늘에는 달도 밝고.." 갑자기 오빠의 비명,지금도 오빠손에 깊은훙터를 볼때마다 여물치던때가 생각난다. 여물치는 것은 작두 밟는 사람보다 여물 미기기가 더 요령이 있어야 되거등. 아이고 아찔해라. 나는 소죽끓이면서 라디오를 들었는데 그때 들었던 태권동자 마루치아라치 노래는 지금도 끝까지 불러지네. 씨익 웃음이 나온다. 그림이 떠오르네

  • 08.09.24 12:52

    소죽솥에 불을 다 때고 나서 남은 불을 헤집어 고구마 꿉을라마 우리아부지는 "또 호작질하제? 그라이 방이 식어서 새북되마 춥단말이다." 하신다. 땔감을 아껴야 되이 굼불 지펴넣기도 만만한 일이 아이었을끼다. 또 울 아부지가 엄마한테 뭔가를 잘 못한 일이 있을때에는 언제나 꼭두새벽에 일어나 소죽을 끓여 놨더래요(화투치고 밤샘하고 온날)

  • 작성자 08.09.25 10:08

    역시 밀양 촌놈들 반응이 격렬하네. 밀양중학교 국어선생인데 아마 야야보다 나이가 몇 살 많을 거요. 참고로 글쓴이가 소이야기를 마치면서 써놓은 후기 한 부분을 옮겨봅니다.

  • 작성자 08.09.25 10:07

    이 세상을 사는 동안 제가 만난 가장 큰 행운은, 담벼락 구멍에 사라져 가는 뱀꼬리 조금 구경하듯 수만 년 동안 이어져온 장구한 농경시대 그 마지막 삶의 모습을 언뜻 지켜보았다는 것입니다. 논밭이 있고, 마을마다 백로떼같은 사람들이 있고, 사람과 함께 뒤섞여 일하고 노는 소와 강아지와 닭이 있고, 고운 흙이 깔린 골목길이 있고, 깊고 찬 두레박 우물이 있던 그 시골 마을에서 말입니다. 그때는 궁벽한 우리 집과 동네가 무척 부끄러웠지만, 되돌아보니 저에게는 엄청난 축복이고 행운이었습니다.

  • 작성자 08.09.25 10:07

    이 세상을 마저 살아내지 못한 제가 지금껏 만난 가장 큰 불행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모조리 등짝에 바코드를 붙여 버리는 이 고약한 물신의 시대와 맞닥뜨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애틋하게 지난 이야기를 기억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것은 한바탕 꿈이었을지도 모르지요. 희미한 꿈 이야기가 잊혀지기 전에 엇비슷한 꿈을 꾼 사람들 앞에서 넋두리라도 늘어놓고 싶었습니다. 함께 하다보면 이 비정한 시절도 결국은 뛰어넘을 수 있겠지요. 그 때 그 지독하던 가난도 다함께 어루만지고 보듬으면서 이겨냈듯이요

  • 08.09.25 10:44

    두바이 사람 누군가가 "내 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다녔고 나는 자동차를, 아들은 비행기를 그러나 이제 내 손자의 손자들은 다시 낙타를 타고 다닐것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랑랑별처럼 우리의 미래가 과거처럼 살아야할 날이 다시오기를 차라리 기다립니다.

  • 08.09.25 16:50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들이 이렇게도 그립다니 참 신기합니다.

  • 08.09.30 15:40

    '영보네 할매는 앞을 보지 못합니다. 귀가 어두운 울할매와 나란히 앉아 있으면 비로소 눈과 귀가 다 갖추어집니다.' 이 대목에서 아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들은 이야기 또 듣고 같은 대목에서 손뼉치고 웃어주고 눈물 훔쳐주는 따뜻한 사람이 따뜻한 방에 둘러 앉아 컴퓨터를 너머 우리까지 따뜻하게 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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