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이어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로비의혹 사건을 진두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지난해 120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전 중수부장은 지난해 MB정부의 사실상 법률전담법인인 법무법인 ‘바른’에 둥지를 틀었다.
이 전 중수부장은 노 전 대통령 사후에도 조현오 경찰찰청장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니다. 꼭 차명계좌라고 하긴 그렇지만 실제로 이상한 돈의 흐림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분명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툭툭 던지면서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해왔다.
특히 법무법인 바른은 이번에 ‘이지아-서태지’ 사건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대선전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의혹사건 뿐 아니라 당선 후에도 현 정부와 관련된 사건을 줄줄이 도맡아왔다.
<서울신문>은 11일자 “법조인들 로펌으로 몰리는 이유는”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관예우의 ‘원죄’를 진 법조계는 폭풍 전야다”라며 “특히 최근 대법관 후보로 사법연수원 12기인 박병대(54) 대전지법원장이 제청되면서 박 법원장의 위 기수 법원장급 20여명의 줄사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법조계 움직임을 전했다.
<서울신문>은 “게다가 전관예우를 금지한 변호사법 개정안이 이들의 이런 행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법 개정안이 발효되기 이전에 법복을 벗고 개업을 하거나 로펌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신문>은 기사 말미에 “이런 가운데 법무법인 바른에 둥지를 튼 이인규(53‧연수원 13기)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지난해 120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각에선 판사보다 검사 출신에 대해 전관예우가 확실하다고 지적한다”고 보도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바른’으로 옮겼고 120억원을 벌었다는 내용은 10일 밤 트위터를 통해 급속 확산됐으나 11일 보도에서는 이인규 전 중부수장에 대한 언급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블로거와 토론사이트, 인터넷카페 등에는 삭제되기 전 기사가 고스란히 게재돼 있다.
특히 ‘바른’은 이명박 정부와 관련된 사건을 도맡아온 곳으로 1998년 변호사 5명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말 국내외 변호사, 변리사 등 120여명을 보유한 국내 굴지 로펌으로 성장했다.
불명예 낙마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가 2007년 대검 차장으로 퇴직한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가기 전까지 7개월 동안 7억원의 고액 급여를 받았던 곳이 ‘바른’이다. 또 2007년 대선 당시 불거진 도곡동 땅 사건의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인 고 김재정씨의 변호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후 KBS 정연주 전 사장이 낸 ‘해임무효 청구 소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변호했고 민주당 등 야당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미디어법 부작위 소송’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을 변호하기도 했다. 바른은 또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의 공천 로비 사건에서 김옥희씨와 구속된 브로커 김태환씨의 변호를 잠시 맡기도 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트위터에 “이걸 보고 법조계가 정치인보다 훨씬 더 많이 썩었다고 말한다면 욕하지 않으시겠죠?”라고 의견을 남겼고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오늘 아침 다시 검색해보니 ‘이인규 120억’ 부분은 기사에서 사라졌네요. 허허 참”이라고 삭제된 기사 내용을 지적했다.
트위터리언들은 “복수가 정의다”, “헉! 검사출신 변호사 수입료가 전관예우로 연간 120억원! 우리나라 좋은 나라!”, “청부대금”, “이미 120억 벌어서 삼대는 먹고 살겠네요”, “떡찰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인규는 정말 사람으로 안보여”, “법무법인 ‘바른’이죠? 정부소송 전문.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노 전 대통령 소환해 놓고 씨익~웃음 쪼개던 얼굴이 눈에 선함”,
“노무현 대통령 조사하던 이인규가 불쌍한 척하면서 퇴직하더니 작년에 120억 벌었다네요”, “저걸 다 개인 수입으로 인정해주는 나라 뭐 잘못된 거 아닌가”, “김앤장, 바른이 살찌는 이유죠”, “‘사필귀정’...그자도 언젠가는 이 말의 뜻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겠죠. 반드시 그렇게 돼야겠죠”, “120억원, 이건 수구세력들이 변호사 수임료라는 명목으로 준 ‘포상금’ 일 겝니다. 정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 복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등 전관예우와 정치검찰의 행보에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