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선포의 사명
왜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까?
무신론자라면 그 나름대로, 신앙인이라면
각자가 믿는 신을 열심히 섬기며 살면 되는 것 아닙니까?
복음화, 복음 선포와 관련하여
사람들의 머릿속에 한번쯤은 떠올랐을만한 물음들이다.
사실 이 세상에는
신앙인보다 더 선하게 옳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도 많고,
신앙인이라고 하면서도
온갖 비난받을 짓을 하며 사는 사람들도 많다.
때로는 어쩔 수 없다는 핑계나 세속적 경제논리를 동원하여
세속사회와 다를 바가 없는 일을 하거나
정치인들이나 할법한 일들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둘러대는 이들도 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실현하면서도
그것이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착각에 빠져 사는
경우도 있다. 이러저러한 모습들을 보면 과연 복음을 선포하고
그것을 믿고 신앙인이 된다는 게 의미가 있을지 되묻게 된다.
아, 그래서 옛 수도자들이
하느님만을 만나기 위해 외진 곳으로 피해 갔구나 싶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신앙인들의 부정적인 현실은
아랑곳 않으시고 복음을 선포하라고 명령하신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처럼 많은 씨앗이 돌밭이나 길바닥
또는 가시덤불에 떨어져 열매를 맺지 못하겠지만,
좋은 땅에 떨어질 씨앗과 거기서 나올 몇 십 배의 열매만을
생각하셨을 것이다. 사실 예수님의 수많은 제자들 가운데서도
달랑 열둘만 좋은 밭에 떨어진 씨앗의 역할을 했다.
그것도 하나는 썩어서 나중에 다른 것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복음 선포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실만 가지고
판단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로는 안 믿어도 잘 사는 사람 많고,
믿어도 못사는 사람 태반이라고 하면서
복음 선포에 회의적인 생각을 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믿음 안에서
무엇이 참된 진리이고 생명인지 깨닫고 제대로 잘 살게 하기 위해,
잘 살아온 삶이 제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진리요 생명이신 당신에 대한 복음을 선포하라고 요구하신다.
또한 제대로 믿지 못해서 헤매고 있는 이들에게도
올바른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
복음 선포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하신다.
물론 이런 말씀을 언제 하셨냐고 트집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꼭 집어서 귀에 다 대고 읊어줘야만 유효하다고 한다면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예수님의 제자라면
그 정도는 알아듣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여하튼 이제부터는 현실적으로 안 좋은 모습들은 바라보지 말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먼 앞날을 바라보고
그런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힘을 주시는 주님을 바라보면서
복음 선포 사명에 충실해야겠다.
전주교구
김정훈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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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고 함께나누려 가져갑니다.
하느님은 모든 종교/신앙이라는 것 조차도 초월하실 터인데..... 나와 다른 믿음도 그냥......
무었보다 행동과 실천이따라야 된다는 생각이고요,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정말 말 보다는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것 같읍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