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음악
서우석 서울대학교 음대 교수
우리의 삶이 컴퓨터 시대로 들어선 지 이미 오래다. 음악의 경우 컴퓨터 시대에 시작된
변화는 전달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인터넷의 발명은 1950년대 미국의
국방부가 적의 공격으로 파괴되지 않는 통신망을 생각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전기 신호를 개미로 생각해 보자. 개미 한마리가 바둑판의 右下 귀끝에서 左上귀끝으로
간다고 하자.적의 폭격으로 바둑판 곳곳이 파괴되었다고 하더라도 개미는 연결된 길을
찿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개미는 각 점에서 자신이 갈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앞길이 막혔으면 돌아가 다른
길을 찿아야 한다. 필요한 기술은 각 점에서 가야할 방향을 선택하는 기술이다.
바둑판의 모든 점에 스윗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당시 이 이론은 MIT대학원생인
클라인록"이 "Queueing 이론"으로 이미 정립해 놓은 상태였다.
이를 기반으로 발명된 통신망이 network이고 이 통신을 실용화 한 것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세계를 덮는 거미줄"이라는 "WWW<World wide wed >이다
2010년대의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1980년대의 전화기 사용자보다 더 많아졌다.
인터넷이 음악의 전달방식을 바꿔버린다.19세기에는 음악회에서만 전달되던 음악이 20세기
에 들어서 "SP<standard-play record > LP<long-playing record> 를 통해 전달되다가
"카세트 테이프를 거쳐 1990년대에 "CD<Compact disc>가 급성장한다.
그러나 이 모든 전달 매체는 인터넷 음악파일 때문에 문을 닫게 되었다. 인터넷의 기본
이념이 정보의 공유,다르게 말해 공짜로 정보를 얻는 것이므로 사람들은 인터넷의 음악
파일이 무료임을 당연히 여긴다.
요즘 youtube"에 들어가면 바흐"의 모든 오르간 곡을 들을 수 있다.곡이 없는 경우에는
신청해 놓으면 올라온다 그런 일에 헌신하는 또는 미친 사람이 세계 어느 곳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알아차린 유럽의 교향악단의 지휘자와 그 외 저명 연주자들은 인터넷에
자신이 연주한 음악을 직접 올린다.
그렇다면 공짜 이용의 "youtube" "google" 등을 운영하는 주체는 자선사업일까?
그렇지 않다. 그 사이트는 접속 수에 따라 광고의 우선순위를 이용해 수입을 얻는다.
이 모든 일이 big data:로 처리되기 때문에 한두 사람의 관리로 운영된다. 또한 광고로
얻는 수입은 관련자의 기여 비율에 따라 일정비율로 수익을 나누어 준다.
그래야 열광적인 파일 업로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의 시야가 전세계적으로
넓어지고 배송의 압박이 없어진 유통은 기존의 생산자를 와해시킨다.
그래서 디지털 혁신을 "disruptive innovation<과거-와해 혁신> 이라고 부른다.
이런 인터넷 무료 시장은 음악시장 을 바꾸고 있다. 시장뿐이 아니다. 생산-전달 -소비의
전 체계를 뒤흔드는 것이다.
작곡도 많은 변화를 보일 것이다 이미 악보를 그리는 프로그램이 보급되어 있고 그 악보로
음악을 출력할 수 있다. 출력된 음악의 소리가 수준이하라고 폄훼하는 사람이 많지만
출력은 출력기의 발전으로 혁신을 이끌고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작곡가가 될 것이다. 평범한 사람도 책을 출판해 친지에게 나누어준다
책은 하드웨어이기 때문에 보급에 제한이 있다.
그러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음악이 양질의 출력기로 연주된다면 그 노래는 책보다
파급력이 클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클래식음악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한다 대중음악의 경우 판권이
자유로운 음악이나 판권을 위임받은 음악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 소위 음원사업이라고
하는 것이다.
클래식은 동영상으로 악보의 진행을 보여주는 반면 "소녀시대"는 춤과 음악을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그렇다면 면대면의 음악회는 없어질 것인가? 요즈음 음악회에 사람이 모이는 이유는
그 모임이 가수들의 얼굴을 보기 위한 축제이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클래식에서도 같다. 외국 교향악단이나 저명 연주자의 음악회에 거액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이유는 그날 연주되는 한 두곡을 들으러 가는 것 때문이 아닐 것이다.
현장에 가서 직접 연주가의 모습을 보려는 것이고 그 경험을 담론에 담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국악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그런 명인이 등장해야 할 것이고 그런 명인에 의한 조선 후기의 음악이 인기를
끌 가능성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정부의 국악 진흥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서우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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