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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코모호수 근처 대저택의 여주인 크리스틴(마리 벨)은 40대의 미망인이다. 남편을 잃었는데, 사랑하는 아이도 가까운 친구도 없다. 어느날 서재를 뒤지다가 오래 전에 잊고 있던 옛날 수첩을 발견한다. 그녀가 17살 무렵 난생 처음 무도회에 갔다가 느낀 특별한 기쁨과 춤을 춘 파트너들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허무하게 산다고 생각한 그녀는 이에 강한 흥미를 느끼고 그 수첩을 들고 20여년 전의 파트너들을 찾아나선다.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때를 기억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진 것이다. 일주일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하는 제랄의 모습을 꼭 닮은 아들 젝을 데리고 무도회에 가서 같이 춤을 추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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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추억의 명화로 떠올린 첫 작품이다.
두산백과에서는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첫 상영된 것은 1938년이라고 하나
그 때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으니 내가 본 것은 20대 초반으로 휴전이후
수입한 것을 개봉한 뒤에 몇차례 상영한 뒤에 대구에서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명감독 쥬리앙 듀비비에의 전성기의 작품으로 '망향- Pépé le Moko (1937)'에
이어 개봉된 것으로 두 작품이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세상이 좋아져 인터넷 검색하니 스틸 사진을 비롯하여 줄거리까지 찾아서
이렇게 편집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소위 1930년대에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하였던 페시미즘의 미학을
잘 나타난 작품으로 인생의 허무, 무상함을 낭만적인 시각으로 잘 표현하여
당시의 인텔리계층 펜들의 공감을 자아낸 작품이다. 게다가 당대의 불란서 명우들이
총출동하다시피한 호화케스트는 등장하는 인물 마다 보는 재미를 더 했다.
당대의 명우 루이 쥬베를 비롯하여 피엘 브란샬, 페르난데르 등 남우와 마리 벨,
프랑소아즈 로제 같은 대여배우가 출연하여 등장 장면 마다 명연기를 펼친다.
여러 장면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으나 마지막에 나오는 제라르는 그녀를 사모하여
바로 옆 집에 와서 살았는데도 생시에는 모르고 지나다가 뒤늦게 알고 그의 아들과
같이 무도회에 가서 춤을 추는 라스트 신은 듀비비에 페시미즘의 극치라고 생각된다.
쥬리앙 듀비비에는 많은 작품을 내놨지만 내가 본 것은 '망향'과 `나의 청춘 마리안느'
( Marianne de ma jeunesse ,1955) 등 3편이 전부인데 그 중에도 이 '무도회의 수첩'이
가장 깊이 뇌리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