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미국에서 유학하는 대학원생입니다.
2008년에 와서 3년째 살고 있습니다.
어제 새벽에 다른 곳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현재 이 글을 쓰는 시각은 여기 Pacific Time 기준으로 한가한 일요일 저녁 8시 35분 경입니다.
한국은 분주한 월요일 점심 12시 35분 경이겠네요.
요즘 이슈가 되는 한미 FTA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시USA에서 발표한 성명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에 관련해서 저는 여기서 제가 경험한 미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해 몇 자 적으려고 합니다.
일단 보험이 없으면 매우 위험합니다.
그리고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굉장히 복잡하고 힘듭니다.
왜냐면 민영 보험회사들이 굉장히 많고, 보험의 종류도 천차만별로 선택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보험이 있다고 하더라고 보험료에 따라 혜택이 다릅니다.
결국 비싼 보험료, 좋은 보험에 들어야 혜택이 좋습니다.
저와 제 가족의 경우 Aetna라고 하는 학생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한 달에 150불 가량의 보험료를 납부하는데요 한국 돈으로는 20만원 정도 되겠네요.
이 보험은 어떤 경우 90% 가량까지 공제를 해주는 보험입니다.
그러나, 학생보험이라 일반적인 진료외의 혜택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여기서 살면서 꽤 여러번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 주로 감기나 복통 등의 일반적인 질환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보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가길 많이 꺼려했습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단순히 의사를 한 번 만나보기만 하는 것인데도, 기본 진료비가 35-40불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국 돈으로는 4-5만원 되겠지요.
처방을 받으면 기본적인 감기약도 최소 10불 이상입니다.
자...그럼, 보험이 없는 경우를 생각해 보시면 대충 진료비 계산이 되실 겁니다.
아기가 있기 때문에 정기검진 이라든가 아기가 갑자기 아플 경우 병원에 종종 갔었습니다.
아니, 먼저 출산비를 예로 들죠.
작년 2010년이었는데, 보험이 있음에도 총 비용이 2500불 들었습니다.
한국 돈으로 300만원 정도 되나요?
그런데 놀라웠던 것은 출산비 고지서 (billing statement)였습니다.
원래 미국의 명세서는 보험이 되지 않았을 경우의 비용까지 다 명시되어 있었는데,
거기에 $35000 정도가 적혀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고지서에 잘못 기제된 부분들, 행정상의 오류들이 많아서 (대부분 없거나, 쓸데없는 비용을 교묘하게 과다 청구하는 경우) 그것을 바로 잡느라 항의하고 병원, 보험상담가, 보험사와 연락하고, 다시 수정하고, 또 문제가 생기고.......
그런 식으로 거의 1년을 소비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최근에야 비용을 정리해서 지불했습니다. 그간 받은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고요...
얘기들을 들어보니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들 경험하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이 민영중심이라 필요이상으로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아기의 일반적 진료의 경우,
정기 검진마다 45불씩 소요됩니다.
예방접종비는 하나당 35불입니다.
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아기가 아프기라도 하면 병원비 걱정부터 됩니다.
이에 비하면 지금의 한국은 얼마나 저렴합니까?
또 의료시스템은 얼마나 간편합니까?
저는 미시 USA 회원들이 (제 아내도 회원입니다만) 주장하는 것이 약간은 과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실입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미국의 의료제도는 정말 형편없이 엉망이고, 가진 자들을 위한 제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가진 자들에게는 저 정도의 보험료와 진료비는 아무 것도 아니겠지요.
하지만, 저와 제 가족같은 사람들에겐 엄청난 부담이 아닐수 없습니다.
실제로 아플 때 병원에 가지 않고 참은 적도 있는데, 저는 괜찮지만, 아내가 그럴 때는 정말 속상하고, 미안하고 여러 감정이 듭니다.
공공 서비스와 요금에 관한 말들도 많은데요,
두 가지만 예로 들겠습니다.
첫째는, 한국에서는 그렇게 저렴한 수도세입니다.
제 기억에 한국에선 두 달에 한 번 많아야 1만원에서 2만원 납부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미국에선 물론 주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저의 경우, 매월 평균적으로 35불을 납부합니다.
한국 돈으로는 4만원이 되겠네요. 그럼 두 달에 8만원입니다.
많이 나올 때는 47불까지 나왔었어요. 그런데 웃긴 건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전기세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에서는 24평 기준으로 여름에 에어컨을 적당히 틀때도 5만원 이상은 안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같은 기준으로 여름에 에어컨을 거의 안 틀고 땀 흘리며 노력해도 100불 가까이 나옵니다.
그것도 수입이 적은 학생같은 경우 20불 가량 할인해 주고 난 후의 금액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한가로운 일요일 저녁에 다른 것을 안하고
왜 여기에 이 글을 남길까요?
한미 FTA로 우리나라가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ISD 독소조항이 꼭 제거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멕시코인들이요?
예, 여기는 미국 남서부 (캘리포니아/애리조나)여서 멕시코인들이 많습니다.
만나는 멕시코인들 모두 미국의 최하층민들입니다.
거의 대부분 용역, 잔디깎기, 청소, 호텔 메이드 등등의 일들을 하며 최저 임금으로 사는데,
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Medicade나 AHCCCS라는 국자 복지차원의 의료보험 혜택 신청자들이 많은데요,
그것도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이들 거절 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즐겨보던 KBS 탑밴드에 대한 댓글이나 달던 제가 이 글을 올립니다.
이 멀리에서 나라가 걱정됩니다....
반미 하자는 것도, 미국이 꼭 나쁜 나라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혹시나 한국도? 하는 마음에 있는 현실을 말씀드립니다.
혹시라도 미국에 사시거나 유학생들 계시면, 이견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글쓴이 - Priest of Art 님
첫댓글 걱정입니다 이나라가 미국의 노예로 전락해 버리는게 아닌가하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