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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재발견 전도사, 허성도 서울대 중문과 교수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소·양·돼지의 값은 각각 얼마인가.”(今有賣牛二羊五 以買十三豕 有餘錢一千, 賣牛三豕三 以買九羊 錢適足, 賣羊六豕八 以買五牛 錢不足六百. 問牛羊豕價各幾何.) 구장산술(九章算術) 에 실려 전해온다. 이 문제에는 “방정식으로 풀어라. 소 값은 1200전, 양 값은 500전, 돼지 값은 300전(‘術曰:如方程, 答曰: 牛價一千二百, 羊價五百, 豕價三百’)”이라는 답이 달려 있다. 허 교수의 강의에 청중은 “정말 그랬나?”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그러면서 특강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 강의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서울대 연구실을 찾았다. 또 어떤 사람은 딴판으로 쓸 것입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들었다. 국민은 단군 이래 최고로 풍성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둘 다 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옛 역사를 부정적인 면, 문제점 위주로 배웠습니다. 우리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삼국시대 조상들이 방정식과 삼각함수·원주율을 터득했고, 일식 계산도 독창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중문학과 교수가 왜 한국사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허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지인 경주에서 불국사와 석굴암을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분명 물리학, 수학이 발달했을 것’이라는 영감을 떠올렸다. 훗날 대학원에 다닐 때였다. 일본 역사서를 보다가『구장산술』이란 중국 수학책이 삼국시대에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왔다는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중국 유학길에 『구장산술』 책부터 구해서 봤죠. 서양 학문으로만 알고 있던 수학의 내용들을 이미 삼국시대 우리 선조들이 터득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문이 전공이니, 우리 사료를 번역하고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에 매진하면서 역사를 천착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역사의 진실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죠. 국사학자가 아니니까, 정치사보다 문화·과학·사회제도 중심으로 우리 역사를 봤습니다. 긍정의 역사 말입니다. 로마사만 화려한 게 아닙니다.” 망한 이유가 뭔가’를 가르치고 배웠습니다. 이유는 네 가지, 즉 사색당쟁, 쇄국정책, 반상제도, 성리학의 공리공론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달달 외웠죠. 이 중에 ‘3가지를 답하라’고 하면 쇄국정책을 뺐습니다. 다른 나라의 왕조가 600년, 700년을 간 데 비해 조선만 500년 만에 망했으면 그 원인을 연구하는 게 맞죠. 그러나 세계사 연대기를 봅시다. 조선은 500년간 이어진 유일한 나라입니다. 당연히 그 저력을 연구하고 알리는 게 맞죠.” “정치사 중심으로 역사를 봤기 때문입니다. 문화사·과학사·법제사·인권사 이런 것을 연구하고 알려야 하는데, 정치 중심의 역사를 배우고 그게 다인 것처럼 여기게 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삼국시대라고 하면 싸우는 장면만 머리에 연상되잖아요.” “삼국사기 신라 애장왕 2년(801년) 기록에 ‘壬戌朔, 日當食, 不食’이란 구절이 나옵니다. “임술 초하루에 일식이 당연히 일어나야 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솔직한 기록이죠. 일식·월식을 정확히 계산하는 ‘오폴처 표’에 따르면 그날 일식이 있었습니다. 관측을 제대로 못 했을 뿐입니다. 백제 위덕왕 19년 기록엔 “十九年 秋九月庚子朔 日有食之”(19년 9월 경자 초하루 일식이 있다)라고 돼 있는데, 오폴처 표 계산에 의하면 한반도에서 관측되는 일식이 있었습니다. 중국에선 관측이 어려웠고, 중국의 기록에도 없습니다. 백제의 독자적인 일식 관측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죠.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것 아닙니까.”
조선시대 과학자 이순지(1406~1465)는 ‘지구는 둥글다’고 얘기합니다. 여러 문명권에서 그런 개념들이 나왔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둥글고 땅은 사각형이라는 게 보편 진리로 여겨지던 시대, 음기가 강해져 월식이 생긴다고 하던 시대에, 그는 월식을 설명하면서 ‘지구의 그림자가 달에 지는 게 월식인데, 사각형이면 그림자가 직각이어야 한다. 그림자로 볼 때 지구는 둥글다’고 주장합니다. 漢陽의 北極出地(緯度)의 값은 38도(서울 : 37.35도)라함
또 조선 국왕은 동짓날 중국에 조공 사신을 보냈는데, 달력을 얻으러 가는 게 주목적이었습니다. 이순지가 세종의 지시로 들여온 이슬람 음력 달력 ‘회회력(回回曆)’을 우리 위도에 맞게 조정합니다. 중국보다 35년 앞섰습니다. 당시 달력을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중동 지역과 중국·조선밖에 없었습니다. 한국과학사협회에 따르면 1400년대 수학과 시간 개념에서 조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문화는 원래 주고받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우리 것으로 소화해 발전시키고 향유했느냐입니다. 지금 우리가 선진국에서 습득한 컴퓨터기술을 발전시켜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을 보유하고 전자제품을 수출하지 않습니까. 조상의 과학 DNA가 축적돼 있는 덕택이지요.” 김석문은 『역학도해』를 통해 지전설(地轉說)을 주장하고, 태양과 수성·금성·달·화성·목성·토성의 크기를 측정했다. 홍대용의 『주해수용』에는 오늘날 중·고교 수학 문제들이 그대로 나온다. “구체(球體)의 체적이 6만2208척이다. 구체의 지름을 구하라” “하루에 토성은 2분을 가고, 목성은 5분을 가며, 화성은 35분을 간다. 각 별의 1주천(周天)을 구하라”는 식이다.
또 하나는 백성의 힘이다. “ 민란이 일어난 뒤 국고(國庫)가 쭉 불어납니다. 부패가 줄었기 때문이죠. 그 뒤 다시 민란이 일어나는 사이클이 신기하게 돌아갑니다.” 4년 뒤에는 ‘노비의 남편도 아내가 출산하면, 만 30일 뒤에 일하게 하라’(『세종실록』 16년 4월 26일)며 일종의 육아휴직제를 시행했죠.
비슷한 시기에 노예를 대하는 유럽의 인권개념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가끔 사극을 보면 ‘저 여인을 하옥하라’고 한 다음, 곤장을 치는 장면이 나오죠? 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귀양 가는 장면도 있고요. 『추관지(秋官志)』엔 70세 이상 노인은 유배 보내지 않고 여자는 장형에 처하지 않는다고 규정해 놓았습니다. 여성의 경우 장형 자체가 여성성을 모욕한다고 본 거죠. ‘15세 이하 청소년과 70세 넘은 노인은 사형죄가 아니면 구속하지 아니한다’고 했습니다. 행려병자가 죽어도, 반드시 사인을 알아내고 묻었습니다. 지방에서 보고가 올라오면, 형조에서 억울한 죽음이 아니었는지 밝혀내라고 다섯 차례나 재지시해 결국 살인범을 잡은 기록이 나오죠. 물증주의를 엄격히 지켰습니다.”
전쟁 중에도 쉬지 않았고, 나라가 망할 때까지 기록했습니다. 조선이 망해도 한반도의 역사, 이 땅에서 살아가는 후손들의 역사는 유구하다는 역사관을 갖고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이걸 교훈 삼아 더 강한, 멋있는 나라를 만들어라’는 취지 아니겠습니까.” 이를 포함해 30만 건의 기록물이 있지만, 번역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우리의 진실된 문화사·수학사·과학사·법제사를 찾아내려면 각 분야의 전공자 가운데 한학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서당 한문만 하는 사람들은 전문 분야에서 막히죠. 국가와 기업이 인력풀을 양성해야 합니다. 『동의보감』 말고도 얼마나 사료가 많습니까. 연구하다 보면, 에이즈 치료제도 발명할 수 있을 겁니다. 인권·사회제도를 제대로 연구하면 우리 역사도 세계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코리아 브랜드를 올리는 첩경이죠. 이젠 그럴 만한 국력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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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윗글중..한양의 위도가 38도 라 나오는데요..대륙 조선의 한양과 대조해 보아도 좋을 듯 싶습니다...^^
옮김이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 글을 가지고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서당한학자는 물리학이나 천체물리학을 모르지요 이것 때문에 오늘 날의 혼란이 있는거 아닙니까 허성도 교수의 지적은 정부가 존중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 합니다
글 중 첨부파일에서 "자전 속도 : 지구는 하루에 한바퀴씩 선회한다. 선회의 거리는 9만리이고, 12시간이 걸린다.(湛軒書)"
여기서 9만리라는 것은 지구의 둘레를 9만리로 본다면, 유라시아 대륙은 4.5만리가 되겠죠. 산해경에서 1만리 2만리 거리는 결국 먼 거리가 아니군요 周尺이전의 자의 크기가 현대의 거리에 비해 2~5배도 짧았다는 대륙에 있는 산해경 주석서는 빈말이 아니었군요
홍진영 선생님의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더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림니다. 위의 댓글은 "감정적인 댓글"이라 생각됨으로 삭제하겠습니다.
제가 어쩌녘에 과도한 음주탓에...음주댓글을 올렸었군여...사죄드립니다...어렴풋이 펑~! 펑~! 허며 떠오르는 음주댓글의 기억땜에 무안스러워 하루죙일 망설이다 이재 접속을 했습니다...ㅡ. .ㅡ...박선생님...추한 술주정 흔적은 비겁하지만 삭제하겠습니다.
당 연구회 주요 필진선생님들의 글이 계속 진도가 안 나가심에 투정을 부려 본 것이라 생각해 주십시오...저도 최대한 민족애니 국가애에 얽메이지 않는 최대한 객관적 근거들을... 수준은 많이 떨어지나마...나름대로 객관성 잃지않고 제시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