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우리 몸 구석구석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흡연 시 1차적으로 공격을 받는 곳이 바로 '치아'다. 해운대백병원 가정의학과 유선미 교수는 "담배는 입에 무는 순간부터 흡연자의 구강 건강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우선 흡연 중 뜨거운 공기가 입안으로 들어오면 높은 온도 탓에 구강 내 침이 마르게 된다. 침은 구강 내 세균 증식을 막기 때문에, 침이 줄어들면 세균이 잘 자란다. 특히 담배의 니코틴은 입속 세균의 성장을 촉진시키는데, 세균이 배출한 산성 물질이 치아를 손상시켜 충치가 생긴다. 유선미 교수는 "이를 치아우식증 이라고 한다"며 "흡연을 하면 체내 다양한 면역 반응으로 염증이 잘 생기는데 이 역시 구강 건강 악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담배 연기에 노출되면 치아우식증 발병 위험이 커진다. 대한가정의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유선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9~49세 비흡연자 29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된 비흡연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아우식증 발생 위험이 42% 높았다. 유선미 교수는 "담배 연기에 조금만 노출돼도 흡연자와 비슷하게 구강 건강이 악화되는 것"이라며 "흡연자들은 자신의 구강 건강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구강 건강을 위해서라도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