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밴쿠버에서도 요즘은 한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Coquitlam)에 있는 영화관(Silver City)에서는 한국영화를 자주 상영한다.
광복절 다음날인 어제 16(화요일) 일에 이 영화관에서는 "부산행(Train to Busan)" 과 "인천상륙작전" 두 영화가 상영중이다.
아내는 부산행을 보자고 했는데 시간이 않맞아 인천상륙작전을 보게 되였다.
인터넽으로 본 한국신문들에서 이 영화에 관한 여러가지 상반된 평들을 읽었던 차라 이 영화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 머리속에서는 국민학교 3학년으로 6.25 때 피란을 못가서 3개월간 서울에 머물다 9.28 수복을 격은 광경들이 생생하게 떠 올랐다.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5일이고 그후 13일후에 서울탈환이 시작된 것이였다. 이 13일간 종종 내가 들은 이야기는 곧 미군들이 서울로 진격해 올 것이라는 거다. 그래서 아현동에 살던 나는 마포대로(서대문에서 마포로 가는 큰길)에 자주 나가 놀았었는데 마포대로를 따라 여러군데 도로 양측에 마포나루에서 진격해 오는 미군을 막기위해 인민군들이 모래푸대로 방어진지를 쌓아 놓았다. 한마디로 시가전 준비를 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밤 탱크포 소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펑하는 쏘는 소리와 쓔웅하는 포탄 나르는 소리 그리고 꽝하고 포탄 터지는 소리를 모두 들을수 있었다. 너무나 무서워 우리 가족들은 마루 바닥아래 에 있는 방공호속으로 들어가 잠도 못자고 부들부들 떨며 기도만 드렸다. 포탄 터지는 소리가 아주 가까이 들려서 우리집이 맞은줄 알았다. 날이 밝자 포탄소리는 멎엊고 날은 화창하게 개였다. 나가보니 우리집 바로 뒤 언덕위에 있는 집의 반토막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곤 오후쯤 만리동 고개쪽에서 우리집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서 군화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문틈으로 내다 보니 바로 총을 들고 내려오는 긴 부대의 미군들이였다. 이들이 마포대로 쪽으로 다 내려간 다음 마포대로 옆을 따라 있었던 개천에서 기관총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가서 가까이 가보니 개천으로 나오는 하수구를 향해 쏘아대는 것이였다. 아마도 인민군들이 하수구로 달아났던 것 같았다. 잠잠해 진후 우리는 전투현장에서 탄피줏기에 바빴다. 당시 탄피들은 아이들의 좋은 장난감이였는데 그중에서도 커다란 기관총 탄피는 무거워 소총 탄피를 던져서 따먹기에 좋아서 인기가 있었다. 총성이 멋고 잠잠해 진후 마포대로로 나가봤다. 그때 마포대로 도로변에 미군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민군들이 쌓아 놓았던 방어진지들은 써먹지를 못해서 전혀 파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다음날 친구들과 아현국민학교쪽으로 놀러 나갔었다. 바로 학교 앞 마포대로에 인민군 탱크가 Chain 이 끊기고 부서져 있었다. 그러고 포신이 우리동네 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때야 비로서 엊그제 밤 탱크포 소리가 바로 이거였구나 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탱크 안팍으로 들락거리며 한참을 놀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철없는 짓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밤새도록 탱크포탄 세례를 받았던 애들이 다음날 전투현장에서 탄피를 줏지 않나 시가전이 끝난 바로 직후 부서진 탱크에서 놀지를 않나.....그 다음날인가 집을떠나 아현교회 옆의 서울신학교 건물에 숨어 계셨던 아버님이 집으로 돌아 오셨다.
6.25 전쟁을 생생하게 경험한 나에게 이 영화는 많은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영화에서도 나오듯이 인천상륙작전의 성공확률은 5,000 분의 1 이였다고 한다. 만일 이 상륙작전이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우리는 어떻게 되였을까 라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쳤다. 우리는 김씨왕조 밑에서 갖은 고난을 다 겼었을것 아닌가 ? 그래서 맥아더 장군에게 그리고 미국에 감사하지 않을수 없다. 아마도 지금 국내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준동하는 종북좌파들도 지금 당장 북괴치하에 가서 살라고 하면 짐싸들고 갈 인간들이 몇이나 될까 ? 이 영화에서 처럼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 라며 다 같이 잘살게 해주는 공산주의가 뭐가 나쁘냐 ? 라고 떠들던 인민군 사령관이 아직 살아 있다면 지금도 그런 헛소리를 할수 있을까?
지난 2월 아내의 고교때 친했던 친구 네쌍이 Florida Orlando 에서 만나 Disney World 를 구경했다. 다 구경하고 나와 뻐스를 기다리는데서 "Korean War Veteran" 이라는 문구가 있는 운동모자를 쓴 휠춰어를 탄 노인을 만났다. 그래서 경례를 하고 나는 한국사람인데 6.25 때 8살 이였으며 바로 당신 때문에 이렇게 살아 있다고 하며 감사표시를 했다. 그때 이 노인은 "맥아더가 그때 중국을 원자폭탄으로 공격했어야 했다." 고 단호히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노인이야말로 한국의 6, 70년 후를 내다보고 우리를 위해 한 소리였다.
중국 본토 공격 시나리오는 트루만 대통령이 맥아더의 대통령 출마 의도로 착각하고 막았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진 것이다.
만일 맥아더가 그 당시 중국을 공격했었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여 있을까 ?
첫댓글 미국에서 원폭을 했다면 고구려의 옛영토를 되찾아
한반도 지도가 바뀌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나도 와이프와 같이 두 영화를 다 보았습니다.
극장에 가보니 이 영화에 대한 우리국민들의 세대차가 정말 확연히 드러납디다. 상영을 기다리는 관객중 곰팡이 기미낀 족속은 인천으로 가고 팝콘에 아이스커피로 낄낄대는 것들은 모두 부산행을 타더군.
이러다간 언젠가는 인천상류작전도 허구라는 주장이 나올지도 모를 일.
남침은 북침으로, 육이오 사변은 한국 전쟁으로, 우리나라 통일의 절호의 기회를 앗아간 중공은 미국보다 더 가까운 이웃으로 대접받고.....
하긴 요즘 세상은 내용물보다 포장지가 더 비싼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그 당시 상황으로 볼때 미국이 중국본토를 공격했다면 지금과 같은 귀찮은 문제들을 사전에 막을수 있었을 겁니다. 장개석이 밀려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문화혁명도 없었을 것이고 남중국해 문제도 고개를 들지 못할겁니다.
오늘 신문을 보니 이북 조평통 애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모르지만 "북한 사회실상을 왜곡. 날조" 했다고 발끈 했답니다. 반면에 남한의 탈북자들은 인천지구 사령관 림계진의 역을 한 이범수가 니북의 군간부들의 평소의 행동을 아주 똑같이 정확하게 연기했다고 감탄을 했답니다. 그러면서 이 영화의 주연은 단연 이범수라고 했다나요 ?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