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마음만 먹으면 지리산 노고단 정상까지 1시간 30분 만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해발 1100m의 성삼재 휴게소까지 40분, 성삼재 휴게소에서부터 노고단 정상까지 약 40분...
그래서 행복합니다...^^ 그러기에 더욱 지리산엘 열심히 오르게되나 봅니다.
그런데 이 지리산이라는 대자연은 쉽사리 멋진 장면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사는데도 꼭두새벽같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신비로운 장면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ㅋ
겨울철에는 해가 늦게 뜨니 새벽 6시 정도에만 올라가도 충분히 그 장엄한 일출을 볼 수가 있지만
요즘같이 밤이 짧은 시기에는 새벽 3시에 올라가도 일출 보기가 간당간당(??)합니다...^^
제가 조금 더 부지런하다면 새벽같이 노고단을 출발하여 부지런히 걸어서 저녁에 천왕봉에 도달하는
주능선종주를 할 수 있었겠지만, 워낙 저질체력에다가 시간도 넉넉지 않아서 그러기에는 힘이 드네요...ㅠㅠ
게다가 저의 지리산 등산의 주목적은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기에 담는 것이기에 더더욱 그럴 여유가 없지요...
그래서 늘 기껏 간다는 곳이 노고단입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두시간도 채 안되어서 올라갈 수 있는 곳만 말이죠...^^
하지만 자주 올라가도 지리산은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때론 밋밋한 하늘에 해가 덩그러니 솟아나오기도 하고, 한 치 앞도 안보이는 오리무중속에서 돌연 광명이 비치며
아름다운 햇살이 방그레 나타나기도 하지요... 쥐구멍에 볕이 들듯이 말이죠...ㅋ
어쨌든 각설하고,
지난 23일에도 모처럼 쉬는 기회가 있어서 출근걱정 하지않고 지리산엘 다녀왔습니다.
두시 반쯤에 일어나서 부지런히 이른 아침을 먹고 부랴부랴 집을 나서서 비몽사몽간에 성삼재 휴게소까지 도착하니
4시 정도가 되었네요.
#1. 성삼재 휴게소에서 본 지리산 온천지구의 모습입니다.
이 때가 4시 8분쯤...
시골에 살면서도 밤하늘에 그토록 빼곡히 박혀있는 별을 본 기억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말 손에 닿을 듯이 총총하고 아름다웠던 은하수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빼곡했던 별도 담고 싶었지만 시간관계상 그러지 못하고 산동 온천랜드의 이른 새벽의 불빛만을 담아보았습니다.
이때까지는 약간 습기찬 정도의 평범한 광경입니다..
#2. 사진을 담으며 노고단 고개에 도착하니 어느덧 5시가 다 되었네요..
해발 1732m의 웅장한 반야봉에는 목성에서나 볼 수 있는 대적점이 둘러져 있네요...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3. 아직은 어두움 때문에 약 5초의 장노출로 담아본 반대편 모습...
구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군요...
하나 둘 뭉게뭉게 생겨나는 구름송이..
#4. 아까 그 반야봉 바로 옆의 모습...
저 멀리 아득히 보이는 산줄기가 바로 남덕유산이죠..
반야봉과 비슷한 높이의 덕유산이지만 아득히 멀리 있어서 시계가 좋지 않은 날은 잘 안보이는데,
이렇듯 아련한 모습으로 보이더군요...^^
#5. 조금 더 많이 생겨난 구름들...
노고단고개에서 노고단대피소로 내려가는 돌계단 바로 앞에서 본 모습입니다.
저멀리 구름위에 떠있는 한 개의 봉우리가 바로 광주의 무등산입니다..
해발 1200m가 조금 넘는 높이죠.. 제가 서 있는 노고단고개는 1450m정도구요...
#6.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등장하시겠습니다...
어느덧 이렇듯 생겨난 구름바다위에 햇살이 조금씩 쏟아지고 있군요...
한동안 그저 입다물고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7. 수면 위에 겨우 입만 내놓고 숨쉬는 물고기마냥 살짝 드러나있는 산봉우리.. 다행이도 아직 잠수는 하지 않았군요...^^
#8. 구름의 가장 높은 부분 바로 아래가 구례읍에 있는 해발 500m정도의 오산입니다..
절벽위에 지어진 사성암으로 유명한 산이지요. 그런데 교묘하게도 구름사이로 가운데에 갈라진 틈이 보이는데요,
왼쪽까지 돌아들어가는 그 틈이 바로 섬진강과 일치합니다...
즉, 섬진강 수면 바로 윗부분에 구름길이 생긴 것입니다...
한 20여분간 지속되다가 다시 메워져 버리더군요..
#9. 아까 그 무등산 앞으로 펼쳐진 구름바다를 흑백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앞쪽의 커다란 산그림자는 해발 1300m정도의 종석대에 의해 생긴 그림자입니다.
구름이 정말 질서정연하게 줄지어있죠??^^
#10. 이 높은 지리산에 이렇게 이른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총 3분 중에는 여성 회원분도 계시더군요... 길이 좋아진 덕분에 이렇게 높은 산에도 쉽게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실 수가 있었겠죠??^^
힘겹게 올라오셔서 이런 광경을 보시고는 한동안 감상에 잠기시더군요...
#11. 아까 덕유산 줄기를 찍었던 곳이 바로 저 앞 돌탑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에서입니다.
본래 노고단 정상은 여기서부터 다시 20분 정도를 걸어올라가야 하지만 자연휴식년제로 인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개방이 되기 때문에 이 시간에 일반인들은 여기까지만 올라올 수 있습니다..
지리산 주능선 종주의 시발점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 곳 노고단 고개를 보고 가짜노고단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모르시는 분들은 여기가 노고단 정상인줄 아시기도 하시죠...^^
#12. 가짜노고단에서 본 지리 주능선...
저멀리 보이는 가장 높은 봉우리가 해발 1915m의 지리산 천왕봉이죠.
여기서부터는 도상거리 약 25.5km... 체감거리는 약 45km..ㅋㅋㅋ
#13. 이른 아침의 햇살에 비쳐지는 풀잎은 싱그럽습니다.
#14. 아름다운 색의 꽃잎도 푸른 잎과 대비되어 더욱 아름다워지죠...
#15. 이 길을 걷고 있는 동안은 근심걱정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잔잔한 발라드나 클래식을 들으며 아름다운 산속의 새벽공기를 음미하다보면 복잡했던 머리속이 맑아지는 듯 하지요~^^
#16. 지나치는 풀잎하나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고...
#17.
#18. 푸른 하늘에 때이른 단풍도 색다른 볼거리죠..
#19. 가까이 다가가면 또다른 세계가 펼쳐지기도 하지요..
한줄기 빛에 의지해 나뭇잎은 그 싱그러운 잎맥을 힘겹게 자랑하고 있었지요...
그저 아름다울 뿐이네요...
#20.
#21. 다시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 어느덧 구름은 서서히 걷혀가고 다시 자연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었지요..
이때쯤 일어난 속세의 사람들은 새벽 그 잠깐 사이에 일어났던 조용하고도 신비로웠던 혁명을 알리 없을 테지요...
#22. 험한 산길을 내려갈때는 속도조절이 중요하죠...
마치 그것을 강조라도 하듯이 교묘하게 제한속도표지판에만 비치던 따사로운 아침햇살에
스팟측광되어 보여진 20이라는 숫자는 이 아침 저에게 또다른 의미를 주는군요..
#23. 성삼재 휴게소 위의 하늘에 펼쳐지던 아름다운 구름의 향연. 모든 게 소리없이 조용히 일어나고 사라졌지요...
마지막으로 화엄사골짜기 위의 그 출렁이던 구름바다 파노라마를 보여드리면서 오늘의 지리산 산책을 마치려 합니다..
저는 또 지리산에 올라가게 되겠지요... 저의 게으름이 지리산의 매력을 앞지르지 않는 한은....^^
to be continued........
#24. 옆으로 쪼~끔 길지요~~??^^
마지막으로 마음에 드시는 사진 하나씩만 골라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첫댓글 #6번이 마음에 듭니다...
4번사진 느낌이 좋습니다..
예술입니다....아름답습니다...
모든 사진이 망에 들지만 굳이 고르라시면 #7번을 선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리산은 언제쯤 나에게 그 아름다운 지리의 운해를 볼 수 있도록 허락하려는지 아님 제가 게을러서 일까요 멋집니다. 와우 옆으로 쪼끔 긴 #24번을 마음에 담겠습니다...
말 그대로 죽이네요^^
아~~..넘 아름답습니다! 참 잘 감사합니다...다 너무 멋진사진이라서....선택하기가 어렵네요...전 #2 번에 한표....
음냐하...그저...좋으네요...^^
모든것이 꿈 ㅎ 참 즐거운 시간 입니다...다 좋지만 24번 한복
눈이 즐겁습니다^^
와~~~~~~~~직입니다 고마워요
감상너무 잘했습니다. 저도 한달에 한번 지리산에 올라가지만 너무 부럽습니다. 지리산과 가까이 사신다는 것이... 저는 #6 번과 #10에 한표 행사합니다. 좋은 사진감사합니다.
입 벌리고 보다가 이제 정신차립니다...ㅎㅎ 저는 4번에 한표요~
감사합니다.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 보다 갑니다. 7 에 한표... 좀 담아 가도 될까요?
더위땜시 고생스러운데 시원한 시진 즐감하고 갑니다.
전 2번에 한표드릴게요..^&^잘 보고 갑니다.
8번에 한표~~ 역동의 운무... 잘보고 갑니다!!
꼴까닥 부럽습니다. 음~~~~`6번과 24번 물론 모두 좋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이신 사랑님 덕분에 멋진풍경 감상하는 행복을 누렸네요...고맙습니다.산내음 맡아본지 넘 오래라 그저 좋습니다...
저는 전부 답니다만.........그중에 2번 반야봉그림이 젤 ......
멋져요,,,모두 모두 멋져서 어느것하나 딱 꼬집을게 없답니다,,,
지리산 한번 다녀온 기분입니다..다른분들을 위해 봉사하는 방법도 여러가지 십니다. 여러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당신은 욕심쟁이..우후후^^
굉장합니다....잘보았습니다
8월말 종주계획중인데... 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체력단련과 더불어 사진기술도 습득해야겠네여 ^^ 예술사진~ 예술지리산 감탄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