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제도 온전한 목적은 말씀대로 살게 하는 것…복음 만을 선포해야 서철원 박사, 개혁신학회서 ‘개혁주의와 장로교회’ 주제발표 장로제도, 말씀선포, 예정교리, 언약사상, 성화강조. 칼빈의 개혁주의가 한국교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개혁신학회(회장:이상규 교수)가 4월 11일 한울교회(김근수 목사)에서 ‘개혁신앙과 장로교회’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서철원 박사(전 총신신대원 교수)는 ‘개혁주의와 장로교회’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칼빈이 한국의 장로교회에 남긴 유산들을 정리했다.
장로제도, 민주주의 기틀
| | | ▲ 개혁신학회가 주관한 학술대회에서 서철원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서철원 박사가 첫 번째로 꼽은 개혁주의 공로는 장로교회의 설립이다. 그는 “개혁교회는 장로들을 세워 권고하는 일을 하게 했다. 말씀대로 살도록 권면할 때 그렇게 살지 못한 사람들을 당회로 불러 권징하는 일을 하였다. 장로제도의 온전한 목적은 전체 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게 하는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칼빈이 시작한 장로제도가 영국에 전파되어 장로회란 이름으로 교회가 조직됐다. 장로회는 장로를 대표로 선출하여 대의정치를 하는 제도였다. 장로회의 대의정치는 민주주의 정치의 모태가 됐다.
미국교회의 영향을 받은 한국교회도 장로회가 주류를 이루었다. 서철원 박사는 “그러나 한국인들이 장로회의 교회정치를 잘못 운영해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재력가를 장로로 세우다보니 교회는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소수의 중앙집권이 되고 결국 집단 감독제도로 변질됐다. 이러다보니 심방과 권면은 사라지고, 권징도 없어졌다.
서철원 박사는 어그러진 한국교회 장로제도를 개혁하는 방법으로 복음선포를 꼽았다. 그는 “장로들이 본래의 직임 곧 권면하는 일을 하려면 목사들이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자 “복음만 전하라”
칼빈은 성경 전체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신하였다. 칼빈은 기록된 말씀을 강조하면서도 선포된 말씀이 믿음을 일으키고 변화시키기 때문에 선포된 말씀에 더 큰 강조를 두었다.
한국 장로교회는 이 전통과 강조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서철원 박사는 “한국 장로교회는 성경을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음과 삶의 유일한 법칙으로 받았다”면서도 “그래서 율법의 강조가 신자들의 삶에 굳게 자리를 잡았다. 자연히 당연히 율법을 지켜야 하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율법이행에 대한 부작용은 컸다. 첫째로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얻는다는 사실이 무슨 의미인지 잊어버리게 되었다. 둘째는 율법대로 살 수 없으므로 마음은 늘 무겁고 평안과 기쁨이 없다. 셋째는 율법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하므로 구원의 확신도 없게 되었다. 끝으로 구약의 율법이행과 축복을 결부시킨 축복(기복)설교가 확산되었다.
서철원 박사는 “그래서 잘 믿는 것은 교회에 출석을 잘하고 봉사를 많이 하며 목사에게 충성하는 것으로 확신하게 되었다. 한국교회는 영적 고갈과 기근 속에 죽지 못해 유지되어 왔다. 사람들이 교회에 다니는 것이지 예수를 믿는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서철원 박사는 “한국교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강단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구원사역을 선포하는 것”이라면서 “설교를 바꾸어야 한다. 복음만을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 믿어 구원받도록 작정”
구원받도록 선택되었다. 예정교리는 한국교회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극심한 가난과 고난 속에서 “나를 택하셨다”는 믿음은 큰 힘과 위로가 되었다. 선택이라는 예정교리는 모든 고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공급했다.
서철원 박사는 “그러나 예정교리는 많은 혼란과 혼동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하나님이 죄와 무관하게 구원얻을 사람을 선택하셨다는 믿음은 결국 십자가 없이도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예정교리의 부작용은 WCC로 나타났고, 한국에서는 신행불일치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문제는 예정교리를 잘못 오해했기 때문이며, 서철원 박사는 “죄와 무관하게 하나님이 예정하셨다는 설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선택교리를 무조건적인 구원으로의 작정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복음을 믿어 구원에 이르도록 작정하심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약사상, 은혜+행위=구원?
개혁교회는 언약사상을 신학의 가장 중요한 조목으로 설정하고 있다. 문제는 17세기 개혁파 신학자들이 언약사상을 은혜언약과 행위언약으로 구분했다는 점이다. 서철원 박사는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는다는 교리에 반하여, 율법을 지킴과 행함이 합당한 구원의 길이라는 생각이 암암리에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한국의 잘못된 언약사상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행위언약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가 유일한 구주라는 정신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십자가는 불완전한 구원이며, 행위가 수반되어야 구원에 이른다는 교리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이단·사이비가 뿌리를 내리는 근거가 된다.
서철원 박사는 “언약은 행위언약이나 은혜언약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로 한 약정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화강조 “말씀만 의지하라”
개혁교회는 이신칭의와 성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는 성화를 강조하면서도 죄의 욕망 즉 육의 욕망을 죽이는 법을 제대로 말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서철원 박사는 “한국교회도 강단에서 성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죄의 욕망을 이기는 법을 말해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죄의 욕망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율법주의 망령이 되살아날 뿐이다. 서철원 박사는 “말씀을 의지하지 않고서는 어떤 영웅적인 힘을 가진 사람도 옛사람의 욕망을 이길 수 없다”면서 “육의 욕망을 이기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권세를 힘입는 것뿐이다”고 강조했다.
서철원 박사는 “사도요한은 죄를 이기는 법을 명시했다”면서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7)라는 말씀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육의 욕망을 이기는 말씀으로 로마서6:6, 갈라디아서6:14 등을 제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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