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뜻은 어디에?
네팔다일공동체 개원을 위해 카투만두를 다녀왔습니다.
미리 파송되어 도시 빈민을 잘 섬기고 있는
팀세나 부먼 부부와 서경석 목사님과
함께 간 다일 봉사단들과
일주일 동안 네팔의 빈민촌을 구석구석 둘러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너무나 처참하게 살아가는 네팔 빈민들의 참상을 바라보며
우리 모두 소리 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죽어가는 세 살 짜리 소녀를 보고 엉엉 우는 봉사단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 우리를 보내신 이유를
하루하루마다 조금씩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들어야 할 음성 듣게 해 주시고
꼭 보아야 할 것 보게 해 주시고
이번 기회에 깨달아야 할 것 깨닫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너무나 가슴이 아픈 소식을 접해야 했습니다.
설곡산 다일공동체 주방을 맡고 있는 허남일 형제님이
눈이 녹지 않은 설곡산 언덕길을 올라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오늘 당장 부러진 코뼈를
봉합하는 수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황당한 일은
다일공동체 가족들의 영혼의 안식처요
수많은 벗님들의 웃음과 눈물이 배어있는 마음의 고향
묵안리 다일수련원 건물이 불에 타서 건물 모두가 전소했다는 것입니다.
네팔에 있을 때, 다일공동체 가족이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너무나 상심어린 목소리로 주방에 불이 나서 벽이 그을렸다고만 했습니다.
그때만해도 조금 보수 공사를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놀란 가족들을
위로하려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네팔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동안
불씨가 다 꺼진 줄 알고 소방관들이 철수한 뒤에
다시 강한 바람이 불었고 불씨가 번져서 건물 전체가 다 타버렸다는 것입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소식을 접한 저는 너무도 가슴이
아프고 상하여 잠이 올 것 같지 않아서
그대로 인천 공항에서 가평군 설악면 묵안리로 향했습니다.
새벽 4시가 되어서야 도착한 묵안리 사고 현장은 그야말로
처참했습니다.
다일공동체가 이 땅에 세워진 후에 가장 처음으로
우리의 눈물과 땀으로 세운 집.
오늘의 104기까지 다일영성생활수련이 이어질 수 있도록,
그 아름다운 밀알이 되었던 장소가 다 타버린 잿덩이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취하실 분도 하나님이심을 믿고
늘 위로하고 상처 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저이지만
이렇게 어이없이 불씨를 남겨두고 철수한 소방관들 때문에
모든 것이 송두리째 사라진 것이 너무도 억울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쉽게 진정이 되질 않았습니다.
살아오면서 직접 당한 화재의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TV에서 화재를 당해 망연자실한 채 눈물만 흘리던
상한 이웃들의 마음이 너무도 잘 전달되고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슴을 쓸어내리다 보니
어느 새 새벽예배를 드릴 시간이 되어 덕소 강변의 다일교회로 향했습니다.
다일교회에 도착해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네팔에서 보았던 마누하르 강이 생각났습니다.
집 한 채 없어 거적떼기를 깔고 맨 땅에서 지내는 수많은
인도난민들과 네팔의 가난한 이웃들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집 한 채가 타서 슬퍼하고 애통하지만
네팔에는 탈 집 한 채도 없고 집은 커녕 누울 방 한 칸도 없는
우리 이웃들이 그렇게도 많은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억울한 마음을 가진 것이
저의 교만이요 허물이란 뉘우침이 들었습니다.
내가 억울하다고 내 마음이 너무도 아프다고
불을 제대로 끄지 않았다고 여겨지는 소방관들에게
두 번째의 화재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고 묻고 싶은 우리 공동체 가족들에게,
잠시나마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던 제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너무도 부끄러웠고 송구스러웠습니다.
지금 다일공동체 가족들 모두가 매우 큰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날마다 이 행복편지를 읽으시는 여러분들이
저희 가족들을 위해 중보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자신이 쓰고 입는 옷 한 벌도 건지지 못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물품,
하나도 네팔로 가져갈 것도 없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서경석 목사님 부부와
어린 현중이를 위해서... 이 와중에 모든 것을 다 태우고
또 교통사고로 수술 받아 병상에 누운 허남일 형제를 위해서...
놀란 가슴 쓸어 안고 주님의 뜻을 찾으며
원망 없이, 탓 없이 주님만 바라보길 원하는 우리 다일가족들을 위해서...
이번에는 여러분들이 우리들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이러한 일들이
무슨 뜻인지? 우리 하나님께 묻고 또 묻고 있습니다.
주여, 이 고통의 시간에
저희들을 만나 주시고,
슬픔 가운데 있는 다일공동체 가족들의 마음에
큰 위로와 평화를 내려 주소서.
그리하여, 주님의 뜻을 깨닫게 하시고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북극성 최일도 목사 드림
<최일도의 행복편지 중에서-1월 19일 편지입니다.>
지난 1월 17일 다일영성수련 1기에서 63기까지 영적우주여행 우주선 역할을 했던 묵안리 다일영성수련원 건물이
화재로 전소 되었습니다.
벗님들의 눈물과 땀으로 가득한 추억을 가지고 있던 묵안리 다일영성수련원은 이제 사진으로만 볼수 있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다일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수 없지만 고난너머의 주님 뜻을 바라보며, 함께 아파하시는 벗님들의 사랑으로
마음 가운데 맑은 물을 가득 부어 다시금 일어서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축복합니다.
첫댓글 지난 19일 행복편지와 이 소식을 전해들으신 벗님들께서 다시금 묵안리 다일수련원과 다일 평화의 마을을 돕고자 많은 정성을 모아 주셨습니다. 다일교회 성도님들과 나눔님과 섬김님 가정, 이동문 장로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현재 묵안리 다일평화의 마을에 전화하시고자 하는 분은 010-3582-9312로 전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후원하시고자 연락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자리를 통해 후원창구를 알려드립니다. 전화 010-3582-9312 후원계좌 농협 031-01-423594 예금주 다일공동체
아니 이게 무슨 소식인가요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묵안리 평화의 집이...빠른 회복을 기도합니다...
기도드릴께요...그리고 힘을 빨리 키울께요,..
마음이 아픔니다 한편 화재시 인명 피해가 없는것 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합니다
마음의 고향 이었는데... 그래도 그 대지위에 꽃피울 주님의 소망이 .. 영원히 감사하고 사랑하고 또 감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