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논설실장) '투쟁정치의 終末' 중에서 일부 발췌정리
박정희 대통령이 왜 야당을 그토록 미워하며 철권(鐵拳)으로까지 다스리려 했는지, 그 심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무거운 마음속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훼방 놓기 위해 끝없이 거짓말하고, 하나 주면 또 생떼 쓰고 말 뒤집곤 하는 헌정사상 최악의 야당 민주당! 박 대통령의 고뇌를 떠올려본다. 박정희는 18년 재임 동안 단 하나도 야당의 극렬한 반대를 겪지 않은 일이 없다. 한일국교정상화→포항제철 건설→월남파병→경부고속도로 건설→4대강 정비→산림 녹화→새마을운동→중화학공업 정책…셀 수 없이 많은 박정희의 치적들. 야당의 극한투쟁을 끝내 이겨냈다. 1979년 서거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문턱 앞에 데려 놓는다! 집권할 당시 1인당 국민총생산(GNP) 89달러로 전 세계 125개국 중 101번째 최빈국을 드디어 1인당 GNP 1510달러, 세계 125개국 중 49번째의 선두 중진국으로!
박정희 3선 개헌 저지 실패, DJ의 회고-“강경한 것이 겉으로는 선명해 보이지만 때론 한없이 무책임한 것”이라고... 당대표 손학규와 최고위원 정동영! 잘 들어야 한다.
1989년 DJ는 대통령 노태우가 중간평가를 실시하려 하자 이를 막는 데 전력을 다한다. 왜? 고단수다. 노 정권이 무너지면 제1야당 평민당도 무너지니까. DJ는 “정치예술의 극치”라는 명언을 남겼다. DJ가 ‘광주’의 최대 피해자이면서도 최대 수혜자가 되어 마침내 대통령이 된 건 유연한 리얼리스트였기 때문이다.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되어 한나라당이 곤두박질쳤지만 민주당에 무슨 보탬이 됐나?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와 탤런트라는 김여진이 “한·미 FTA 반대가 야권 공조의 전제 조건”이라고 겁을 주니 강경 투쟁하는데, 그래서 야권 공조가 된다한들 손학규나 정동영이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 꿈 깨야 한다.
그래도 옛날 정치엔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적 도리’라는 것도 살아있었다. 1974년 8월19일 육영수 여사 국민장에서 “무슨 말을 먼저 하오리까”로 시작된 조사 (弔詞)로 눈물바다를 만든 인물은 박 대통령과 철천지원수로 싸웠던 최초의 여성 야당총재 출신 박순천! 투쟁정치도 한계가 있어야 하는 것, 더욱이 국익(國益) 앞에선 말할 것 없다. DJ가 남긴 말, “정치는 살아 숨 쉬는 생물이다!”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던 민심이 이런 최악의 야당세력을 향해 먼저 終末을 고하려고 돌아서고 있는 것 아닌가!
광화문 광장의 손학규 (류근일 칼럼) 이제 그만 댁으로, 예산국회로 돌아가세요. 무역규모 1조 달러 돌파, 그리고 서울도심 광화문 광장에서 폴리스 라인을 돌파한 야당 지도급 인사의 반(反)FTA 시위. 한 쪽에선 자유무역을 1조 달러로 끌어 올리려고 기를 썼고, 다른 한 쪽에선 자유무역을 ‘이완용 짓’이라고 매도하느라 기를 쓰고. 이 싸움은 이미 1960년대 초부터 불붙었었다. 한 쪽에선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구자경 박태준 수출입국을 외치고 있었고, 다른 한 쪽에선 데모대가 매판자본(買辦資本) 타도를 부르짖고 있었다. 산업화 주역들의 자유시장주의와 박현채 類의 민족경제론 사이의 싸움이었다.
60년대 초만 해도 실험이 끝나기 전이라, 청년학생들은 산업화론 자들의 자유시장 주의가 ‘대외종속의 길’이라고 하는 ‘민족경제론’자들의 투쟁담론에 적잖이 솔깃했었다. 개방하면 먹힌다, 민족자본이 외국 다국적 기업에 당할 것이다 하는 그들의 비관적인 예측이 마치 광야의 소리처럼 울렸다. 그러나 그들의 비관은 빗나가도 한참 빗나갔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의 무역국가로 발 돋음 했다. 지질이도 가난했던 한국이 자동차, 선박,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나라가 될 줄이야 그들도 몰랐고, 그들의 프로파간다에 귀를 기울이던 학생들도 몰랐다. 고속도로를 처음 만들 때 김대중은 땅바닥에 들어 누어 반대를 외쳤다. 그러나 고속도로는 지금도 계속 뚫리고 있다. 아직도 부족해서...
이젠 “그 땐 뭘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할만도 하련만 아직도 4대강 반대다, ‘한미 FTA’ 반대다 하며 그 때 그 시절 從屬理論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으니, 사람은 역사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 모양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정치적 무리수는 물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는 옛말, 한국은 어쨌든 민주화도 해냈다. 그 짧은 기간에. 그렇다면 이제는 옛날 같은 입씨름일랑 접고 보다 진일보한 담론(談論)을 이야기 할 때도 됐는데 여전히 ‘개방=이완용’ 타령이다.
야당은 물론 항상 견제를 해야 한다. 야당의 견제는 여당의 졸속을 막고 우리의 협상력을 높여준다. 그러나 견제를 넘어 ‘매국’ ‘사법주권 팔아넘기기’ 운운하는 건 곤란하다. 우리나라에 와있는 외국기업이 우리 사법부 아닌 제3의 사법주체에 제소를 하는 것을 사법주권 포기라고 하지만, 우리 기업도 똑같이 그렇게 할 수 있다. 미국에 가있는 우리 기업이 그렇게 하면 미국이 사법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는 왜 외치지 않는가? 국제사회라는 게 뭔지를 모르는 소리다.
손학규 대표는 공부를 한 인사다. 알 만큼 아는 인사다. 정동영 이정희하고는 그래도 좀 다르다. 그런데 그런 그도 그런 사람들과 나란히 현수막을 들고 폴리스 라인을 밀고 들어갔다. 손 대표, 왜 그러시오? 정치 때문에? 그까짓 정치 안 하면 안 되오? 인텔리라는 게 뭐요? 정직하게 말해야 하는 사람 아닌가요? 한미 FTA가 정말 이완용의 길이라고 믿으시오? 아스세요. 한미 FTA는 잘 된 겁니다. 해야 합니다. 이제 그만 댁으로, 예산국회로 돌아가세요. 무역규모 1조 달러에 달한 대한민국 야당이 그래선 안 됩니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