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나해 2월7일 [(녹)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수도회] 진정 마음에 품어야 하는 것들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 제1독서 1열왕 10,1-10
† 복음 마르 7,14-23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 말씀은 당시 유다인에게는 가히 혁명적인 내용입니다. 그들은
율법의 규정에 따라 정결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을 엄격히 구분하였기
때문입니다(레위 11장 참조).
레위기의 가르침에 따라 당시 유다인들은 돼지고기를 부정하다고 여겨
절대로 먹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시리아 임금 안티오코스는 유다교를
없애려고, 유다인들에게 돼지고기를 먹으라고 강요합니다. 이에 수많은
유다인들은 율법이 금한 돼지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지요.
그만큼 유다인들은 정결과 부정에 관한 율법을 지키며, 부정한 것은
극단적으로 피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에는 부정한 것이 있을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모두가 하느님의 창조물이 아닙니까? 다 귀한
존재들이지요. 오히려 사람의 마음이 문제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에서
온갖 나쁜 생각이나 악한 행동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우리는 늘 자신의 내면 상태를 들여다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악의 기운이 혹시나 들어 있지는
않은가. 그런 악한 기운이 나 자신도 모르게 악한 행위로 연결되지는
않는가…….’ 수시로 자신을 되돌아보며 양심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이럴 때 우리 마음은 더욱 정화되어 가며, 하느님께서
들어오시기에 매우 흡족한 성령의 성전이 되어 갈 것입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 매일 미사 -
◈ [인천] 우리의 마음을 주님의 마음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2018년 나해 2월7일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제1독서
<스바 여왕은 솔로몬의 모든 지혜를 지켜보았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0,1-10
복음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14-23
저는 주식회사 ‘빠다킹’의 창업주이자 대표이사입니다. 이 회사 안에는
많은 직원이 있습니다. ‘조명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직원, 사제로
생활하는 직원, 이곳저곳 바쁘게 강의를 하는 직원, 글을 쓰는 직원,
책 읽는 직원, 여행을 다니고 쉼의 시간을 갖는 직원, 인터넷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직원, 운동하는 직원 등등... 몇 명이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로 많은 직원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소중한 직원을 뽑으라고 한다면, 즉 저의 오른팔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직원은 누구일 것 같습니까?
바로 사제로 생활하는 직원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회사의
존재이유이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 또 엄청난
재미를 제게 주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보람을 느끼면서 배
굶지 않으면서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을 나눠주면서 저 역시 큰
행복을 간직하면서 살게 됩니다.
그런데 저희 회사를 망칠 직원도 있습니다. 세상 것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려고 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아픔을 주기도 하는 직원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회사를 망칠 직원을 그냥 데리고 살아야
할까요? 아무리 능력이 많다 해도 어쩔 수가 없지 않습니까? 과감하게
퇴사를 시켜야 회사가 망하지 않을 테니까요.
여러분 역시 스스로를 하나의 회사라고 생각해보십시오. 어떤 직원을
채용하고 어떤 직원을 자르겠습니까? 회사를 망칠 직원은 일찍부터
과감하게 잘라야 합니다. 인정에 사로잡혀서 그냥 데리고 있으면
나중에 큰 후회를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며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쫄딱 망하라고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신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떤 직원들을 데리고
살아야 할까요? 주님께서 원하시는 행복의 길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직원을 데리고 살아야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 이스라엘 사람들은 철저하게 율법을
지켰습니다. 특별히 레위기 11장과 신명기 14장을 보면 정결하고
부정한 음식에 대한 규정들이 나옵니다. 이 규정들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부정한 것은 극단적으로 피했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마르 7,19)라고 규정하십니다. 생각해보면
정말로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창조물을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은 귀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마르 7,20)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나쁜 생각이나 악한 행동이 문제라고
하십니다.
사람에게서 나와 사람을 더럽히는 편협된 생각들이 어쩌면 나를 망칠
못된 직원이 아닐까요? 하느님을 기쁘게 할 직원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못된 직원은 과감하게 퇴사시키십시오. 형식적인 틀만을
강조해야 성공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마음을 주님의 마음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귀하는 형편없는 삶을 살았기에 ‘주식회사’ 빠다킹에서 퇴사함을
명합니다.”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한 번이 실패에서 다음 실패로 넘어갈 수
있는 능력이다(윈스턴 처칠).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간절하게 원하시는 주님.
이름
‘조명연 마태오’ 라는 이름을 보면 어떤 생각이 나십니까?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빠다킹으로, 강의를 하는
강사의 모습으로, 글을 쓰는 작가의 모습으로, 갑곶성지를 지키는
성지전담 신부로, 사람들에게 코칭을 하는 코치의 모습으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 등이 제 이름을 보고서 떠올려지는 이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미지는 누가 만든 것일까요? 바로 제가 만들었습니다. 제가 했던
많은 선택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이고, 제 이름에 내용을 담게 한
것이지요. 살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 그냥 이름 석 자만 달랑
남았겠지만 그 동안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서 내용을 담은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내용을 많이 담는 우리가 되기를 원하시지 않을까요? 내
이름이 주어지는 순간 바로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사명이 주어진 것이고,
따라서 아무 의미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이름에 내용을 더해가면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름에 어떤 내용을 담겠습니까?
성모님께서도 우리가 잘 되도록 도와주십니다.
- 인천교구 갑곶 성지 조명연 마태오 신부 -
◈ [수도회] 진정 마음에 품어야 하는 것들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2018년 나해 2월7일 연중 제5주간 수요일 마르 7,14-23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마르 7,15)
진정 마음에 품어야 하는 것들
예수님께서는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하십니다(7,15).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7,20) 하십니다. 곧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사람이 깨끗해지고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중요한
것은 음식이나 의식이 아니라 사람의 속마음과 생각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율법의 음식규정(레위 11장, 신명 14,3-21)에
따라 깨끗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을 엄격히 구별하였던 유다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음식을
가려먹으면서도 예수님을 곤경에 빠뜨리고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깨끗한 음식을 먹은 그들의 마음은 더럽혀져 있었던 것이지요.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고, 깨끗하게 지음받은 우리입니다. 그런데 내
안의 무엇이 우리를 더럽힌단 말입니까? 그 시발점은 마음입니다.
성서적 사고에서 마음은 사람의 생명의 중심이며, 인간의 활동과
정서의 자리이고 선과 악의 전쟁터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면서, 악행을 저지르기도 하는 것이지요.
인간의 마음과 지각 능력은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오며 그분께로
향합니다. 그런데 나쁜 생각은 마음을 어둡게 하여 나쁜 감정을
일으키고 나쁜 지향을 부추기며, 스스로를 더럽힙니다. 더럽혀진
영혼에서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흘러나옵니다. 폭언과 험담과 모진 한마디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요.
중요한 것은 외부 환경이나 물질 또는 예배의식이 아니라 속마음입니다.
영이 거처하는 자리이며 선악의 뿌리요 의지의 결정적 중심인 마음이
하느님의 영으로 물들어야 하지요. 하느님의 마음을 품은 사람에게서
그분의 얼이 담긴 말과 생각과 행동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순수 자체이신 하느님께 되돌아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 빛이신 주님께 마음의 어둠을 비춰주시라 청하며, 지속적인
의식성찰을 통해 나쁜 생각의 실체와 뿌리를 알아차림으로써, 영혼의
순수함을 회복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더럽혀진 마음을 비우고, 그
마음자리에 하느님의 순수한 시선을 모시며, 사랑을 키워가야 할
것입니다. 성령께서 하느님께 불충실한 우리 마음에 거룩한 모든
덕들을 쏟아부어주시면 충실한 이가 되겠지요
(성 프란치스코, 동정녀 인사 6).
우리는 "신성한 사랑과 순수하고 진실한 양심, 순수한 마음과 정신을
지니고, 마음과 몸에 그분을 모시고 다녀야 합니다."
(1신자 1,10; 2신자 19) 우리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생애와 가르침과
거룩한 복음을 마음에 간직하고"(비인준칙 22,41), "그분의 권고를
정신을 다하여 이행해야 합니다."(형제회편 6-7) "온갖 장애를 멀리하고
모든 근심걱정을 물리쳐, 깨끗한 마음과 순수한 정신으로, 주님을
섬기고 사랑하며 공경하고 흠숭하는"(비인준칙 22,26) 것이 바로 참
행복의 길입니다.
재벌들의 '돈 사료'를 먹느라 정신없는 법조인과 정치인, 권력가들의
'부당한 힘의 사료'를 즐기는 이들, 가난한 이들에게는 무관심한 채
자기 몫을 채기는데 여념이 없는 종교인들의 영혼은 죽었습니다.
오늘도 "주님을 늘 생각하고 갈망하며, 모든 지향을 그분께 두고, 모든
것에서 주님의 영예를 찾음으로써 주님을 사랑해야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묵상 5) 저 깊은 마음자리를 살피며 외형과 허례허식을
버리고, 돈과 세상 헛된 것 대신 하느님의 사랑을 품어 사랑이 되고,
선 안에 머물러 착한 행실로 세상을 비출 수 있길 기도합니다.
- 기경호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신부 -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
◈ [수도회]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마르 7, 20) 한상우 바오로 신부 |오늘의 강론 묵상
2018년 나해 2월7일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마르 7, 20)
사람을 살리는 것 사람 마음을 깨끗이 하는 시작은 기도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하느님으로부터 참으로 멀리 떨어져있습니다.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언제나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보다 더 위험한 존재또한 없을 것입니다.
절망과 부패에서 벗어나는 길은 우리의 마음이 다시
예수님을 통해 정화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입니다.
우리의 더럽고 나쁜 생각과 마음때문에
울부짖는 이웃들이 생겨납니다.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가장 영악하고
끔찍한 것들이 아닌 선한 마음이길 기도드립니다.
선한 마음은 하느님으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더러움의 근원은 무절제한 욕심이고 정화의 근원은
더러운 우리 마음을 위해 기도하는 기도입니다.
제 마음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 구속주회 한상우 바오로 신부 -
◈ [수원]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 /
조욱현 토마스 신부|오늘의 강론 묵상
2018년 나해 2월7일 연중 제5주간 수요일
복음: 마르 7,14-23: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예수님은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15절)고 하시며 금기 식품은 없다고 하신다.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란 음식을 말하는데, 어떠한 음식을 어떻게 먹든 음식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악한
생각이 그 사람을 죄로 더럽힌다는 것이다. 즉 자연의 음식물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결단이 사람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하시면서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배 속으로 들어가서 뒷간으로 나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마태 15,11.17 참조) 그리고 주님께서는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
(19절)고 밝히셨다. 율법에 얽매인 자들이 부정하다고 선언한 것들을
먹는다고 해서 더러워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입술이 앞뒤 가리지 않고
지껄이고 끼어들면서 우리가 더러워질 수 있다.
그런데 레위 11장에 보면 부정한 음식물의 종류가 나오고 있다. 그것은
유다인들의 전통에서 신앙처럼 지켜오는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중에
대표적인 것이 돼지고기가 있다. 2마카 6장에서는 안티오쿠스
에페파네스는 유대교를 근절시키려고 유다인들로 하여금 돼지고기를
먹게 하였고, 그것을 안 먹는 유다인들은 왕명을 거스른 죄로 수백 명이
죽임을 당했다는 역사적인 사건까지 기록되어 있다.
이런 유다인들에게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은 그들에게는 깜짝 놀랄
말이었다. 즉 그들은 부정한 음식을 먹음으로써 사람이 부정하게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내왔고 죽어가면서도 지켜온 그들의 율법을 무시하는
듯한 예수님의 말씀이 그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본뜻은 무엇이었는가? 물건, 음식이란 그 어떤 것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의 입장에서 볼 때 “부정한 것이다” “깨끗한 것이다”
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정한 음식을 먹지 않는데 믿음의 본질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마음이라는 창고 안에 무엇을 쌓아 놓고
있으며, 그 안에서 무엇을 내어놓으며 살고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악한 생각들이란 마귀가 나에게 불어넣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마귀는 우리의 나쁜 생각에 힘을 보태고 부추길 수는 있지만
그러한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나며 이러한 생각이 일어날 때, 마귀가 그것을 정당화시키고
그렇게 행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즉 어떠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따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느냐에
믿음의 근본 의미가 있는 것이며,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물건이나
음식이 아니라 사람 자신에서 나오는 생각과 행위라는 것이다. 바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기울이고 살아가라는 주님의 말씀이다. 이
주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과 이웃을 향하여 살아갈 수
있는 우리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은총을 주님께 구하면서
기도하고 은총을 구하도록 하자.
- 수원 교구 조욱현 토마스 신부 -
◈ [서울]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어머니의 집을 옮기면서 전세 얻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먼저 살던 집을
전세로 놓고, 살 집을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전세를 얻을
비용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런 것을 쉽게 알고
있었지만 저는 간단한 이치를 몰랐습니다. 먼저 살 집을 계약하였고,
지금 사는 집이 쉽게 나가지 않아서 애를 먹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들은 나름대로 비결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색다른 재료를 찾기도
하였고, 특별한 양념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주인들은 특별한 맛을
찾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무엇보다 손님들의 입장에서
음식을 준비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맛집을 찾으면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사순시기를 준비하면서 본당에서는 ‘사순특강’을 마련합니다. 부족한
저에게도 사순특강을 맡겨주시는 본당이 있습니다. 올해는 ‘신당동,
반포동, 잠원동, 묵동, 연희동, 신림성모, 자양동’에서 사순특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학적인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영성적으로
내세울 것도 별로 없기에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럼에도 저를 믿고
부탁하시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저 나름대로 찾았던 강의의 요령이 있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서
묵상할 것들을 찾는 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주변을 보면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따뜻한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식당 주인의 친절한
미소, 지하철역에 있는 고운 시, 살면서 경험했던 실수와 실패도 좋은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제가 잘 아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제가
잘 모르는 내용을 이야기하면 저도 힘들지만 듣는 분들도 분명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쉬운 이야기를 합니다. 일단 시작하면
자신감을 갖는 것입니다. 그 시간만큼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부족한 것들은 주님께서 채워주시리라 믿는
것입니다.
올해 사순특강의 주제는 ‘예수님께 위로를 드린 사람들’로 정했습니다.
시작하면서 좋아하는 성가 ‘구원자 예수’를 함께 부릅니다. 자연스럽게
예수님께서 우리를 무엇으로부터 구원하시는지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죄, 악, 죽음’으로부터 구원하신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40일 동안 단식 기도하셨고 사탄의 유혹을
받았지만 하느님의 말씀으로 유혹을 이겨내셨습니다. 악의 세력들은
우리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유혹하고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런 악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가실 때,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다, 베드로, 가야파, 군중, 십자가 위의 다른
죄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 위로를 드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 베로니카, 십자가 위의 또 다른 죄인’입니다. 저는
제 주변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들과 예수님께
위로를 드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지금 나의 모습은
과연 예수님께 아픔을 드리고 있는지, 예수님께 위로를 드리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를 들려주면서 강의를 마무리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길가의 돌로도 아브라함이 한 일보다 더 큰일을 하실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살면서 우리들 각자의 고유한 맛과 향기로
이웃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중요한 것들은 내 안에서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자신을 잘
다스릴 줄 알면 우리는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악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우리 자신을 잘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욕심, 시기, 질투, 탐욕, 인색, 게으름은 모두 내
안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그것을 사랑, 용서, 인내, 나눔, 성실함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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