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秘를 가장한 황혼의 빛
마루야마겐지.丸山健二 일본문학 아쿠타가와 상 수상
종교라는 이름의 가상현실에 자진해서 편입됨으로서 자기성찰의 힘을 잃어버린 혼은 점점
더 방종해지고 만다.그러나 조금만 냉정하게 관찰하면 종교의 실체를 간단하게 꿰뚫어
볼 수 있다.
흔히 영원히 살수있는가? 따위의 심오한 질문은 할 필요가 없다.교의의 옳고 그름을 놓고
성가신 논쟁을 벌릴 필요도 없다. 한 종교단체의 돈이 어떻게 흘러들어가는지를 주시하면
곧 그 사기성이 바로 드러난다.
신자들에게서 기부나 보시 봉사등의 명목으로 돈을 거두어들이는 구조인지 아닌지만 보면
사기행각인지 아닌지 저절로 판명될 것이다. 한마디로 종교단체는 호박을 덩쿨체 끌어모으면서
배를 불리고 있다
교단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하다.위대한 가르침을 세계방방곡곡에 알리고 전파하기 위한
자금이다.가난한 사람들 재해를 당한 사람들 난민을 구호하기 위해서다 등 갖가지 구실을
둘러대며 신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것이다.
신자들에게 돈이나 물품 노동 봉사를 요구하지않는 종교단체는 하나도 없다. 모든단체가
돈과 욕망에 얽혀있다
그 별볼일 없는 인간들이 구원을 찿아 모여드는 타율적인 얼간이들을 미끼로 호화로운 생활
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속이는 쪽은 교조와 간부들이고 속는쪽은 신자들이라는 도식이 모든 종교에 해당된다.
그러니 제대로 된 종교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종교는 선이라는 옷을 두른 악이며 원래 자유로워야 할 개인을 속박하는 컬트이다
일단 몸과 마음이 종교에 푹 빠져있는자는 일단 종교에서 이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거리를 둔 후에 한방향으로만 치우쳐 열을 올리는 마음을 식히고서 불안이 무엇인지
고독이 무엇인지 자유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인지 나이가 우주는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종교는 사람이 사람다워지는것을 방해하는 커다란 장벽중의 하나이다 .종교가 내비치는것은
절대 새벽빛이 아니다
신비를 가장한 황혼의 빛이다 그쪽에는 인간성을 짓뭉게는 캄캄한 어둠이 기다리고 있을뿐
이다.
온 마음을 다해 기도를 하면 할 수록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자립정신이 깍여나간다.
무엇보다 神의 영원한 침묵이 애당초 그런 거창한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없는것을 있다고 하는 사기극에 옳다구나 걸려들어 기분좋게 속아넘어가서는 폐쇠적인 나날
에 빠져든다.
최면에 걸리거나 약물에 중독된 사람처럼 마음과 정신 혼까지 쏙 빼앗기고는 거의 백치상태
가 존엄한 흔적은 찿아볼 수없는 가엾은 노예신세로 전락한다.
이성과 지성을 깡그리 몰수해가는 종교적 광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래야 한다는 자각도
못한다.그래도 정상적인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그 기괴한 세계에서 탈출해야 한다
열렬히 신을 신봉할 때도 문득 정신이 차려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신과 보통사람을 중개
한다는 교조와 고승을 거듭 찬찬히 관찰하는 것이다.
숭고하게 울리는 그들 말보다 그들의 풍모를 주시한다. 속세사람보다 훨신 세속적이고 천박
한 먹고 마시고싶은데로 해 피하지방에 둘러싸인 뭉글뭉글한 몸과 탁한 눈.그리고 추악한
외모를...
그것이 성스러운 사람이 되기 위해 밤낮으로 고행을 불사했다는 인간의 육체이고 풍모인가.
욕망에 몸이 단 범부의 전형 아니가?
한꺼풀 벗기면 그저 어디에나 있는 너절한 아저씨 아닌가! 왜 그렇게 저질사기꾼에 속절없이
속아 쉽게 굴복하고 걷만 번지르르한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인가.
그들이 어디에서 카리스마를 느끼는 것인가. 사실 신따위는 아무 상관없이 아버지를 대신할
존재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가 그러니 그런 아저씨에게 이끌리고 매료되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를 대신하는 인물이 어째서 툭하면 돈을 요구하는가. 그렇게 몸과 마음을 바쳐서까지
아버지를 얻고 싶은가.
혼자라는 처지가 그리도 고통스러운가.
나이살도 먹고 남들처럼 두뇌도 갖고 있으면서 자유와 고독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인가
자신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면 이글거리는 지옥불에 타버릴것이라는 어린애 속임수만도
못한 수작을 하는 치들은 신자 대부분이 신의 은혜로운 구원을 얻기위해 모여드는것이 아니
라는 점을 처음부터 간파하고 있다.
그들은 알고 있다. 태생에 갖까지 문제점이 있고 특히 육친의 사랑에 굶주려 마음이
뻥뚫인 사람들. 그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과대평가하여 그것만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리라
는 큰 오해를 품은 사람들은 그럴법한 자가 눈앞에 나타나 친절한 한마디를 건네주면
자신의 전 인생을 갖다 바치고 그 어떤 불합리한 명령에도 복종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세뇌요법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신자들을 죽을 때까지 봉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마음과 혼을 갈고 닦는데 필요한 것은 오직 자신의 분투뿐이다.
불안과 주저와 고뇌야말로 살아있는 증거다. 살아있는한 그런것들에서 헤어날 수 없고
헤어나려 몸부림칠 필요도 없다
살아있으면서 절대적 안녕을 얻으려 한다면 살아있되 삶을 내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마루야마겐지.丸山健二
일본문학 아쿠타가와 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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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책속의 한줄
첫댓글 "신비를 가장한 황혼의 빛이다."
글을 읽으면서 예전에 있었던 일 하나가 떠오릅니다.
산장 부근에 사찰이 있어 한 스님을 알게 되어
만나면 인사를 하곤 했는데
하루는 그 스님이 겨울이 되었으니 동복을 지어야 한다며
저한테 한 벌 지어달라고 했습니다.
스님이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해드렸는데
바지와 저고리 솜두루마기까지 해서 백만원이 훨씬 넘었드랬어요.
친구한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앞으로 종종 요구를 할 것이라며
아얘 인간관계를 딱 끊어버려라고
저는 오죽하면 신도가 아닌 내게 그런 부탁까지 할까 싶어
마음이 좀 그랬는데...
그 이후로는 스님들과 가까이 하지 않고 있습니다. ㅎㅎㅎ
공감 님, 편안한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문민님.그 큰금액을 값을 안 정하고 하셨나요.
그리고 당연히 스님이 옷값을 내야 하는거지요
신도라 하여도 말입니다.
.
.
어딘들 안썩었으리요.
문민님.한복전문가시나봐요 ㅎㅎ
공감은 카돌릭 세례받고 안나갑니다.
내가 앉은자리가 명당입니다.
하느님이 계시면 지금 이자리에 계실것이고
70 넘게 살았는데 생각없이 아무렇게 살아도
중심에서 흔들리지 않을것입니다.
문민님도 편안한 휴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