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운 냄비 구출하기
어쨋든,,냄비가 탔을 때 어떻게 구원하느냐를 두고 여러 비법들이 난무하고 있다.
요약해보면,,
◇물넣고 팔팔 끓인 후 최대한 오랜동안에 불린 다음 수세미로 살살 문지른다. 한번에 안되면 여러번 반복한다.
-시간과 노동력을 요하지만 내 생각엔 냄비의 위해선 가장 안전하면서 별도의 다른 준비물이 필요없다.
◇식초를 넣고 끓여준 뒤 수세미로 닦아준다.
-물에 불리는 방법보다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만 냄비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득실이 달라진다.
양은냄비나 코팅안된(혹은 저급코팅처리된) 알루미늄냄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과일(특히 사과나 오렌지)껍질을 넣고 팔팔 끓여준 뒤 닦아준다.
-위의 식초로 하는 방법과 이론적으로 같으나 음식쓰레기를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는다.
최근 어느 방송에서 복숭아통조림 국물을 넣고 끓이면 된다는 정보를 내보냈나본데 같은 맥락이다.
돌려 말하면, 타버린 냄비를 복원하기 위해서 집에 있는 식초 나두고 일부러 복숭아통조림이나 과일을 사먹을 필요는 없단 얘기다.
식초를 이용하는 것보단 산도가 약하기때문에 효과에서는 식초보다 떨어진다.
◇락스를 넣고 팔팔 끓이면 완빵이다.
-참 위험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종류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냄비 사용설명서엔 주의사항에 락스로 닦지 말라고 써 있을 것이다.
효과가 없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실행 뒤 냄비의 수명단축이랄까 아님 인체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선
각 회사에서 절대 책임지지 않겠단 의지표명인 만큼 각자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락스는 주성분이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으로 그래서 염소계표백제라고 불리우는 강한 산화제다.
이 성분은 금속과 닿으면 금속을 부식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알루미늄 제품과 닿으면 산화시켜 검게 변색되는 것이다.
부식에 강한 스텐레스는 겉보기엔 당장은 괜찮지만 이 역시도 부식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스텐레스는 부식이 일어나지 않는 합금이 아니라 타 금속들에 비해 부식에 비교적 강할 뿐이다.
나 역시도 락스로 해결하려는 건 여러 이유로 쌍수들어 말리고 싶다.
허나 어쨋든 효과는 탁월하니 그래도 꼭 하겠다면 다음 두가지만 꼭 유념할 것!
제발 세제넣고 같이 끓이지 말 것이며(이러면 유독가스인 염소기체가 발생함. 환기하면 된다면서 이웃의 대기까지 오염시키지 말 것)
화학표백제 말고 천연소금이 원료인 제품(뭔지 아실것임)을 사용하고 나중에 물로 팔팔 여러번 끓여서 헹궈내야 함.
왜냐면 냄비들은 표면이 매끈한 것 같아보이지만 실제론 많은 작은 구멍들이 있다. 물로 한번 헹궜다고 락스가 다 빠져나온 게 아님.
그리고 양은냄비나 코팅안된 그냥 알루미늄 냄비에는 절대 사용하지 말 것.
참고로, 락스로 검게 변색된 알루미늄 냄비는 레몬을 문질러 어느정도 회복이 가능하다. 허나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
한번 부식당한 알루미늄은 계속해서 부식이 진행될터이니 애초부터 락스는 쓰지 않는게 좋다.
◇주방용품 세정제를 이용해 닦아준다.
-이런 세정제들은 종류가 여러가지로 나뉜다.
식물추출물(예:시트러스)을 이용한 것도 있고 광물질성분(예:본 아미)으로 된 것도 있고
연마제가 포함된 세정제(예:휘슬러 스텐 세정제,암웨이의 메탈크리너,바키퍼프렌드) 등이 있다.
가장 빠른 효과는 아무래도 연마제가 포함된 제품이다.
하지만 연마제가 들어있는 제품은 스텐레스나 놋쇠, 무쇠가 아니라면 사용시 문제가 있을 거 같다.
이런 세정제들의 단점이라면 가격이 결코 싸지 않다는 점. 왜냐면 대부분 수입제품이기 때문이다.
◇치약으로 닦는다.
-마찬가지로 치약에 연마제 성분(이산화규소)이 있기 때문이지만 연마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치약들도 꽤 있기 때문에
모든 치약이 다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연마제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은 종국엔 치아에도 해롭다고 함)
◇베이킹소다를 이용해 닦는다.
-이 방법도 식초만큼이나 대중적인 방법이지만 냄비가 코팅안된 알루미늄 제품이라면 사용하지 말아야 함. 검게 변해버림.
수입품인 암앤해머 네츄럴쉐이커까지 살 필요는 없고 동네에서 파는 몇백원짜리 베이킹소다 한봉다리면 충분함.
빵 만들때 쓰는 베이킹파우더 아님!!(베이킹파우더엔 탄산수소나트륨성분이 40%안팍밖에 없어서 효과가 떨어짐)
◇위의 방법들을 사용한 뒤 철수세미나 녹색나일론부직포 수세미로 빡빡 문지러 준다.
-코팅이나 도금된 냄비들엔 절대 이 방법을 사용하지 말 것!
그럼 스텐레스는 괜찮으냐? 이것 역시 yes!라고 단언할 순 없다.
독일제 스텐레스 주방용품들이 괜히 비싼게 아니다. 그들의 스텐레스 주조방식, 또 크래드의 경우 접합방식 등은 세계 최강이다.
다시 말하면 철을 녹여 스텐레스 용기로 주조시켜 모형을 뜨기까지의 세밀한 공법으로 여러단계에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스텐레스 용기들을 들여다보면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일정한 줄무늬가 있다. 그걸 수세미로 빡빡 문질러 흠집을 낸다면
왜 굳이 비싼 수입 스텐레스 제품을 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특히 크래드의 경우 겉에 접합시키는 스텐레스 두께가 얼마나 얇으냐에 따라 브랜드의 가치가 높고 가격도 비싸다.
코팅이나 도금과는 개념이 다른 공법이지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철수세미나 녹색수세미로 크래드 제품을 빡빡 닦아댄다면
아무리 강도높은 스텐레스로 접합시킨 제품일지라도 두께가 얇기 때문에 비싼 돈 들여 사들인 크래드 냄비를
알루미늄 냄비로 만드는 꼴이 되는 거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비싸게 스텐레스를 샀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 그리 오래 쓰진 못하게 될 것이니 스텐레스 제품 역시 철수세미나 녹색수세미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다.
참! 녹색수세미의 성분은 기본 나일론부직포에 연마석이 함유되어 있다. 철수세미처럼 눈에 띄는 흠집을 만들진 않지만
조금씩 표면을 갉아내는 기능이 있다는 걸 잊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