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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도 저물면 각가지 색깔, 모양, 향기를 가졌던 현란한 꽃들, 잎들, 가지들, 줄기도 시들어 가고
가득하던 정원도 조용히 가라 앉아 갑니다.
위로 옆으로 경쟁하며 뻗어 가던 화려한 꽃들과 줄기와 가지들도 자세를 낮춘 채, 조용히 기다립니다. 무엇을?
이무수한 잎들도 지난 날 우리들이 지나간 날들의 수 만큼이지만 저렇게 추억처럼 가라앉아 있습니다.
텅비어 가는 나무, 그렇게 풍요한 잎들로 자신을 장식했었더니 이제 옷벗기우고 들어나는 실체
산보길에서 보는 계절. 이우주의 운행의 한현상은 이렇게 색깔로 우리에게 시간과 시절과 연륜을 일러 줍니다.
우리는 시간의 자식들, 공간에 갇힌 존재들.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듯 착각하면서도 쉬지 않고 희망하는 영혼들
카메라가 당겨 주는 아득한 산과 구릉은 언제나 우리앞에서 많은 비밀을 품은 듯합니다
그대의 가을은 얼마나 화려하고 풍요합니까?
땅위 인간들의 수고와 노력과 공적이 어떠하든지, 나무는 계절을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2000명이 넘는 고등학교입구, 신호등 네거리를 로타리로 바꾸는 공사를 하고 있읍니다.
우리가 주위에 나무들을 심는가 하면 오히려 우리가 나무들 틈에 들어가 사는 공간이 더 편안하기도 합니다
화려하던 계절의 옷을 벗어 보여주는 나무의 몸짓
집주위 도토리 나무 두 구루가 떨어 낸 잎사귀는 여느 나무잎보다 억센 데, 유난히 집주위에 몰려 와 머뭅니다.
투명한 가을햇볕을 즐기는 나무와 내려 보며 즐기는 햇님
얼굴을 묻고 싶은 만큼 현란한 단풍
바람들이 낙옆을 쓸어 준 동네 길
따사로운 가을 햇볕을 고스란히 받는 남서향 집의 오후.
지난 3년간 마늘 농사를 했지만 처음으로 밭을 덮어 주기로 하다.
전형적인 11월은 음산스럽기도 하지만, 대륙을 눈으로 휩쓸면서 오고 있는 소식을 들으며 마지막 노동을 한다
Hay Blanket, 두꺼운 이불을 넉넉하게 덮어 준다.
Hay를 만지며 문득 그마른 냄새가 옛날 뉴욕 주립대 한국 남녀 대학생들과 처음으로 HAY RIDE 했던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Hayride 경험은 한국의 경우로 비유하면, 서울에 사는 사람이 옛고향에 방문해서 그네 타기나, 널뛰기를 해 봄으로
옛추억을 즐기듯이 농업이 주산업이었던 옛미국의 전통에서 유래한 것으로 가축을 먹이는 짚같은 풀을 말려서 묶어 얹어서
소나 말이 끄는 큰 구루마를 사람들이 타고 시장이 서는 읍이나 작은 도시로 가는 교통편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이제는 추억으로 타고서 입김도 선명한 찬 밤에 포장않은 시골 길을 가면서 늦겨울의 정취를 호흡하고 느끼면서
즐기는 기회로 청년남녀들이 만나고 즐기는 기회가 되기도하는 오락같은 것이다.
그 찬 밤에 함께 발랄하던 대학생들은 지금 무엇들을 하고 있는지? 아, 벌써 30여년이 되었음에 놀란다.
하기는 얼마전 한국방문에서 50년만에 제자와 다시 연결되고 만난 반가움이 영원한 전능자안에서
과거가 영원한 현재로 의미를 갖게 되는 그비밀은 각자 그분의 은총안에서 생에서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움을 소망하는 그본질에 근거했던 AGAPE 였음을 확인한다.
짚단이 돌풍에 날아 가지 않도록 비닐 망으로 잡아 둔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그래 내년에 새생명력으로 뻗어 오르는 그생명을 보는 환희를 기대하면서.
그리고 우주를 만드시고 운영하시는 그분의 영원한 약속에 동참 하는 이들이
우주에 가득할 생명으로 찬란한 봄을 함께 보고 듣고 느끼고 호흡하는 그날을 기다리며.
자, 비야, 눈아, 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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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L'Inverno)
Concerto No.4 in F minor, RV297 'L'Inverno'
1악장 : 차가운 눈 속에서 얼어붙어 떨고, 격심하게 부는 무서운 바람에 쉴 새 없이 발을 구르고 달린다. 너무 심한 추위에 이가 덜덜 떨린다.
‘겨울’에서 자연은 또다시 무섭고 차갑게 표현됩니다. 도입부를 장식하는 짧은 음표들은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을 주지요. 중간에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달리는 모습도 실감나는 음악으로 효과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2악장 : 불 곁에서 조용하고 만족스런 나날을 보내는 동안 밖에서는 비가 만물을 적신다.
자연의 잔인성으로 일관하는 ‘여름’과는 달리 ‘겨울’에는 추운 겨울 따뜻한 방안에서 불을 쬐며 느끼는 만족감을 표현한 음악도 있습니다. ‘겨울’ 2악장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바로 그것이지요. 대중가요에 인용되어 더 익숙한 이 멜로디는 아주 편안하고 유쾌한 느낌을 줍니다.
3악장 : 얼음 위를 걷는다.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느린 걸음으로 주의 깊게 발을 내딛는다. 난폭하게 걷다가 미끄러져 아래로 쓰러진다. 다시 얼음 위를 걸어, 격렬하게 달린다. 이것이 겨울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겨울은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3악장은 사람들이 조심스레 빙판길을 걷는 모습을 담은 짧은 음표들로 시작합니다. 이윽고 발을 헛디뎌 빙판 위로 미끄러지는 모습도 재미나게 표현되지요. 하지만 어디선가 불어오는 따스한 남풍의 선율이 겨울의 추위를 녹이는 듯합니다. 남풍의 주제는 <사계> 전체의 결론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합니다.
비발디는 ‘겨울’ 에 정겨운 남풍의 선율을 넣어 겨울에서 다시 봄으로 순환하는 계절의 자연스런 흐름을 표현하려 했는지도 모르지요. ‘겨울’의 마지막 장면은 다시 사나운 겨울의 북풍으로 마무리되긴 하지만 따스한 남풍의 선율로 봄의 희망과 계절의 순환을 강하게 암시하면서 우리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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