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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술이 계속 발전해 나감에 따라 주요한 사항들을 점검하기 위한 정리.
절대적으로 심심해서 써보는 개소리기 때문에 언제 끝날지는 나도 모름.
기본적으로 전술 서적과 축구 전문 사이트, 전문가 블로그, 해외 사이트를 참고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더했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이 많을 수도 있다.
# 용어 정리
(전술의 트렌드가 빠르게 바껴감에 따라 전술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감독, 축구 해설가, 칼럼니스트, 축구 분석가등등 여러 계층에서 수많은 용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떤 용어는 빛을 보지 못하고, 어떤 용어는 생각보다 많이 사용되며, 어떤 용어는 특정 국가에서만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영국 칼럼니스트가 처음 사용한 'false nine'이란 용어는 유로 2012를 통해 이제는 대중적인 용어가 됐다. 스페인 중계진이 처음 사용한 '티키-타카'는 당시에는 굉장히 많이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별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가 되었다. 리누스 미헬스 감독이 '압박 축구'라고 명명한 전술은 '토탈 풋볼'이라는 용어로 더 많이 지칭되는 특이한 경우도 있다. 대체로 현상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용어는 계속적으로 대중에 의해 사용되며, 현상을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 사장되고 만다.
이러한 이유로 이 글에서는 기존 용어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현상을 더 잘 설명한다고 생각하는 새로운 용어도 사용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사용한 용어는 파란색으로 표시하여 구분했다.)
* 공이 열려 있다 or 닫혀 있다. : 정확한 설명은 아니지만 대략 '선수가 공을 전방으로 패스하거나 슈팅하기에 용이한 상태에 있는 것'을 공이 열려있다고 표현하기로 하자.
* 사키즘 : 90년 아리고 사키가 밀란에서 사용한 전술 철학. 높은 위치에서의 컴팩트함과 전방위 프레싱이 핵심. 때문에 존 디펜스를 사용한다.
* 존 디펜스 : 지역방어
* 크루이프이즘 : 요한 크루이프가 주장한 일련의 전술 철학. 패스를 통해 포제션을 유지하는 것이 전술적 색깔이며, 선수는 재능이 있고 볼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야 하며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도록 영리해야 한다.
* 중원형 전술 : 토탈 혁명 이후 공격과 수비에 모두 참여하는 미드필더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미드필더가 활동하는 주요 공간인 중원을 중요시하는 전술. 안티 풋볼을 제외한 대부분의 현대적 전술은 여기에 속한다.
* 포제션 풋볼 : 점유율을 중요시하는 전술. 공격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높은 포제션을 바탕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포제션은 팀의 공격 or 수비적 성향과 경기력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
* 프레싱 알토 : 하이 라인 프레싱, 높은 위치에서 강한 압박을 하는 것. 높은 위치에서 컴팩트함을 유지하여 공을 뺏어오는 사키즘은 프레싱 알토를 높은 수준으로 구사한 전술 철학이라 할 수 있다. 포어 체킹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 포어 체킹 :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 하는 것.
* 프레싱 바소 : 로우 라인 프레싱, 낮은 위치에서 수비를 하는 것. 프레싱 알토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프레싱 바소를 바탕으로 하는 팀도 90분 내내 프레싱 바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포어 체킹을 병행하여 높은 위치에서 공을 탈취하여 좋은 역습 찬스를 만들려고 노력하는게 보통이다. 만약 포어 체킹을 극단적으로 줄인다면 안티 풋볼이 되어버린다. 후방에 공간을 남기지 않는 프레싱 바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탈 존에서 공이 열리는 찬스를 내주지 않는 것이다. 프레싱 알토를 주로 구사하는 경우 포제션을 중요시 하는 경우가 많고, 프레싱 바소를 주로 구사하는 경우 선수비 후역습 형태가 많다.
* 바이탈 존 : 현대 축구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했을 때, 90%의 득점이 이뤄지는 페널티 박스 부근에 생기는 부채꼴 모양으로 형성되는 지역.
* 안티 풋볼 :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한, 때에 따라서 최전방 공격수까지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참여하여 프레싱 바소를 구사하는 축구 전술. 10백이라고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 박스 투 박스 : 우리편 페널티 박스에서 상대편 페널티 박스까지 모든 미드필드 공간을 부지런히 뛰어 다니는 미드필더.
* 전위중원형 전술 : 중원형 전술 중 높은 위치를 주로 활용하는 전술. 즉, 트레콰르티스타에게 플레이 메이킹을 전담시키는 유형의 전술이다.
* 트레콰르티스타 : 이탈리아어로 3/4를 뜻한다. 대략 공격형 미드필더를 의미한다.
* 후위중원형 전술 : 포백 바로 앞 공간을 중요시 하는 전술. 마라도나 라는 천재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를 막기 위해 압박이 생겨났다고 한다. 달리 말해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로 활동하는 포백 바로 앞 공간에서 포백을 보호하는 선수가 필요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보란치를 기용하는 전술이 발전했다. 더블 보란치, 트리 보테까지 생겨나면서 이 공간의 전술적 활용도를 높히기 위해 레지스타 유형의 선수들이 등장했다.
* 보란치 : 디펜시브 하프, 수비형 미드필더.
* 레지스타 : 딮 라이닝 플레이메이커,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선수라고 이해하자.
* 하프 or 하프백 : WM 시스템, MM 시스템에서 가장 낮은 위치의 수비수인 풀백과 함께 수비를 담당하는 중간 위치의 수비수. WM, MM은 축구 전술 역사와 관련되기 때문에 다루지 않는다.
* 센터 하프 : 하프백 중 중앙에 위치하는 선수. 예를 들어 4-3-3에서 각각의 미드필더를 레프트 인사이드 하프백 - 센터 하프 - 라이트 인사이드 하프백으로 지칭하면 된다. 센터 하프의 전술적 역할을 규정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감독에 따라 아주 수비적인 역할을 맡기는가 하면, 전형적인 박스 투 박스 역할, 수비적 역할 + 공격진에 패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기기도 하고, 수비진 전체 조율 + 레지스타 역할을 맡기기도 한다.
* 측위중원형 전술 : 토탈 혁명 이후에 모든 선수가 공격을 하고 모든 선수가 수비를 하는 형태는 축구 전술에 이상적인 지향점이 되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네거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수비 진형 구축과 포지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활발한 역습, 달리 말해 공수 밸런스를 위해 공격을 하더라도 최소 2명 정도는 공격에 참여하지 않고 후방을 지키며, 수비를 하더라도 최소 1명 정도는 수비에 참여하지 않고 공격 진영에 남아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공격수 1명과 수비수 2명은 상황에 관계없이 자신의 위치를 지킨다. 결과적으로 피치를 아웃사이드, 인사이드, 센터로 구분했을 때 위의 3명은 주로 센터와 인사이드에 위치하게 되기 때문에 토탈 풋볼의 기동성을 펼쳐내기에는 측면 공간이 가장 좋다는 말이다. 이러한 토탈 풋볼의 기동성을 바탕으로 측면 공간을 활용하는 전술을 측위중원형 전술이라고 본다.
* 공수 밸런스 : 일반적으로 수비를 할 때 2~3의 선수가 공격 진영에 남아 있고, 7~8명의 선수가 볼 홀더보다 낮은 위치에서 수비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공격을 할 때 볼 홀더의 위쪽으로 4명의 선수가 공격에 가담하여 볼 홀더를 포함한 총 5명의 선수가 공격을 하고, 나머지 5명의 선수가 볼 홀더보다 아래쪽 위치에서 수비에 대비하는 것이 보통이다. 공격시 8명이 공격하고 2명이 수비를 대비한다면(나같은 경우 이런 형태를 공수밸런스 8/2 라고 말한다. 6/4 정도만 해도 상당히 공격적인 밸런스며 아스날 정도가 여기에 해당하는 밸런스다. 무링요는 5/5 정도이며, 카펠로는 4/6정도이다. 7/3조차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매우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 볼 홀더 : 공을 가지고있는 선수.
* 더블 플레이 메이킹형 전술 : 전형적인 전위중원형 플레이 메이킹 전술은 지단을 끝으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플레이 메이킹을 전담하는 역할에서 쓰리쿼터스, no.10, 후커 등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시간이 갈수록 좋은 킥을 갖춘 선수들이 미드필더로 중용되고 있다. 이유인 즉, 공격형 미드필더 혼자서 플레이 메이킹을 전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2명 이상의 선수가 플레이 메이킹을 함께 전담하는 형태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더블 플레이 메이킹은 크게 두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듯하다. 한가지 형태는 안첼로티가 밀란에서 보여주었던 레지스타와 트레콰르티스타를 동시에 기용하는 형태이다. 다른 한가지 형태는 페예그리니가 비야레알에서 보여주었던 공격형 미드필더 성향의 선수를 측면에 배치하여 양쪽 윙어가 플레이 메이킹을 시도하는 형태이다.
* 인사이드 포워드 : WM 시스템에서 인사이드 공간에 위치한 공격수.
* 인사이드 윙어 : 인사이드 포워드 + 윙어, 혹은 인사이드化 윙어. 윙어지만 자주 인사이드 포워드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공격수라고 해야할지 윙어라고 해야할지 애매한 유형. 나니, 리베리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 인사이드 커터 : 인사이드-아웃 윙어와 동일한 의미, 오른발을 주로 사용하는 선수를 왼쪽 윙어에 배치하고, 왼발을 주로 사용하는 선수를 오른쪽에 기용하는 것. 로벤과 호날두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 포지티브 트랜지션 :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
* 네거티브 트랜지션 :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
* 폴스 나인 : 9번은 전통적으로 최전방 공격수를 의미한다. 때문에 가짜 9번은 가짜 공격수라는 의미가 되며 제로톱과 일맥상통하는 전술인데, 이런 전술을 사용하는 이유는 현대 전술에서 더 이상 최전방 공격수가 예전과 같은 전술적 유용성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공격은 빌드 업 - 페니트레이션 - 피니쉬 로 이루어진다. 빌드 업은 전술적 선택이, 페니트레이션은 전술적 선택 + 선수의 능력이, 피니쉬는 선수의 능력이 지배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하며, 나같은 경우 빌드 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빌드 업과 페니트레이션이 함께 이루어지는 롱 패스 전술이나, 피니쉬가 생략되는 중거리 슈팅이 있기 때문에 항상 모든 공격이 빌드 업 - 페니트레이션 - 피니쉬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 수비는 상대 진영에서의 수비, 미들 지역에서의 수비, 완전히 후퇴하여 수비 세 가지 범주로 나누고는 하나 실상 전술에 따라 이렇게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기도 하다. 예를 들어 카펠로 감독은 공을 뺏기면 볼 홀더에게 가까운 1~2명의 선수가 프레싱을 하고 나머지 선수는 볼 홀더 아래에서 진형을 갖춘다. 그런 진형을 공을 뺏을 때까지 계속 유지하는데 결국은 완전히 후퇴하여 수비하는 지점까지 가는 경우가 상당하다. 결국 이런 전술이라면 위와 같은 3가지 범주보다는 그저 물러날 공간이 있을 때 수비, 완전히 물러났을 때 수비로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반면 안첼로티같은 경우 너무 아래쪽에서 공을 탈취했을 때 카카를 통한 역습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완전히 후퇴하여 수비하는 것보다(대략 골대에서 10m지점) 20m 앞선 지점(대략 골대에서 30m지점)에서 수비를 하는 것이 역습을 위해 좋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런 전술에서는 위와 같은 구분은 수비 전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 패스의 기본 원칙.
공격에 있어 공을 운반하는 방법은 크게 패스와 드리블이다.
크루이프이즘은 그 중 패스의 연결을 통한 포제션을 중시한다.
수비를 하는 입장에서 공이 열리는 상황은 달갑지 않다. 상대 팀 선수는 볼 홀더에게 접근하여 공을 닫히게 하며 때에 따라서 공을 뺏어내어 공수 전환을 일으킨다.
수비수의 접근은 수비진 진형에 불균형이 생긴다는 의미이고, 우리 선수들 사이에서 몇번의 좋은 패스가 연결되면 상대 수비 진형은 쏠림 현상이 발생하여 빈 공간이 생기게 된다. 이 곳에 패스를 하고 슈팅하여 득점을 하는 것이 패스를 통한 득점의 일반적 과정이다.
그렇다면 패스를 어떻게 해야할까?
패스에 대한 말은 많다.
정확한 패스를 해라. 정확한 타이밍에 패스를 해라. 횡 패스보다는 비스듬히 전진하는 패스가 좋다. 창의적인 패스를 해라. 속도가 빠른 패스를 해라. 패스를 받을 선수가 많아야 한다.
물론 다 옳다. 그러나 전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아래의 2가지라고 생각한다.
1. 2터치 안에 패스한다.
왜 2터치가 중요한가? 첫째로 터치가 길어지면 패스를 받을 선수에게 마킹이 붙기 때문이다. 패스가 커팅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로 받을 선수가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2터치가 넘어가면 패스를 받을 선수는 패스를 줄 선수가 드리블을 할지 패스를 하지, 또는 지금 받으려고 움직여야 하는지 조금 있다가 움직여야 하는지 예측하기가 어려워진다. 패스 미스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2. 받는 선수의 앞쪽으로 패스한다.
첫째로 받을 선수의 시야 쪽으로 와야지 퍼스트 터치와 후속 동작을 연결하기 좋다. 둘째로 패스에 있어서 핵심적인 사항이며 축구 초보들이 가장 생각하지 않는 사항인데 바로 패스가 커팅되더라도 받기로 예정되어 있던 선수가 바로 볼 홀더에게 프레싱을 가해 공을 닫아버리고 시간을 끌기 좋기 때문이다. 그 사이 오버래핑했던 선수들이 내려와 수비 진형을 갖추면 매우 큰 역습 위기였던 것이 위기가 아닌 평범한 상황으로 바뀐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패스를 받을 선수보다 아래쪽 위치로 패스 연결을 시도한다면 그 패스가 커팅됐을 때, 그 선수는 볼 홀더보다 위쪽 위치에 있기 때문에 압박을 하는데 좋지 못하며 볼 홀더는 역습을 빠르고 정교하게 전개하는 것이 가능하다.
패스를 받는 선수의 앞쪽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패스를 받는 선수가 전진한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여러 선수가 계속해서 전진하면 수비진에 불균형이 생기거나, 컴팩트함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높은 위치에서 패스를 계속해서 연결해 나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줄타기와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패싱 축구나 포제션 축구를 좋은 축구라고 평가하면서도 유럽에서도 아주 소수의 클럽만이 그러한 축구를 구사한다. 어설픈 패싱 축구는 수비 밸런스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 크루이프이즘의 수비 밸런스는?
그렇다면 패스를 바탕으로 포제션 축구를 구사하는 크루이프이즘은 사실 굉장히 위험천만한 축구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공수 밸런스가 공격 쪽으로 쏠린다면 득점도 수월하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실점이 늘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득점에 세 번 성공하더라도, 4실점하면 3-4로 경기에는 진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전술이란 무서운 공격을 하면서도 수비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으며, 강력한 수비를 하면서도 공격의 무게감이 가볍지 않은 것이 그 특징이다.
크루이프이즘을 가장 강력하게 나타내는 "우리가 볼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는 득점할 수 없다."는 크루이프의 말이 있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뜻으로 공을 10초만 가지고 있어도 득점은 가능하다는 말도 있다.)
최근 바르셀로나나 스페인 국가 대표팀의 경기를 보자면 확실히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다. 때문에 그들을 상대하는 팀의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 설령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았기더라도 바로 체계적인 프레싱 알토를 구사한다. 그들이 구사하는 압박으로 상대는 공을 빼앗기기도 하고 백패스나 부정확한 롱패스를 하게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공을 탈취하여 포지티브 트랜지션을 한다.
패싱을 바탕으로 높은 포제션을 유지하여 상대의 기회를 제한하고,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기면 프레싱 알토를 통해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여 다시 공격으로 전환한다.
일견하기에는 공격을 위한 철학같지만 그 내부에는 수비 밸런스까지 확보하는 방법론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식의 전술을 파해할 방법은 무엇인가? 안티 풋볼을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저 '지단'이라고 말하겠다.
높은 라인을 유지하며 프레싱 알토를 구사하면 필연적으로 뒷공간에 문제가 생긴다. 뒷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시야와 패싱력을 갖추고, 프레싱 알토를 상대로 공을 빼기지 않는 키핑력이 있으며, 한 두명의 압박 정도는 간단하게 돌파하여 공을 열수 있는 개인기를 갖춘 선수... 지단은 그러한 능력들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상대에게 지단이 있다면 일단 높은 라인에서 프레싱 알토를 할 수 없다. 그러면 자연스레 수비 라인을 뒤로 물리고 프레싱 바소를 구사하는데(일단 포제션은 당연히 물 건너 간 것이다.) 패싱 플레이를 위해 우리편 미들의 구성은 기술적인 선수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포백을 보호하기 어렵다.
(유로2012 스페인 VS 이탈리아. 동영상 5분 10초에서 피를로가 개인 능력으로 마킹을 따돌리고 공을 연다. 그리고 뒷공간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통해 이탈리아가 득점한다. 지단이 키핑을 하다가 마르세유턴으로 돌파하고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앙리에게 연결하는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도록 하자.)
# 미들 진영에서 공이 열렸을 때 수비수와 공격수의 움직임.
사키즘에서 컴팩트함을 유지하기 위해 수비라인을 높게 형성한다. 비단 사키즘이 아니라 많은 공격적인 현대 전술이 수비 라인을 높게 형성한다. 때문에 뒷공간이 넓다는 부분이 항상 문제가 된다. 이런 뒷공간을 이용하려는 감독들의 연구를 통하여 공격 전술이 발전했고, 더불어 오프사이드 해석이 갈수록 공격 쪽에 유리해짐에 따라 최종 수비 라인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강하게 형성하는 쪽에서 공이 닫혔을 때는 감독이 지시한 수비 라인을 형성하고, 공이 열렸을 때는 상대 공격수의 위치에 따라 트랩을 걸거나 수비 라인을 아래로 수정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즉, 수비시 공이 열리고 닫힘에 따라 기존 위치에 라인 형성 -> 상대 공격수 위치에 라인 형성 -> 기존 위치에 라인 형성 -> 오프사이드 트랩 형성 -> 상대 공격수 위치에 라인 형성...을 무수히 반복한다. 기존 위치는 미들 지역에서 압박을 할 때는 대략 골대에서 30m 전방 지점이고, 우리 진영에서 수비를 할 때는 대략 골대에서 10m전방 지점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플레이를 반복하는 것은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며, 라인을 올려 오프사이드 트랩을 사용할지 라인을 내려 마킹을 할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영리함을 갖춰야 한다.
공격수는 미들 진영에서 공이 열렸을 때 오프사이드를 피해 온사이드 안쪽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전방으로 침투한다.
만약 공이 계속 닫혀 있다면 내려와서 공을 받아서 이어주기도 하고, 미들진에서 공을 열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선수에 따라서 공이 닫혔을 때 일부러 오프사이드 쪽에서 움직이면서 수비수의 시선을 혼란시키고 집중을 못하게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공이 열리면 공격수는 온 사이드에 잠깐 들어왔다가 패스 시점에 다시 파고 들어가기 때문에 수비진은 손 쉽게 뒷공간을 허용하기도 한다. 반대로 해당 공격수에 따라가며 수비라인을 내리다가 미들에게 슈팅 공간을 내주기도 한다. 이런 움직임이 가장 좋은 선수가 바로 토레스다. 물론 요즘 토레스는 움직임은 좋지만 마무리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공격수의 움직임이 좋다, 나쁘다를 말하면서 공격수의 움직임에만 집중하여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그것만 봐서는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이동국의 움직임이 적은 것은 미들진에서 공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걸 이동국만 탓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움직임이 적더라도 미들진에서 공이 열렸을 때 기막힌 타이밍에 오프사이드를 무너뜨리는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움직임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감독은 미들진에서 공이 자주 열리지 않을 것을 예상한다면 이동국보다는 좀 더 미들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를 선발 기용해야한다.
선수마다 선호하는 움직임이 다르다.
- 미들진에서 계속 공이 닫혀 있을 때 내려오는 스타일의 공격수 중 일단 키핑하다가 동료에게 연결하는 스타일 : ex) 즐라탄
- 미들진에서 계속 공이 닫혀 있을 때 내려오는 스타일의 공격수 중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유형 : ex) 아게로
- 미들진에서 공이 열릴 때까지 인내하는 스타일의 공격수 : ex) 인자기
# 포지티브 트랜지션에서 빌드 업을 하는 방법.
높은 위치에서 포지티브 트랜지션이 생긴 경우에는 대부분 빌드 업의 과정없이 빠르게 페니트레이션 후에 피니쉬를 연결한다. 이런 좋은 역습 찬스에서 포제션을 통한 빌드 업을 하는 것은 상대에게 수비 진형을 정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습을 숏 카운트라고 부른다.
전술적 색깔이 나오는 것은 바로 낮은 위치에서부터 시작되는 역습이다.(물론 감독들은 한결같이 높은 위치에서 포지티브 트랜지션을 하는 것이 역습에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나는 현대 축구에서는 주로 6가지 유형의 방법이 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여섯 가지 방법은 1. 수비진에서 단번에 롱 패스를 통해 최전방 공격수를 겨냥하거나 뒷공간을 노리는 방법, 2.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천천히 빌드 업을 하는 방법, 3. 수비진에서 우선적으로 레지스타에게 연결하고 레지스타가 플레이 메이킹하는 방법, 4. 트레콰르티스타에게 연결하고 트레콰르티스타가 플레이 메이킹하는 방법, 5. 윙어의 드리블을 통해 공을 상대 진영으로 운반하는 방법. 6. 수비진에서 우선적으로 측면으로 연결하고 그곳에서부터 패스 연결을 통해 풀어나가는 방법이다.
1. 잉글랜드나 epl 중하위권 클럽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주로 4-4-2 포메이션에서 자주 사용한다. 2명의 공격수와 양쪽 윙어들까지 4명이 순식간에 상대편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4-2 포메이션은 미들이 플랫형 단층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컴팩트함을 유지하기에 굉장히 좋다. 항시 컴팩트함을 유지하여 수비력을 끌어 올리고, 공격시에는 측면 돌파 후 크로스와 뒷공간을 노리는 롱패스를 활용하는 직선적인 공격을 추구한다.
2. 바르셀로나와 같은 포제션을 중시하는 전술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양쪽 측면 공격수들도 플레이 메이킹이 가능한 이니에스타나 메시와 같은 선수들이 배치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4-4-2 같이 미들진을 플랫형으로 구성하는 형태보다는 패스 진형의 기본 형태인 삼각 형태가 많이 나오게끔 4-3-3같은 포메이션이 주로 활용된다. 미들진을 역삼각형으로 구성하면 대각선 위쪽으로 패스를 전개하는데 있어 굉장히 용이하다.
미들을 플랫형 단층 구조로 배치하면 컴팩트함을 유지하기에 유리하고, 역삼각형 다층 구조로 배치하면 패스를 전개하기에 유리하다. 안첼로티는 06~07시즌 밀란으로 챔스에서 우승할 당시 시즌 초반에는 다층 구조를 이용하여 패스 플레이를 하다가, 시즌 중후반으로 갈수록 피로가 쌓인 선수들의 피지컬 상태때문에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자 플랫형으로 바꾸어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고자 노력했음을 밝힌 바 있다.
3. 유로2012 이탈리아 대표팀이 대표적이다. 레지스타 피를로의 조율을 통해 속공을 할지 정공을 할지, 어느 방향을 통해 공격을 전개할 지 결정한다. 레지스타는 백포(포백과 의미 상통) 바로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비진에서 탈취할 공을 연결하기 좋고, 앞쪽 공간에는 중앙 미드필더들이 존재함으로써 보호를 받는다. 보통 후위중원형 전술이 된다.
4. 지단이 있었던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지단 은퇴 이후 보조적인 방법으로 사용된다. 그 이유는 첫째로 지단급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재능을 갖춘 선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로 이 공간에서 공을 빼앗기는 것은 측면에서 공을 빼앗기는 것보다 역습의 위험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방법은 역습에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방법 중 하나다. 밀란을 지휘했던 안첼로티 감독은 골대에서 30m지점에 최종 수비 라인을 놓고 미드필드 지역에서 강하게 수비하여 공을 탈취하여 카카를 통해 역습하는 방법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이 방법을 주로 사용하면 보통 전위중원형 전술이 된다.
5. 무링요가 지휘했던 첼시가 대표적이다. 윙어의 드리블을 빌드 업의 주된 방법으로 삼았던 무링요의 전술은 아래와 같은 발언에서 잘 들어난다. “윙어의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활용하여 밀집된 상대 수비를 측면 쪽으로 분산시킨 후,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공간을 최전방 원톱과 중앙 미드필더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공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공격 방법이다.”
6. 수비진에서 뺏어낸 공을 일단 측면으로 돌리는 것은 대부분의 팀이 어느 정도는 사용하는 방법이다. 낮은 위치의 센터 지역에서 공을 빼앗기는 것은 바로 실점 위기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상대의 압박이 강할수록, 상황이 혼잡하여 감독의 지시에 따르기 어려울수록 일단 측면으로 공을 걷어내거나 패스하게 되는 경향이 짙어진다. 이런 수동적인 목적이 아닌 능동적인 목적을 위해 측면으로 일단 연결하여 플레이 메이킹을 시도하는 감독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비야레알을 지휘했던 페예그리니가 그렇다. 역습을 하려할 때 상대 수비가 밀집된 공간은 센터와 인사이드 지역이다. 일단 후방을 지키는 센터백 2명과 포백을 보호하고 그들 앞에서 미들 지역에 압박을 가하려는 보란치 1명이 그 지역에 있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밀집된 지역과 선수들이 밀집되지 않은 지역이 있을 때 상대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후자의 지역을 향해 우선적으로 공을 투입하는 것이 좋다. 때문에 저항이 적은 측면에부터 플레이 메이킹을 시도하는 것은 상당히 안정적인 빌드 업 방법이다. 이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면 보통 측위중원형 전술이 된다.
이런 6가지 방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데 예를 들어 3, 4번을 병용하거나 6번을 주로 사용하게 되면 바로 더블 플레이 메이킹형 전술이 되는 것이다. 최근 무링요가 지휘하는 레알은 알론소를 활용한 3번과 외질을 활용한 4번, 호날두와 디 마리아를 활용한 5번, 때에 따라서는 2번까지 활용하면서 굉장히 다양한 빌드 업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 페니트레이션 단계에서 피니쉬로 연결하는 방법.
상대가 우리편 진영이나 미들 진영에서 압박하는 경우 뒷공간을 활용한다.
안첼로티 감독이 설명한 바에 따르면 뒷 공간으로 공을 보내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한 가지는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가 상대 최종 수비 라인 뒷 공간으로 파고들고, 그 선수의 이동에 맞추에 패스를 보내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원투 패스나 드리블 돌파를 통해 수비수를 돌파하는 것이다. 이것은 플레이에 관여하는 선수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투 패스는 공을 받아서 다시 되돌려주는 선수의 패싱 능력이, 드리블 돌파는 볼 홀더의 개인기와 드리블 능력이 핵심이라고 본다.
반면 상대가 완전히 후퇴하여 상대 진영에서 프레싱 바소를 구사하는 경우 측면에서 크로스를 하거나, 어떻게든 패싱을 통해 슈팅 공간을 확보하거나, 페니트레이션 단계를 생략하고 중거리 슈팅으로 바로 공격을 끝낸다.
크로스를 택하는 경우 측면을 무너뜨리거나 안쪽으로 파고들어 풀백의 오버래핑 공간을 만드는데 능숙한 윙어와 윙어가 만들어낸 아웃사이드 공간으로 활발하게 오버래핑하는 풀백, 그리고 기술과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제공권을 장악하는 중앙 공격수 조합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패싱을 통해 슈팅 공간을 확보하려는 경우 탈압박 능력과 패스 능력, 슈팅 능력등 테크닉이 좋은 선수를 많이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선수를 구성하는 경우 크루이프이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페니트레이션 단계를 생략하고 중거리 슈팅으로 바로 공격을 끝내는 것은 상대 수비진이 바이탈 존을 지키면서 전방 압박을 느슨하게 유지하는 경우 유용할 것이다. 물론 슈팅을 하는 선수의 킥 능력 가장 중요하겠지만 좋은 공간에서 공을 열게 만드는 선수들의 전술적 능력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은 상대 수비진이 아래 쪽으로 라인을 내리고 자리를 지키려고 할 때 수비수를 위쪽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있으나 최근에는 중거리 슈팅을 자주하여도 수비수들이 바이탈 존에서 자리를 지키려고 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오프 더 볼 선수가 뒷 공간으로 파고 들고, 볼 홀더가 그 선수의 이동에 맞추어 패스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 좀 더 다각도로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방법은 오프 더 볼 선수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서 3가지 종류로 나뉜다.
1. 골대를 향하여 이동
이것은 주로 중앙 공격수나 측면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들은 뒤에서 오는 패스를 받아 직접 골로 연결한다.
또한 이런 움직임은 상대 최종 수비 라인을 뒤로 물러서게하여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을 벌어지게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 것은 상대 수비 진형의 컴팩트함에 종적인 방향으로 균열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수비 측에 있어 최종 수비 라인 후방으로 공이 연결되는 것은 굉장한 위기를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 더 볼 선수가 뒷 공간으로 파고들면 최종 수비 라인이 후퇴하여 대응하는 것이 안정적인 방법이다. 이것에 착안하여 오프 더 볼 선수가 뒷 공간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미끼로 삼아 상대 최종 수비 라인을 물러나게하고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의 공간으로 패스를 보내어 다음 전개를 노린다.
( 출처 : Carlo Ancelotti with 片野道郞 )
아래 그림을 설명하자면 ㄱ. 중앙 공격수가 뒷 공간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이며 상대 최종 수비 라인을 뒤로 물러나게 한다. ㄴ. 수비 라인이 물러나면 중앙 공격수는 재빠르게 돌아와 포스트 플레이를 수행한다. ㄷ. 공격수에게 공을 받은 미드필더가 정확한 쓰루 패스를 뒷 공간으로 보낸다.(상대 수비 진형의 컴팩트함이 무너진 상태라 공이 열려 있다. 이런 상황이 쓰루 패스의 정확성을 보장할 수 있다.) ㄹ. 측면 공격수가 침투하여 피니쉬로 연결한다.
2. 골대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동
이것은 주로 중앙 공격수에 의해 이루어진다. 선수는 뒤에서 오는 패스를 받아 골대쪽으로 침투하는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한다.
또한 센터 공간에서 움직이던 공격수가 순간적으로 측면을 향해 이동하면 센터백은 마킹을 하기위해 공격수를 따라가게 되어 센터백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 것은 상대 수비 진형의 컴팩트함에 횡적인 방향으로 균열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이런 공간에서 공이 열리면 공격형 미드필더는 중거리 슛 혹은 2선 침투를 하여 피니쉬로 연결한다.
3. 아웃사이드 공간에서 코너 플랙를 향하여 이동
이것은 주로 측면에서 플레이하는 윙어 혹은 풀백에 의해 이루어진다. 선수는 상대 풀백의 뒷 공간을 파고들어 패스를 받아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린다. 수비진에서 단번에 연결되는 롱 패스나 선수들이 밀집된 지역에서 빠져나온 공을 선수들이 밀집되지 않은 지역으로 연결시키려는 패스와 연동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안첼로티는 다이나미즘과 싱크로니즘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그는 특히 플레이에 관여하는 모든 선수가 동일한 타이밍을 공유해야 한다는 싱크로니즘을 뒷 공간을 활용하는 플레이에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생각했다. 패스를 하는 쪽의 타이밍과 패스를 받는 쪽의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플레이로 보았던 것이다. 예를 들어 받는 쪽의 움직임이 너무 빠르면 오프사이드가 되어버리고, 반대로 늦는다면 수비수에게 읽혀 패스가 차단된다. 때문에 안첼로티는 패스를 주는 쪽과 패스를 받는 쪽의 타이밍을 맞추고자 특정 상황을 가정하여 패스를 주는 선수에게는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여 투 터치내에 적절한 장소로 패스를 보내는 전술 연습을, 받는 선수에게는 주는 쪽에 맞춰 정확한 타이밍에 출발하는 전술 연습을 반복해서 실시한다.
# 삼미들과 사미들의 차이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
# 삼미들을 삼각 진형으로 구성할 때와 역삼각 진형으로 구성 할 때 공수에서의 차이.
이것은 전에 감휴에도 올린 적이 있는데 http://stretford.egloos.com/2782456 여기 가면 알레그리가 쓴 논문을 볼 수 있다.
# 전술의 발전 양상
1. 미헬스
'현대 축구의 아버지' 미헬스 감독은 토탈 풋볼을 실전에 도입하면서 ㄱ. 정해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을 것. ㄴ.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들은 되도록 좁은 간격을 유지할 것. ㄷ. 공격수도 적극적으로 수비하고, 수비수도 적극적으로 공격할 것. ㄹ. 패스한 뒤에는 반드시 빈공간을 향해 움직일 것. ㅁ. 낮은 확률의 롱패스보다는 짧은 그라운드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상대 골문으로 전진할 것. ㅂ. 볼을 빼앗긴 이후에 되도록 후퇴하지 않고 볼을 빼앗아내기 위해 압박을 시도할 것을 주문했다.
미헬스가 활약했던 60년대 당시 대부분의 팀들은 볼을 빼앗긴 이후 수비하기 위해 자기 진영 깊숙한 지역까지 후퇴를 했다. 반면 미헬스는의 팀은 후퇴하여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전진하며 압박을 하여 보다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할 수 있었다. 미헬스는 그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2-3-5 포메이션을 수정하여 공격적인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2. 크루이프 - 과르디올라
이러한 미헬스의 토탈 풋볼은 포제션 풋볼의 발달로 이어졌다. 이는 미헬스 감독이 토탈 풋볼을 구사하면서 가장 중요시 한 개념이 볼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80년대 중반에 이르자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술 이론이 체계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크루이프 감독은 이런 이론들을 바탕으로 포제션 풋볼을 하나의 철학으로 확립시켰다.
"볼을 효과적으로 소유하고, 볼이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끊임없이 패스하며 움직여라. 볼은 사람과 달리 지치지 않지만, 볼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으면 볼을 쫓는 상대 선수들은 필연적으로 지치게 된다." - 기존의 토탈 풋볼은 우리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상당히 심했다. 패스를 통한 포제션 풋볼을 함으로써 우리 선수들은 체력을 보충하고, 상대 선수들에게는 체력 소모를 강요한다.
"“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된 직후 쓸데없이 많은 거리를 후퇴해야 하는가? 수비를 위해 50m 정도를 후퇴하면 공격을 위해 다시금 50m 정도를 전진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비효율성을 뜯어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되도록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최전방 공격수를 포함한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볼을 쫓아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기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될 때, 포워드가 공격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달려야 할 거리는 15m 정도면 충분하다.” - 전방위적 프레싱 알토를 통해 수비시 뒤로 후퇴하는 것을 거부한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똑같다.
"공격적인 팀은 자기 진영이 아닌 상대 진영을 자신들의 주무대로 삼아야 한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최대한 높은 지점에서 볼을 탈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라." - 높은 위치에서 프레싱 알토를 통해 공을 탈취한다. 역시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똑같다.
"최선의 수비는 바로 공격이다. 우리가 공격하고 있으면, 상대로부터 공격당하지 않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항상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볼을 소유하고 있어야 공격할 수 있으며, 공격을 해야 공격당하지 않을 수 있다." - 포제션 풋볼의 핵심이다. 볼을 소유하고 있으면 우리는 득점을 할 수 있지만 상대는 득점을 할 수 없다.
"상대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테크닉과 포지셔닝이다. 뛰어난 기술과 함께 상대보다 한 발 앞서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는 결코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거나 볼을 불필요하게 빼앗기지 않는다." - 메시와 이니에스타를 생각해보면 너무나 쉽게 이해가 가는 말이다. 공격 상황에서 탈압박을 위해 테크닉과 포지셔닝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축구는 피지컬만이 전부는 아니다. 현대 축구는 자기 지역을 지키면 된다. 즉, 공격수는 자기지역 10m 내외, 미들필더는 자기 지역 10m 내외, 수비수들 또한 자기 지역 10m 내외를 지키면 되기 때문에 피지컬이 우수한 선수보다는 포지셔닝과 볼다루는 기술이 좋은 선수가 우선이다." - 현대 축구에서는 수비를 할 때 강력한 피지컬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님으로 피지컬보다는 테크닉과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루이프는 과거 히바우도를 비판한 적이 있는데, 바로 포지셔닝의 문제였다. 물론 히바우도는 바르셀로나에서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상대에게 압박을 당하면서 홀로 고립되는 모습을 자주 보였기에 크루이프는 히바우도의 위치 선정 문제를 지적을 하면서 호마리우랑 비교하기도 하였다. 호마리우의 경우는 볼을 편안하게 받고 좋은 위치에서 슛팅을 할 수있는 자리를 미리 선점하는 반면 히바우도는 볼을 받는 위치가 좋지 못하다보니 상대에게 쉽게 압박을 당하여 어렵게 슛팅을 하는 문제점이 생긴다는 것이다. 크루이프가 포지셔닝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미헬스와 크루이프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말해보자면, 둘은 모두 고집이 매우 강하고, 자신이 중심이 되려고 하는 독선적인 성격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선수들에게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여 관리하려 하였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미헬스는 선수를 철저히 전술의 틀 안에 가두어두려고 했고 그의 지시대로 움직이지 않는 선수는 가차없이 경기 명단에서 제외했다. 반면 크루이프는 전체적인 전술의 틀은 있되 그 안에서의 움직임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하여 선수 개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하였다.
크루이프가 바르셀로나 감독에서 사임한 이후 보비 롭슨, 루이스 반 할, 레이카르트 등등 상당히 많은 감독들을 거치면서 부침이 있었다. 호나우딩요의 천재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결국 레이카르트는 선수단을 장악하는데 실패하면서 08시즌부터 크루이프의 드림팀1기 선수였던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 감독이 되었다.
크루이프와 과르디올라는 기본적으로 크루이프이즘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몇 가지 차이점을 언급하자면 1. 선수단의 구성이 달랐고 2. 그에 따라 빌드 업 방식이 달랐으며, 3. 결과적으로 점유율에서 상당히 차이가 났다.
크루이프의 드림팀은 선수단의 피지컬이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다. 때문에 쿠만과 과르디올라(선수)가 롱 패스로 빌드 업을 전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 결과 포제션이 50%대 후반에 머물렀다. 반면 과르디올라의 팀은 선수단의 평균 키가 굉장히 작고 체구가 왜소하며, 빌드 업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롱 패스를 배제했다. 결과적으로 60% 중반에서 70% 후반까지 엄청난 포제션을 기록했다.
3. 사키 - 카펠로 - 안첼로티
아리고 사키는 1987년부터 1991년까지 밀란을 지휘했는데, 당시 밀란은 승부조작에 연루되어 80년 2부 리그로 내려간 이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다가 83년부터 1부리그에 자리 잡았으나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가 밀란을 인수하면서 밀란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시기가 시작되었다. 베를루스코니는 당시에 떠오르고 있던 아리고 사키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거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오렌지 삼총사 반바스텐, 레이카르트, 루드 굴리트 그리고 도나도니, 안첼로티, 갈리를 영입했다. 기존에 밀란 수비진인 말디니, 바레시, 코스타쿠르타, 타소티에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이른바 밀란 제너레이션이 시작되었다.
당시 밀란의 수석 코치는 카펠로였다. 감독으로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사키, 카펠로, 안첼로티가 동시에 한 팀에 있었던 것이다.
사키는 미헬스의 토탈 풋볼에 큰 감명을 받고 토털 풋볼을 더욱 발전시켜 더욱 체계적인 존디펜스 전술을 수립했다. 또한 사키는 그전까지 이탈리아 축구의 상징이었던 카테나치오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축구를 그의 지향점으로 삼았다. 사키는 공간의 통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선수들 간의 간격을 중시했다. 사키는 최전방과 최후방의 라인을 25m 내외로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선수간의 거리 또한 일정하게 유지시켜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하는 것을 추구했다. 역시 전방위적인 프레싱을 강조했는데 수비라인 뒷공간을 커버하기 위해서 프랑코 바레시를 이용하여 오프사이드 트랩을 사용하게 하였다. 또한 사키는 4-4-2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측면공격을 중시했다. 사키는 30미터 크기의 방을 제작해 그곳에서 선수들이 공을 차며 훈련하게 했다. 그가 얼마나 컴팩트함을 중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키 또한 점유율을 중시했다. 다만 사키의 점유율은 크루이프의 포제션과 공격적인 측면에서 양상을 달리한다. 사키는 상대 수비가 대형을 갖추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하는 속공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반면 크루이프는 극단적으로 볼의 소유를 강조하는 지공을 이상적인 공격 형태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물론 두 감독이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에 전술의 초점을 맞추고,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적 스타일의 전술을 운용했다는 점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나 사키가 공을 빠르게 되찾아오는 것에 집중했다면, 크루이프는 공을 빠르게 되찾아 오는 것은 차후의 문제이고, 우선 공을 쉽게 잃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점을 바탕으로 모형을 만들어 보기로 하자.
기본적으로 축구는 공격 - 수비 - 공격 - 수비 의 모형을 갖는다.
미헬스는 압박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비를 짧게하는 방법을 최초로 제시했다. 공격 - 수비(짧음) - 공격 - 수비(짧음) 모형이다.
크루이프는 미헬스 모형을 바탕으로 포제션을 추구했다. 공격(김) - 수비(짧음) - 공격(김) - 수비(짧음) 모형이다.
과르디올라는 거기에 더 나아가서 빌드 업까지 통제함으로써 극단적인 포제션을 추구했다. 공격(매우 김) - 수비(짧음) - 공격(매우 김)- 수비(짧음) 모형이다.
사키는 컴팩트함을 통해 수비를 짧게 했으나, 공격에서는 속공 형태를 지향했다. 공격(약간 짧음) - 수비(짧음) - 공격(약간 짧음) - 수비(짧음) 모형이다.
라인을 올려 빠르게 공격하고 빠르게 수비하는 사키의 모형은 스스로 사키의 후계자라고 주장하는 감독들에 의해 90년대에 수많은 클럽들로 퍼져 나갔다.(의외로 사키는 자신의 후계자로 과르디올라를 지목하는데 이것은 혁명가적 기질이 있고, 상대 진영에서 강력한 프레싱 알토를 구사하여 대단한 결과를 이룬 감독이 사키 이후에 과르디올라가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클럽들이 이러한 모형 따라했으나 라인을 올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를 알게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카엘 라우드럽같은 선수에게 뒷공간을 손쉽게 허용했기 때문이다. 사키의 모형끼리의 대결은 기본적으로 스피드 경쟁 양상을 띠었다. 더 빠르게 공격하고 더 빠르게 수비할 수 있는 선수 구성을 갖춘 몇몇 클럽만이 사키의 모형을 바탕으로 재미를 봤으며 대표적으로 90년대 중후반 맨유와 2000년대 초중반 아스날을 들 수 있다.
91년 사키가 이탈리아 대표팀으로 떠나고, 수석코치로 일하던 파비오 카펠로가 감독으로 승격됐다. 최초로 감독직을 수행하게 된 카펠로는 혁명가적 성향이 짙은 사키와는 달리 현실주의자였다. 카펠로의 전술 철학은 "점수를 빼앗기지 않는 한, 질 일은 없다."는 표현으로 대변된다. 카펠로가 지휘하던 시기 밀란은 보반, 사비세비치, 드사이를 영입했고 기존의 밀란 선수였던 알베르티니, 마사로가 카펠로 휘하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다. 오렌지 삼총사는 반바스텐의 부상과 레이카르트의 이적으로 93년 이후에는 와해됐다. 카펠로의 성향을 보여주는 기록을 두 가지만 예로 들자면, 92/93 시즌에 65골 32실점을 했던 밀란이 93/94 시즌에는 36득점 15실점를 기록하며 스쿠데토를 3연속 차지한 것과 91년 5월부터 93년 3월까지 세리에A에서 무려 58경기동안 무패행진을 달린 것을 들 수 있다. 93/94시즌 챔스 결승전을 앞두고 크루이프는 "AC밀란은 공을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는 드사이같은 놈을 가장 중요한 포지션에 두는 끔찍하게 따분한 팀이다. 내일은 우리들이 축구 레슨을 시켜주지."라고 말했는데, 진짜로 93/94시즌 밀란은 상당히 지루한 팀이었다. 그러나 지독하게 이기기 어려운 팀이었다. 알다시피 결과는 4:0 밀란의 완승이었다. 이 경기는 크루이프가 무링요의 축구를 보고 "무링요의 축구는 아름답지 못하다. 좀 더 나은 축구를 위해 내가 가르쳐 줄 수도 있다."고 말했을 때, 무링요가 "챔스 결승전에서 4:0으로 진 사람에게 배울 것은 없다."고 답하는 등, 두고 두고 까임꺼리가 될 경기가 분명하다.
카펠로는 사키와 마찬가지로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는데 사키가 높은 위치에서 프레싱 알토를 구사한 것과는 달리, 카펠로는 볼 홀더에게 가까운 몇몇 선수만 포어 체킹에 참여하여 공을 닫고, 다른 선수는 볼 홀더보다 아래쪽으로 내려와서 컴팩트한 수비 진형을 갖추는 방식을 취했다. 드사이에게 보란치, 알베르티니에게 레지스타의 역할을 맡겨 보통의 중앙 미드필더보다 아래쪽으로 내려서 배치함으로써 포백을 보호했다. 또한 공을 탈취하면 빠르게 속공을 전개했고, 속공을 전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빠르게 최전방 공격수에게 롱 패스를 투입함으로써 간단히 공격을 마무리했다. 포제션을 유지하고 수 많은 패스를 통해 빈 공간을 만드는 것은 수비 밸런스를 무너뜨리기 때문에(그 이유는 # 패스의 기본 원칙에서 설명했다.) 카펠로의 전술에서는 이런 식의 공격 전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키와 카펠로는 모두 수비시 컴팩트함을 중요시하며, 공격시 속공 형태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동일하나, 사키는 공격 축구를, 카펠로는 수비 축구를 하려 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활발하게 오버래핑하는 풀백, 낮은 위치에서 빌드 업을 담당하는 레지스타, 중원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보란치, 측면을 무너뜨리거나 안쪽으로 파고들어 풀백의 오버래핑 공간을 만드는데 능숙한 윙어, 기술과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제공권을 장악하는 중앙 공격수, 기민하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쉐도우 스트라이커 조합을 주로 사용한 카펠로의 전술은 이후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감독들에게 하나의 교과서와 같은 선수 배치로 인식되었다.
카펠로는 수비는 매우 안정적으로, 공격은 어느 상황에서나 극단적인 속공 통해 역습을 하려 했다. 공격(매우 짧음) - 수비(김) - 공격(매우 짧음) - 수비(김) 모형이다.
분석해 놓은 모형을 크루이프의 모형과 비교해보면 크루이프의 전술과 카펠로의 전술이 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성이 4:0이라는 극적인 스코어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미헬스의 토탈 풋볼 이후 축구 전술은 아주 다양한 측면으로 발전했다. 압박, 탈압박, 포제션, 공간 이론, 컴팩트, 역습, 전환 이론, 뒷 공간, 공수 밸런스, 싱크로니즘, 다이나미즘 등등 수 많은 키워드들이 등장하며 제각각 발전했고 이런 이론들이 통합과 차별화 과정을 거치고 몇몇 감독들에 의해 집중화되면서 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 축구 전술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문제가 되었다.
90년대 중반 레지나 칼초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안첼로티는 97년 논문을 통해 다이나이즘을 언급하기도 하고, 싱크로나이즘을 강조하거나 크리스마스 트리 포메이션을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들어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감독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선수 구성에 따라 적절한 판단과 대응을 할 줄 아는 여우에 가까운 유형이다. 그런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카카가 루이 코스타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세리에A MVP를 차지한 03/04시즌을 보면 밀란은 30m 지점에 최종 수비라인을 놓고 미드필드 지역부터 아주 강하게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기존보다 더욱 자주 보인다. 안첼로티가 밝혔듯이 이것은 카카를 통한 역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려면 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탈취해야할 필요가 있었기때문에 달라진 전술적 변화였다.
90년대 중반 이후로 전술의 모형 분석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안첼로티는 수비 상황시 30m지점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다.
상대 지역에서 공을 뺏으면 주로 숏 카운트를 시도한다. 공격(매우 짧음) - 수비(보통) - 공격(매우 짧음) - 수비(보통) 모형이다.
미들 지역에서 공을 뺏으면 주로 카카를 통해 역습을 한다. 공격(짧음) - 수비(보통) - 공격(짧음) - 수비(보통) 모형이다.
우리 지역에서 공을 뺏으면 주로 레지스타를 통해 빌드 업을 한다. 공격(김) - 수비(보통) - 공격(김) - 수비(보통) 모형이다.
상황과 선수 구성에 따라 다른 공격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모형을 따지는 것보다 충분한 전술 지식을 갖추고 어느 위치에서 공을 뺏었을 때 어떤 공격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지를 살피는 것이 감독의 전술을 이해하는데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현대 전술에서 감독이 수비 라인 높이를 25m~30m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이 말을 달리 이해하자면 대다수의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수비 라인이 25~30m 아래가 되면 더 이상 물러서기 보다는 그 지점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도록 한다는 의미가 된다.(공격 상황시 어느 높이까지 수비 라인이 올라갈 것인가를 수비 라인 높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현재 모든 감독들이 컴팩트함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시 수비 라인을 하프 라인까지 올리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해석보다는 먼저 언급한 해석이 더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감독들은 완전히 자기 진영으로 물러나서 수비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원활한 역습 전개에 의한 이익 - 뒷 공간의 위험성에 의한 손해]가 최대화되는 지점에 수비 라인을 설정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수비 라인에 대해 정리하자면 이렇다.
ㄱ. 감독에 의해 설정된 수비 라인의 높이란 실질적으로 수비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서기보다는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하는 지점의 높이를 의미한다.
ㄴ. 미헬스, 크루이프, 과르디올라, 사키는 네거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 후퇴하지 않고 그 높이에서 수비 진형을 형성하려하기 때문에 수비 라인이 굉장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수비 라인은 뒷 공간이 굉장히 취약하다는 사실과 역습의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수비 방식이라 할 있다.
ㄷ. 카펠로는 네거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 몇몇 선수만 포어 체킹에 참가하여 공을 닫고, 나머지 선수들은 볼 홀더 아래로 내려와 수비 진형을 형성하려하며, 공을 뺏지 못하고 상대의 전진을 허용하는 경우 형성된 수비 라인을 공을 뺏어낼 때까지 후퇴시킨다. 자기 진영까지 완전히 후퇴하여 수비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에 수비 라인이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낮은 수비 라인은 뒷 공간을 허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마찬가지로 역습의 효과도 낮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수비 방식이라 할 수 있다.
ㄹ. 토탈 풋볼의 원산지라 할 수 있는 네덜란드에서도 안정적인 승리를 추구하는 실리 축구의 경향이 발생하는등의 이유로 다른 감독들에게 카펠로의 안정적인 수비와 역습 방법이 많이 차용되었고, 너무 높지도 그렇다고 너무 낮지도 않은 25m~30m쯤의 수비 라인 설정이 일반화되었다. 안첼로티나 무링요가 감독하는 팀에서도 이 정도 높이에서 최종 수비들이 라인을 형성하고 미드필드 지역에서 강하게 수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ㅁ.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감독이 설정한 수비 라인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가하는 것은 체력 소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지친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를 따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지치게되면 뒤로 물러나서 쉬면서 수비를 하게 된다고 말하는 현역 선수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유로 2012 스페인 vs 포르투갈 4강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수비 라인 높이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보기 권한다. 전후반엔 미드필드 지역에서 강하게 수비하면서 전체적으로 우위에 있었으나, 연장에선 완전히 후퇴하여 수비하면서 스페인의 파상공세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 포르투갈의 수비 라인이 낮아진 것은 감독의 선택이라기 보다는 선수의 체력이 문제였다. 또한 수비 라인 높이에 따라 측면을 주로 활용하여 역습하는 빌드 업 방법이 통하기도 하고 통하지 않기도 한다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4. 무링요
무링요의 전술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그의 전술은 포메이션에선 미헬스와 크루이프의 이론을 바탕으로 스쿼드에 맞춰가며 변화 무쌍하고, 수비는 카펠로의 이론을 바탕으로, 포지티브 트랜지션에서 선수들의 행동은 사키의 전환 이론을 바탕으로, 공격 방법은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수비 라인 설정은 안첼로티의 이론과 닮아있다. 무링요의 전술은 짬뽕의 성격이 강하지만 어쨌든 짬뽕은 맛만 있으면 되듯 축구는 상대보다 1골 더 넣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
포메이션부터 언급하자면 포르투 시절 무링요의 기본 포메이션은 4-3-1-2였다. 첼시에서는 4-3-3과 4-5-1의 혼용형태를 하나의 완성된 모델로 확립시켰다. 인테르에선 4-3-3과 4-3-1-2를 사용했고, 레알에서는 4-2-3-1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무링요 감독시절 포르투의 베스트 일레븐. 출처 - zonalmarking.net)
수비는 카펠로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몇몇 선수가 공을 닫고 다른 선수는 볼 홀더 아래로 내려와 자기 진영 쪽에 수비 대형을 갖추는 수비 방식이다. 그것은 측면 공격수도 마찬가지라 수비 상황에서는 측면 공격수까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다. 이런 이유로 무링요의 전술을 4-3-3 이 아닌 4-5-1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사키는 축구에는 공격과 수비 사이에 전환하는 시기가 있음을 주목하고 전환 이론을 발전시켰다. 전환 이론의 핵심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시간 및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유로 2004에서 오토 레하겔은 카펠로의 전술을 바탕으로 사키의 전환 이론을 강하게 적용시킨 그리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상대로부터 공을 탈취한 직후, 대처 능력에 따라 전환 속도가 결정된다고 보았다. 그 대처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볼 홀더의 판단 속도 및 탈압박 능력, 오프 더 볼 선수들의 효과적인 움직임을 들 수 있다.
무링요는 이러한 사키의 전환 이론 중 포지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을 자신의 팀에도 적용시켰다. 무링요의 선수들은 상대로부터 공을 탈취한 직후, 볼 홀더는 탈압박 능력을 이용해 공을 열고, 직접 드리블하여 전방으로 치고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할 것인지 혹은 공을 키핑하며 경기의 템포를 늦출 것인지를 최대한 빠르게 결정한다. 동시에 오프 더 볼 선수들은 전방의 좋은 위치로 신속하게 포지셔닝한다.
사키는 "한 개인의 드리블이나 스피드에 의해 이루어지는 역습은 하나의 전술로써 성립될 수 없다. 전술적인 역습이란 조직적 패스 플레이 및 빠른 전환 속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고 말하며, 현대 축구의 역습이 한 개인의 드리블이나 스피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잘 훈련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속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현대 축구에서 역습은 곧 전환 속도의 승부라고 생각했다. 이는 곧 선수 개개인의 능력 차이가 역습의 성패를 판가름짓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 전술적 속도의 차이가 역습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링요는 그러한 사키의 생각과는 정 반대되는 방법을 사용했다. 무링요는 수비 진영에서 적진 깊숙한 진영까지 빠르게 공을 운반할 수 있는 고속 드리블러를 활용한 역습에 집중했다. (# 포지티브 트랜지션에서 빌드 업을 하는 방법 중 5번째로 언급했던 방법이 바로 이 것이다.) 그는 측면 공격수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장거리 드리블에 의한 역습 전술을 체계화시켰다. 이런 고속 드리블러를 활용한 역습은 곧바로 퍼거슨 감독이 맨유에 차용하여 호날두를 통해 적용시켰고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다. 퍼거슨 감독이 고속 드리블 역습에 적합하게 조련한 호날두가 무링요 감독이 지휘하에서 고속 드리블러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으니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크루이프는 테크닉이 좋은 선수를 여럿 보유한 팀은 굳이 속공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지공을 이상적인 공격 형태로 보았다.
감독들의 생각을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ㄱ. 사키는 포지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 전환의 속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역습은 한 선수의 능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수들에 의해 전술적으로 이루어 진다고 주장했다.
ㄴ. 무링요는 포지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 전환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사키의 이론을 수용했다. 그 방법으로 고속 드리블러에 의한 역습을 체계화하여 유행시켰다. 이것은 현대 축구에서 역습은 여러 선수들에 의해 전술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사키의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ㄷ. 크루이프는 포지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 전환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사키의 이론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의 테크닉이 중요하며 지공이 이상적인 공격 형태라고 생각했다.
무링요는 “최후방 라인이 너무 높아서도 안되고, 너무 낮아서도 안된다. 30m 정도의 높이를 유지하며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시도하는 것이 내가 강조하는 수비의 원칙이다.”라고 말하며 수비 라인 설정에서는 안첼로티와 마찬가지로 30m 지점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한다.
무링요가 지휘했던 첼시의 전술을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은 순서로 공수가 전개되었다.
ㄱ.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면서도 수비시에는 측면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여 4-5-1로 변화한다.
ㄴ. 미드필드 지역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골대에서 30m지점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시도한다.
ㄷ. 공을 탈취하면 측면 공격수들의 고속 드리블을 앞세워 역습을 시도한다.
ㄹ. 측면 공격수의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활용하여 밀집된 상대 수비를 측면 쪽으로 분산시킨다.
ㅁ. 그로 인해 발생한 공간을 최전방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들이 공략한다.
현재 무링요가 지휘하는 레알은 선수 선발부터 변화무쌍하며 안티 풋볼이나 트리보테까지 사용하는등 전술이 다채롭고 다양한 빌드 업 방법을 골고루 사용하여 쉬이 예상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4-2-3-1은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포메이션이다. 역습 축구와 포제션 풋볼이 모두 가능하고, 좁은 폭으로 중앙에 집중할 수도 있고 윙어 위주로 측면을 넓게 활용할 수도 있다. 타깃형 공격수도 어울리고 연계 플레이에 능숙한 공격수와도 어울린다. 첼시와의 차이점에 주목하여 설명하자면 전체적으로 상당히 공격적으로 변화했으며, 선수 구성의 차이로 인하여(특히 람파드 -> 외질, 더프 -> 호날두) 측면 공격수의 득점이 훨씬 많아졌다는 점도 눈에 띤다.
# 안티 풋볼의 모형적 분석.
크루이프의 공격(김) - 수비(짧음) - 공격(김) - 수비(짧음) 모형은 과르디올라의 공격(매우 김) - 수비(짧음) - 공격(매우 김) - 수비(짧음) 모형으로 발전했다. 과르디올라는 이러한 전술을 바탕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과르디올라가 이러한 성공을 거두는 사이 축구계에서는 하나의 논란이 발생했다. 그것은 안티 풋볼에 대한 것이다.
안티 풋볼이란 용어는 무링요가 지휘한 인테르가 트래블을 달성하자 크루이프가 무링요의 전술을 안티 풋볼이라 폄하하면서 유행처럼 번졌다.
우선 93/94 챔스에서 크루이프를 상대하여 대승을 거뒀던 카펠로의 전술 모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카펠로의 전술 모형인 공격(매우 짧음) - 수비(김) - 공격(매우 짧음) - 수비(김)은 크루이프의 모형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술간 상성 관계를 따져 봤을 때 과르디올라의 전술과 반대되는 모형인 공격(매우 짧음) - 수비(매우 김) - 공격(매우 짧음) - 수비(매우 김)을 사용하면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상대하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공격(매우 짧음) - 수비(매우 김) - 공격(매우 짧음) - 수비(매우 김) 모형을 살펴보면 안티 풋볼의 특징과 아주 잘 들어맞는다. (참고적으로 이러한 모형 분석은 감독이 의도적으로 사용했음을 기본 전제로 한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이 수동적으로 수비를 오래한다고하여 그것을 수비를 오래하는 모형으로 분석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안티 풋볼을 공격(매우 짧음) - 수비(매우 김) - 공격(매우 짧음) - 수비(매우 김) 모형으로 간주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은 현대 축구의 흐름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데 있다. 의도적으로 프레싱 알토는 커녕 포어 체킹내지 압박을 거의 하지 않고, 7~8명의 선수로 바이탈 존을 완벽하게 틀어막겠다는 발상은 토탈 풋볼 이래로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여 공격적인 축구를 구현한다는 현대 축구의 지향점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비는 단순히 실점하지 않는다는 수동적인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을 탈취하여 공격으로 전환한다는 능동적인 목적도 있는데 이러한 능동적인 목적을 구현하기에는 공격의 무게가 지나치게 가볍다. 게다가 오랜 시간동안 수비에만 매진하는 것은 축구라는 스포츠의 오락적인 성격을 무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안티 풋볼을 무너뜨리는 3가지 방법.
1. 공격수에 크리스티안 비에리를 넣고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크로스를 한다. 비에리는 밀집 수비를 비집고 들어가서 헤딩 골을 삽입하는 능력에서는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2. 미드필더에 매튜 르 티시에를 넣고 중거리 슛을 시도한다. 더군다나 르 티시에의 pk 성공률은 98%다. 르 티시에는 epl 역사상 가장 뛰어난 중거리 슈터다.
3. 수비수에 로널드 코에만을 넣고 상대가 수비 진형을 구축하기 전에 뒷공간 롱패스를 한다. 코에만은 롱 패스의 달인이며, 중장거리 프리킥에서도 대포알 슈팅이 가능할 만큼 정확하고 강한 킥을 보유하고 있었다. 낮은 위치의 포지티브 트랜지션 상황에서 상대가 수비 진형을 갖추기 전에 뒷공간을 노려야한다.
# 공수 밸런스 5/5가 일반적인 이유.
사키 이후에 많은 감독들이 빠르게 공격하고 빠르게 수비하는 모형의 전술을 사용했으며 이런 사키 모형끼리의 대결은 스피드 경쟁의 양상을 띠었음을 이미 언급했다. 그런 양상을 가장 잘 드러내는 05/06시즌 레알 vs 아스날 경기를 보면 양쪽 모두 공격을 중시하여 서로간에 빠른 역습을 이어간다. 공수 밸런스가 5/5인 경우 공격에 참여하는 숫자가 5명이기 때문에 역습을 당할 때, 5명의 선수가 수비를 하게 된다. 여기서 상대의 공격도 5명이 보통이라 5명의 수비가 5명을 막게되어 숫적 불리함이 없다. 이렇게 서로간에 빠른 역습을 하는 경우 공수 밸런스를 5/5 이하로 설정해야 너무 쉽게 실점하는 일이 없다. 이러한 공수 밸런스 숫자 놀이에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리는 감독으로 무링요와 만치니를 들 수 있다.
공수 밸런스를 6/4로 설정하는 것은 공격 축구를 위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나 상대방 진영쪽으로 많은 숫자의 선수들을 투입시키는 만큼 역습에 당할 가능성도 비례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그만큼 볼 홀더 아래에서 수비에 대비하는 선수들의 스피드와 대인 마크 능력이 중요해진다.
# 인사이드 윙어와 인사이드 커터에 대한 고찰.
최초로 윙어들의 인사이드화를 통하여 대단한 성공을 거둔 감독은 아르센 벵거다. 벵거 감독은 처진 스트라이커와 윙어의 인사이드화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윙어를 인사이드화하는 기본적 목적은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 공격수를 삼각 진형으로 배치하여 패싱 플레이를 하기 위함에 있다. 벵거가 4-4-2 포메이션으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시기 아스날의 전술을 보면 피레의 인사이드 침투, 베르캄프와 앙리의 패스 능력으로 상당한 결과를 얻곤 했다. 이후 윙어의 활용에 있어 아웃사이드 공간만큼이나 인사이드 공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된 감독들은 클래식 윙어가 아닌 인사이드 윙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포르투를 이끌고 트래블을 달성한 무링요 감독이 04/05시즌 첼시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무링요는 잉글랜드 축구 전술계를 지배하고 있던 공간 이론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무링요는 왼발을 사용하는 로벤을 오른쪽 공격수로 배치했다. 잉글랜드 평론가들은 처음에는 무링요를 기본적인 전술도 모르는 감독이라고 비판했지만 그런 비판이 찬사로 바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잉글랜드 축구에 중대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공간 이론가들은 인사이드 커터를 사용했을 시 아웃사이드 공간을 활용할 수 없다고 보아 축소된 아웃사이드 공간만큼 공격이 위축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링요는 오른쪽에 인사이드 커터를 배치하여 비록 아웃사이드 공간의 활용도는 다소 낮아졌지만 대신 인사이드 공간의 활용도를 2배, 3배 강화하였다.
2012년 가장 핵심적인 전술 발전 양상은 바르셀로나가 보여준 메시를 활용한 폴스 나인과 뮌헨과 포르투갈이 보여주는 윙어 겹치기다.
11/12 뮌헨 vs 첼시 챔스 결승전
리베리와 로벤이 모두 오른쪽에 배치되는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로벤은 인사이드 커터로, 리베리는 윙어 내지는 인사이드 윙어처럼 움직인다.
유로2012 포르투갈 vs 네덜란드 조별리그전
호날두와 나니 모두 오른쪽에 배치되는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호날두는 인사이드 포워드로, 나니는 윙어처럼 움직인다.
이런 윙어 겹치기는 1. 상대 풀백의 오버래핑이 매우 제한적일 때, 2. 반드시 측면 공격을 통한 골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듯하다.
# 제로 톱과 폴스 나인 전술
알베르토 페레이라는 2003년에 “4-6-0 전술이 미래축구를 지배할 것”이라 언급
스팔레티 토티를 이용하여 현대적 제로 톱을 처음 사용
오카다 다케시 2010 월드컵 4강 목표
케이로즈 성적 부진
과르디올라 2012 바르셀로나
델보스케 유로2012
# 미래의 축구
뷰티풀 풋볼, 조고 보니토(jogo bonito)
승리지상주의 실리 축구 1. 안정적 수비 2. 속공. 브라질 카를로스 둥가, 네덜란드 반 마르바이크
판타지아(fantasia) vs 퍼비지아(furbizia)
말리시아(malicia)
트래쉬 토크(trash talk) : 2006 월드컵 결승전 지단
축구에 과학적 분석, 상황 이론이 접목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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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계신게 맞습니다. 3/4라는 의미지요.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쓰리쿼터스와 같은 의미입니다. 그러나 축구 전문가들은 이 용어를 단순한 위치를 지정하는 용어로 사용하지 않고 선수의 유형을 지칭하거나 역할을 지칭하는 용어로 전용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트레콰르티스타의 의미를 단순히 3/4로 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적으로 트레콰르티스타라고 지칭하면서도 3/4지점에 위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삼미들을 삼각형 진형으로 구성했을때 위쪽 꼭지점이나, 미들을 다이아몬드 진형으로 만들었을때 공격형 미드필더는 각각 1/2지점과 4/5지점에 가깝게 위치하지만 트레콰르티스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태리 리그에서 카카와 토티를 트레콰르티스타의 전형적 선수라고 알고있슴돠
해당되는 내용은 오해를 사기 쉬운 것같아서 리플을 참고하여 수정했습니다.
아 무링요도 궁금하네요 빨리 올려주세요ㅠ
무링요를 쓰기에는 아직 써야할 내용이 많이 남은듯하네요.. 그 파트는 위에 부분이 아래 부분의 기본 바탕이 되는 식이라서요. / 일단은 올려봤습니다. 위에 나와야할 내용이 무링요 파트에 나오는 문제점이 생기긴했지만 어쨌든 일단 이해는 되실겁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 다음도 기대기대..
오늘도 약간 추가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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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축구에서 윙포워드란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윙어, 포워드 이런 식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용어 정리에서 인사이드 윙어는 파란색으로 구분한 것처럼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용어 입니다. 인사이드 공간을 자주 활용하는 윙어를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윙포워드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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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내용을 이해해야 아래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식으로 구성하려고해요. 파트 순서를 일부러 그런 식으로 배치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네요. 읽다보면 위에 내용을 다시 언급하는 부분이 나올겁니다. 내용은 아마도 계속 늘어날 겁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완성된 글은 아니니까 자주 확인해주세요. ㅋㅋ
일단 너무나 체계적인 글에 존경을 표하며 한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안티풋볼의 파해법에서 쾨만같은 수비수의 롱패스 파해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드네요. 안티풋불의 형태를 90분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수비의 뒷공간은 킥오프때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요. 물론 수비라인이나 빌드업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이 없으니 다양한 상황도 가정할 수는 있지만
거의 99%의 안티풋볼은 모형과 같은 짧은공격 긴수비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낮은 수비라인과 적은 압박범위, 짧은 공격시간과 소수의 공격참여자가 되죠. 따라서 최소 포백과 앞선을 지키는 미드필더 한두명은 거의 무조건 남아있을 수 밖에 없구요.
수비에게 최악의 상황인 뒷공간에 가장 위협을 받을 때는 앞선에 백라인을 보호해줄 미들이 사라지거나 수비라인이 높을 때, 수비숫자가 공격숫자보다 적어서 1대 다수 상황일때 정도로 상정할 수 있겠죠. 더불어 쾨만이 그 기가막힌 롱패스를 사용할 적기는 당연히 포지티브 트랜지션의 순간일텐데 안티풋볼의 정의가 이미 네거티브 트랜지션 상태에서도 최악의 상황은 무조건 방제한다는 컨셉이 내포되어 있으니...전술상에선 일단 수비 뒷공간을 염려할 조건은 모두 닫혀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축구공은 둥글고 90분 내내 약간의 틈도 없이 안티풋볼을 유지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정도는 아니긴 하지만요.
아무리 안티 풋볼이라 하더라도 90분간 뒷공간을 남기지 않는 프레싱 바소를 구사하지 않습니다. 몇 번은 역습을 전개하게 되고, 공격수가 올라옴에 따라 수비 진형도 어느 선까지는 올라와 컴팩트함을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그럴때 롱 패스로 빠르게 뒷 공간을 노리자는 의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