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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를 즐기기 위한)
둘째마당 ― 한문을 읽자 셋째마당 ― 한시를 읊어보자
첫째마당 ― 한자를 외우자
지금 북반부에서는 한자를 쓰지 않는다. 우리 나라 언어생활에서 한자를 몰라도 특별히 불편한 일은 없으나 한자문화권인 우리 나라는 옛날부터 한자를 써왔기때문에 한자의 지식이 있으면 여러가지 재미있는 정보를 얻을수 있는것도 사실이다. 한시도 한자를 알고 읊으면 두배, 세배 깊숙이 그 멋을 즐길수 있다.
(1) ≪한자≫와 ≪한문≫은 다르다
(2) 한자읽기는 의외로 쉽다 다행히도 한자는 그렇게 외우는 길이 있는것이다. 예를 들어 ≪구리 동(銅)≫자를 보자. 銅자는 ≪동≫이라고 발음한다. 이 銅자의 소리 ≪동≫은 그 한자속에 들어있는 同자와 같은 발음이다. 다시 말해 銅자는 그 속에 있는 同자 소리를 빌려서 ≪동≫이라고 발음을 하는것이다. 銅자에서 同자를 뺀 나머지 金자 부분은 이 한자의 뜻과 관련된다. 구리는 금속이기때문에 쇠금변이 달려있는것이다.
이와 같이 한쪽이 소리를 나타내고 다른 쪽이 뜻을 나타내는 한자 구성원리를 ≪형성(形聲)≫이라고 하는데 한자의 80%는 이 형성에 의해 만들어져있다. 그러니까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그 한자의 어느 부분이 소리를 나타내는지를 알면 그 한자 소리는 대략 추측할수 있는것이다. 銅자의 경우는 同자와 발음이 똑같지만 ≪통 통(筒)≫자처럼 발음이 약간 변형될수도 있지만 ≪동≫과 ≪통≫을 보아도 알수 있듯이 전혀 관련이 없는 소리로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
형성자의 예를 여러가지로 들어보자.
同(동)→桐(동), 銅(동), 洞(동, 통), 筒(통)
이것으로 (한자 뜻은 몰라도) 한자를 읽을수는 있게 된다. 어느쪽이 소리며 어느쪽이 뜻이냐를 가려내는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반적으로 부수가 되여 있는 부분은 뜻을 나타낸다. 삼수변이나 갓머리 등은 뜻을 나타내는것이다. 그러고보니 海(해), 湖(호), 滴 등은 다 물에 관한 한자이고 家(가), 宿(숙), 宅(택) 등은 집에 관한 한자다. 그렇게 생각하면 ≪넓을 호(浩)≫자가 원래 바다나 호수가 넓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는것까지 짐작할수 있다.
(3) 한자 뜻은 한자말을 활용하라
한자를 그저 읽는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뜻은 읽기보다 어려울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옥편을 마구 찾기보다 자기가 알고있는 한자지식을 활용하는것이 더 편하다. 그 지식인즉 평소에 많이 쓰고있는 한자말이다. 물론 이 활용법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자를 읽을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報(보)≫란 한자의 뜻을 알고 싶을 때, 이 報자가 들어있는 한자말을 생각해본다. 그러면 ≪보고(報告)≫란 단어로부터 이 한자가 ≪알리다≫란 뜻을 갖고있는것을 알수 있다. 또 ≪보답(報答)≫이란 단어로부터 ≪대가를 갚다≫란 뜻도 있는것을 알수 있다. 이렇게 한자말을 활용하면 의외로 재미있는 사실을 만날 경우도 있다. ≪보도(報道)≫에서 왜 ≪길 도(道)≫자가 쓰이는지 너무 궁금한데 옥편을 찾아보면 道자의 뜻으로 ≪말하다≫가 있다. 결국 ≪報道≫의 뜻은 ≪알리고 말하다≫인것이다. 이런 발견이 있으면 ≪休道(휴도)≫란 구가 ≪말하기를 멈추다≫라고 알수 있다.
(1) 동사를 찾아라
≪國之語音異乎中國≫란 훈민정음의 서두부분은 ≪異≫가 동사이다. 다른 한자들은 다 명사적이니까 이것밖에 없다고 추측할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앞부분인 ≪國之語音≫이 주어가 되고 ≪乎中國≫이 목적어가 된다(정확히 말하면 목적어는 아니지만 목적어 비슷한것이긴 하다). 따라서 이 글의 뜻은 ≪나라의 말소리가 중국과 다르다≫가 되는것이다.
두보의 시 ≪春望(춘망)≫의 서두 부분 ≪國破山河在≫는 ≪破≫와 ≪在≫가 동사로, ≪國破≫와 ≪山河在≫ 두문장으로 이루어져있다. 둘다 동사앞에 말이 있기때문에 그 말들은 주어가 된다. 뜻은 ≪나라가 격파되였는데 산하는 (그대로) 있다≫이다. 한문에서는 과거형이니 현재형이니 하는것은 없기때문에 ≪國破≫는 ≪나라가 격파되였다≫처럼 알아서 과거형으로 해석한다.
(2) 꾸미는 말은 우리 말과 같이
꾸미는 말은 조선어와 같이 꾸며지는 말의 앞에 오기때문에 문제는 없을것이다. ≪푸른 하늘≫이라고 할 때는 ≪靑空≫이라고 하면 되고 ≪크게 화낸다≫ 할 때는 ≪大怒≫라고 하면 된다. 不(불), 非(비), 莫(막) 등 부정을 나타내는 말은 앞에 온다. 우리가 흔히 쓰는 한자말 ≪불신(不信; 믿지 않음)≫, ≪비정(非情; 정 없음)≫, ≪막론(莫論; 론하지 않음)≫을 생각하면 쉽게 리해된다.
(3) 한문에서 흔히 쓰는 한자를 꼭 외워두자
한문에는 문법적인것을 나타내는 한자가 있는데 흔히 나오는것은 꼭 외워두어야 한다.
是(시) … ① 영어 be동사와 같은 것. ≪我是學生≫은 ≪나는 학생이다≫. ② 가끔 ≪이, 이것≫이란 뜻도 된다. 之(지) … ① 토 "-의" ② 대명사 ≪이, 이것, 여기≫ ③ 한시에서는 ≪가다≫란 동사로서 쓰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요주의. 而(이) … 문장과 문장을 련결하는 접속사로 ≪그리고, 그러나, 그래서≫의 뜻. 론어의 ≪學而時習之≫(배우고 그리고 때마다 이를 익힌다)에도 나온다. 欲(욕) … ≪∼고 싶다≫란 뜻도 있지만 동사앞에 있으면 ≪∼을 것 같다≫란 뜻이 된다. 將(장)도 그런 뜻이 있으니 요주의. 當(당) … 동사앞에서 ≪∼어야 하다≫란 뜻. 우리가 쓰는 한자말중에도 ≪당연(當然)≫이란 말이 있는데 ≪그렇게 되여야 한다≫란 뜻이다. 須(수) … 동사앞에서 ≪꼭 ∼어야 하다≫란 뜻. ≪필수(必須)≫의 須자다. 若(약), 如(여) … ① 문장 첫머리에서는 ≪만약에≫, ② 문중에서는 ≪∼와 같다≫란 뜻. 何(하) … ≪무엇≫ 이외에도 ≪어디, 언제, 왜, 어떤, 어느≫도 나타낸다. 安(안) … 동사앞에 있으면 ≪어찌≫란 뜻이 된다. 요주의. 蓋(개) … 두껑 개자인데 신기하게도 ≪아마 ∼을 것이다≫란 뜻이 된다. 豈(개) … ≪어찌 ∼을까≫란 뜻. 矣(의) … 강조의 뜻 등 어떤 뉘앙스를 가미시키기 위해 문말에 놓는 한자. 焉(언) … ① 동사앞에 있으면 安과 같고 ② 문말에 있으면 矣와 비슷하다. 也(야) … ① 문중에서는 ≪∼이야≫, ② 문말에서는 ≪∼이다≫.
또 한시에서 많이 쓰이는 한자도 외워두면 편리하다. 辭(사) … ≪떠나다≫. 發도 같은 뜻을 나타낸다. 故人(고인) … 죽은 사람이 아니라 ≪동무≫란 뜻. 疑是(의시) … ≪마치 ∼와 같다≫ 리백이 즐겨 쓴 문구다. 蕭蕭(소소) … 쓸쓸한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 兮(혜) … 말소리를 고르는 한자. ≪에헤라≫ 정도로 별뜻은 없다.
사실은 한시는 보통 한문보다 쉽다. 왜냐 하면 귀절이 뚜렷하기때문이다. 오언시는 한구가 다섯자인데 이 다섯자는 2-3으로 나누어지며 칠언시는 한구가 2-2-3으로 나누어진다. 예를 들면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란 구는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로 나누어진다. 이 시는 맹호연(孟浩然)의 유명한 ≪춘효(春曉)≫의 일부분이다.
(예1) 春曉(춘효) 孟浩然(맹호연)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 봄의 잠은 새벽을 못느끼는 정도로
[첫째구] 覺이 동사. 직역을 하면 ≪봄의 잠은 새벽을 느끼지 않는다≫. 직역하면 ≪곳곳에 우는 새를 듣는다≫.
한시를 읽을 때는 압운한 부분에 약간 힘을 주어서 읽으면 압운소리가 뚜렷이 울려서 좋다. 그러니까 ≪춘면불각효오∼, 처처문제조오∼≫처럼 약간 과장될 정도로 힘주는것이 좋다.
(예2) 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 李白(이백)
故人西辭黃鶴樓(고인서사황학루) 동무는 서쪽에서 황학루를 떠나
[제목] 送이 동사이며 그 앞의 黃鶴樓는 장소이니 ≪황학루에서 보낸다≫란 뜻이다. 送 뒤부분이 목적어가 되는데 그중 之가 동사로 있다. 이 之는 ≪가다≫란 뜻이다. 직역하면 ≪맹호연이 광릉으로 감을 황학루에서 보낸다≫가 된다.
어떻습니까? 의외로 쉽지요? 자, 이제 한시의 세계를 만끽하십시오! http://www.nicol.ac.jp/~choes/etc/Nhansi.html 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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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천님 우천님 존경스럽슴다 .한림에는 우째 이리도 봉사 정신이 좋은 분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정말로 한림에 온것이 행복입니다 , 구석구석 아름다운 손길이 분명 심는데로 거두실것입니다 행복하세요 .전 눈이 좀 그래갑니가
죄송해요 갑자기 띵똥 하고 이밤에 누가 벨을 누르기에 말이이어지지 못하고 넘어 가네요 취소도 안되고 .부끄부끄.
많이 배우고 갑니다. 캄사~~~
정말 훌륭하고 고마운 글이며 많이 배웠고 ,약간 사족을 달면 , 맨 마지막 문구 "유간장강천제류"에서 " 볼간"자를 "눈에 들어올간"자로 보아 햬석하여-- 오직 눈에 들어올 뿐이다 라고 의미를 받아들임이 더욱 자연 스러운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감사감사 합니다 한문사랑카페의 발전이 보입니다 목마른사람 목축여주고 배고픈사람 요기시켜주니어찌오지않을수있겠어요 행운입니다 우천님 존경 합니다.
우천님 자료 감사합니다 정말로 맞는 말만 올려져 있네요 우천님 좋은 시간 되십시오.
좋은자료 감사합니다.한가지 아쉬운 점은 물론 인용하신 글이긴 합니다만,국어를 '조선어'로 , 연결을 '련결'로 표현한것은 본래 이글을 작성한 분이 북한에서 오신분이던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표현하셨는가하는 의문이 생기네요~
한문과 한시공부에 많은 도움이되는 중요한 내용이 많습니다...감사드립니다...
예 감사 합니다 많은 도움 이 되었습니다.
한문과 인생 카페의 좋고 깊이 있는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왕초보가 공부 많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조은내용의 글...
공부 잘 하고 갑니다.감사합니다..
다시 읽어 봐도 참 좋은 냉요입니다. 한문과 한시 해석을 위한 문법이 알기 쉽게 해설이 되어 있어 많은 참고가 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쉽게 풀이해주고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공부열심해야 따라가겠네요.
말씀하신대로 공부를 해보니 정말 그렇읍니다.....방법을 터득해 공부를 하니 휠신 능률이 빠른거 같읍니다....감사합니다 선생님....
조금씩 알것 같네요? 감사드림니다.선생님.건강도 챙기세요?
감사 합니다.
좋은 정보네요. ^^
감사합니다 많은 것 배웠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정먈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