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은)골프를 하지 않지만 골프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선수 육성과 골프산업 발전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중과세 완화 등의 규제는 시간을 두고 탄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제18대 대통령 당선 직후 박캠프 측 홍보담당자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이끌고 갈 박당선인의 골프관을 함축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박당선인은 골프를 하지 않지만 그의 골프관을 토대로 골프계 전망을 해보면 다소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골프용품 시장 위축, 골프장 매출 감소 및 회원권 폭락 등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프업계로서는 미흡하지만 기대할 만한 내용이다. 대통령의 골프관에 따라 업계 활성화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박당선인의 골프철학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골프산업
대체로 맑음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미래 경제 청사진으로 '창조 경제론'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박당선인 비서실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강석훈 의원은 스크린 골프장을 창조경제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스크린 골프장은 우리가 없던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창조경제에 골프가 포함됐다는 것은 골프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당선인 측 홍보 담당자는 "골프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관광산업과 연계해 발전 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어떤 정책이 뒷받침 될지 관심을 끈다.
선수육성
박당선인 측은"골프는 국위선양의 효자 종목으로 앞으로도 선수 육성에 관심을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리, 최경주, 양용은 등이 골프를 통해 국위를 선양한 만큼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 있는 유망주 발굴 및 육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가 정한 올해를 빛낸 선수 명단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데서도 이를 잘 엿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세계 스포츠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승자'와 나락으로 떨어진 '패자'를 발표했다. '승자' 명단에는 올해 LPGA 투어 4개 메이저대회를 휩쓴 유선영, 최나연, 신지애 등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포함됐다.
여기에 2015년에는 한국에서 미국과 세계 연합팀 간의 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이 열린다. 대회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명예 대회장은 개최국의 행정수반인 만큼 2015년 박당선인이 골프대회장을 직접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16년 올림픽부터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골프선수 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과세 완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계의 가장 큰 현안인 중과세 등의 규제는 당장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박당선인 측 관계자는"골프장의 중과세 등 현안은 잘 알고 있지만 당장 그 부분을 개선할 만큼 정서가 무르익지 않았다"면서 "시대흐름에 따라 변화가 뒤따를 수 있는 사안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생경제를 강조한 박당선인이 골프 세금을 당장 인하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회원제 골프장 입장객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가 무산된 점에서 잘 엿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해외골프 수요의 국내 전환 등 국내 수요 확대를 통해 내수경기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2년간 한시적으로 회원제 골프장 입장 시 개소세 1만2,000원을 비롯해 교육.농특세 등 총 2만1,120원을 면제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회기재위 조세소위는 이같은 감면 안에 대해 '부자감세'라는 역풍을 우려해 여야 합의로 법안을 폐기했다.
특히 최근 골프장 카드 수수료 인상 등 악재에서 당분간 벗어 나기 힘들 전망이다. 골프장 카드 수수료는 기존 1.5%에서 최대 2.5%까지 올랐다.
골프장 증설
박당선인 측 관계자에 따르면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 누구나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 간이 골프장 건설은 적극 검토할 수 있는 대목이며 발전시킬 가치가 있는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다.
캐디문제
박당선인은 경제 정책과 관련해 캐디 등 특수고용직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캐디 등에게 산재보험, 고용보험제도 도입, 표준계약서 작성 의무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골프장 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부담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취미
박당선인은 골프를 하지 않는다. 대신 단전호흡, 요가 등으로 심신을 단련하며 테니스와 탁구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의 통치권자인 김정은은 골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평양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 미국 <골프매거진>의 기자가 캐디에게 김정은이 골프를 하느냐고 묻자 "몇 홀만 치셨지만 아주 기량이 뛰어나셨습니다"고 답했다는 것.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대한골프협회/한국골프장경영협회
"정부가 제출한 골프장 개별소비세 감면법안을 국회 조세소위가 폐기처리 한 것은 이해 할 수 없다. 골프는 아시안게임,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된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경기장인 골프장에 입장하는 골퍼들에게 사치세 개념의 높은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또한 스포츠동호인을 부자로 분류해 높은 이용료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번 결정으로 골프를 원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새시대를 맞아 재고해 줄 것을 건의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