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7년이 흘렀습니다.
제나이 이제 겨우 31살...
시간은 참으로 빠른가 봅니다.
어린 소녀시절 엄마 없이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까?
막막하기만 했는데........
그래도 이 세상에 살아 있다는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엄마는 10년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아빠와 결혼을 했습니다.
시집오니 아무것도 없고
숟가락, 냄비, 요강이 전부 였다고 합니다.
고된 생활이기에 늘 지쳐 있었고...
그래도 남편의 사랑으로
힘이 든것도 모르고 살았답니다.
그리고 아들넷, 딸 하나를 낳았지요.
막내 딸이 초등학교 1학년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한 집안의 기둥이였던 남편이 죽고나니
그 심정이야 말로 할수 없었겠지요.
어린 자식들과 먹고 살아가려니...
엄마는 강해야만 했었나봅니다.
힘이들땐, 아니, 배가 고파서 였을까요...
일은 힘이들고... 몸은 지치고..
어느 자식하나 엄마 마음은 몰라주고
속만 썩이고 그래서 일까요...
저녁때가 되면 늘 술을 드시고 들어 오셨습니다.
엄만 막노동을 하셨거든요.
술을 드시면 꼭 눈물을 흘리셨죠.
" 너희 아버지 따라 가겠다고"
근데 저는 왜 그리도 그 말이 듣기 싫은지...
아니, 그 말보단 엄마가 술을 드신다는
그 자체가 이웃이나, 친구들 나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더 해서 였을 겁니다.
그래서 나는 자모회라든가 학교 행사때는
작고 아주 초라한 엄마가 오는 것이
너무 싫어서 아예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의 엄마가 부러웠습니다.
젊고 세련되어 보여서 우리 엄마와는
아주 다르게 보였으니까요.
엄마의 술은 점점 더 늘어만 같습니다.
울고 불고 하는 횟수도 늘어만 같지요.
저는 그 때 이런 결심을 했습니다.
절대, 난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이결심은 아직도 지키고 있지만....
근데, 이상한건 저는 꼭 소풍, 운동회,
여러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엄마가 용돈을 주시면 다른건 사가지 않아도
엄마를 위해 막걸리 한병은
꼭 사가지고 갔으니깐요..
술을 드시는 모습이 싫었지만 꼭 사가야 한다고..
그래야 제일 기뻐 한다고 생각 했으니...
너무 철이 없어서 일까요?
마흔의 나이에 막내 딸을 낳아서
그딸이 기특해서 였는지...
술 한병으로 동네 잔치를 벌렸으니...
늘 동네 분들에게 대접을 할때면
우리 딸이 사왔다고 자랑을 하시면서 드셨지요.
사랑이 그리워서 일까요 혼자 있기를 싫어하고,
맨 정신으론 잠을 자는 것 조차도 두려워 했고,
때론 맨 정신일때는 저를
꼭 아주 꼭 안고 주무셨습니다.
몇년 못되어 엄마는 돌아가셨습니다.
술을 드시면 꼭 하셨던 말 중에서
이런 말이 생각이 나는 군요....
" 다른 놈은 걱정이 안되는데...
우리 막내 딸을 두고 가야 한다는 것이
아쉽다고 그래서 내가 눈을 못 감겠다고"
중풍으로 쓰러지신지
24시간 만에 돌아 가셨습니다.
돌아 가실때도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의 손을 꼭 잡고 돌아 가셨습니다.
숨을 거둘 때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나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그만 돌아가셨지요...
제나이 13살...
하늘이 무너 지는 것 같이 캄캄했지요...
삼오가 지나고 다들 돌아 간 다음의 적막감이란 ...
말할수 없는 슬픔과
아픔이 모든것이 절망이 였는데....
그래도 살아 있으니 이렇게 세월은 흘렀습니다.
이렇게 비가 올때면 산너머 계신
엄마가 추워하겠지...라는 생각도 했는데...
마음이 강팍한 탓일까요.....
무덤덤해지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몇년 못 살고
돌아 가실줄 알았다면
좋아 하시는 술이라도 잔뜩 사다드리고
짜증 내지 않고 마음 편히 해드렸으면...
후회는 덜할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자식을 키워보니 엄마가 더 그립네요..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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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두 같은 처지에 동감을 합니다~불효자식이라는.....점이 그래도 힘을 내어 살아야겠죠~힘내세요
부모님은 오래 사셔야하는데 힘드셨겠습니다 딸들은 보호가 필요하니 더그러하지요 ㅡ누구의 보호하에 잘자랐다고 글올려주셨으면 좋았을걸 생각드내요 ㅡ포근한 가정잘꾸려나가시고 행복하세요 ㅡ
아...남의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저의 엄마도 돌아가실 때 저에게 우리 막내딸 때문에 어찌 눈을 감을까? 하셨습니다. 제 나이 11살 때 였지요. 이야기의 주인공보다 더 어렸을 때였지요..비가 많이 내리던 날 돌아가셨는데..그 때문인지 비만 오면...저는 우울해집니다..가슴속에 슬픔이 잠재해 있다 비만 오면 슬그머니 고개를 드나 봅니다.
울엄마 생각이 나네요 80넘으신 엄마가 지금도 전화하면 울막내공주하시는데 불효여식 전화도 제대로 못드리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좀더 자주 전화라도 드려야겠네요 울엄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해요 사랑해요
외로운 인생을 살으시다 돌아가신 어머니...그 가슴속에 묶었던 고뇌는 아무도 모를거예요..
그 술을 드실때 무슨 생각을 하셨겠어요..그걸 생각하면 따님도 많이 아프실것 같아요
엄마라는 단어는 그 자체가 뭉클한데...그래도 어머님은 훌륭한 따님을 두셨네요..
좋았던 생각으로 마음 바꾸고 기운내세요...
엄마라는 단어가 정말 그립습니다. 이제는 불러도 대답없는 메아리로 돌아와, 나의 마음을 울립니다. 보고싶은 우리엄마가 생각나네요,
엄마를 얼은 땅속에 모시고 돌아와 비가와도 눈이와도 눈물만 나고...잔디하나없는 그곳에 홀로계신 엄마에게 늘 죄인이였는데 어느덧 엄마의 무덤가에는 진달래 목련 사철 푸른 나무가 함께하고 있답니다. 그런데도 늘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움에 울컥 눈물이 솟는건 불효 자체였던 못난 저때문이겠지요. 오늘도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님들이 부럽습니다.
우리에 엄마는 거의 그런삶을 살으셧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