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시끌벅적 야학당 일곱 동무가 들려주는 이야기
휘영청 보름달이 뜬 밤,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야학당에서 시끌벅적 와글와글 요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봄이 할머니가 어린아이였을 때, 야학당이 문을 열던 꼭 그 시간입니다. 봄이 할머니는 숨을 죽이고 가만가만 낡고 빈 야학당 앞에 섭니다. “어? 야학당 동무들이잖아!” 서당대, 칠판, 분필, 책받침, 철사, 남포등, 빗자루까지, 야학당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동무들이 왁자지껄 저마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습니다.
시끌벅적 즐거운 이야기 소리를 따라 하나둘 그 시절의 아이들이 야학당 앞으로 몰려듭니다. 어느새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간 마을 어르신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졸려도 좋았어.” “바빠도 좋았어.” “그냥 좋았어.”
>> 출판사 서평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그려 보긴 처음이다” -이영경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이영경 작가는 송정마을 어르신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스케치하며 야학당에 다니던 시절의 아이들 얼굴을 떠올렸고, 한파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 마을 뒷동산에 텐트를 치고 머물며 마을의 정경을 도화지에 담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작가의 그림에는 신비함마저 느껴지는 야학당의 따스한 정경도, 추억 속 아이들의 생기 넘치는 얼굴도, 야학당 일곱 동무들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모습도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과거 아이들의 모습을 한지에 물감으로 표현합니다. 오려 붙인 한지에 선명한 붓선으로 표현된 아이들은 빛바랜 추억을 소환하는 한편으로,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냅니다. 작가가 장면 곳곳에 그려 넣은 생쥐, 사마귀 등의 사물 역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장치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한 야학당 일곱 동무들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창조되어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스케이트를 타듯 야학당을 청소하는 빗자루, 마룻바닥 틈새로 들어가 지우개와 공책을 건져 올리는 철사, 가슴을 활짝 펴고 아이들의 책상이 되어 주는 책받침은 세월을 거슬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웃음을 선사합니다.
작가는 한겨울밤 야학당의 정경에서 시작해 학당 안을 가득 채우던 아이들의 꿈과 오늘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즐거운 삶의 모습까지를 사랑스럽고 풍성한 그림 안에 펼쳐 보입니다.
송정야학당의 의미를 오롯이 담아내다
밤이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아이들을 기다리던 야학당에는 그저 배우는 것이 좋아 눈빛을 빛내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들 속에는 서당대, 책받침, 남포등과 같은 사물들도 자리하고 있었죠. 학당 안에는 할 일을 마치지 못해 모시를 짜며 곁눈으로 공부하는 동이도, 칭얼대는 동생을 업고 뒤에 서서 글을 배우는 친구도, 받아쓰기를 못한다고 선생님께 꾸중 듣는 친구도 있습니다. 목수 아저씨, 순이 언니, 누구라도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시간과 지식을 나누어 줍니다.
《안녕, 야학당》은 마을 사람 모두가 한마음으로 만들어 낸 야학당의 기억과 추억, 그리고 그 야학당을 마음에 품고 오늘을 살아가는 송정마을 어르신들의 꿈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송정야학당은 일제 강점기, 일하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뜻있는 마을 어른들이 밤에만 열었던 작은 마을 학교입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아이들의 꿈을 먼저 생각했던 마을 어른들의 사랑과 정성은, 그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지금까지도 삶의 버팀목이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그림책 마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책 속에서
‘이야기의 힘’으로 완성한 세 권의 그림책
<송정마을 그림책> 시리즈는 3년 반의 시간 동안 진행되어 온 부여 송정마을 그림책 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단법인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은 부여 송정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채록해 《하냥 살응게 이냥 좋아》를 펴내는 한편,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그린 ‘내 인생의 그림책’ 23권을 만들어 낸 바 있습니다. <송정마을 그림책> 시리즈는 마을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림책 작가들이 새롭게 구성하여 창작한 그림책입니다. 세 권의 책에는 할머니의 삶을 되돌아보는 형식으로 펼쳐낸 마을의 이야기, 어르신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해 온 도깨비 이야기, 치열하게 일하고 놀고 배우던 공간인 야학당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간직한 ‘이야기의 힘’으로 완성된 <송정마을 그림책> 시리즈는 한 마을의 이야기이자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 상세이미지
>> 저자 소개
그림┃이영경
대구에서 태어나,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책에 그림을 그린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봉지공주와 봉투왕자》, 《아씨방 일곱 동무》, 《신기한 그림족자》, 《콩숙이와 팥숙이》, 《이부자리 맨발체조》 들이 있고, 《넉 점 반》, 《주먹이》, 《천하태평 금금이의 치매 엄마 간병기》 들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글┃홍진숙
순창에서 태어나, 한국철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림책이 좋아 그림책을 기획하고 쓰고 편집하는 일을 합니다. 《태워 보아요》, 《해님 뭐해요》, 《빨래하는 날》 들에 글을 썼습니다.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