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지리산의 정기가 깃든 하동군은 산과 물이 아름다운 고장이다. 유서깊은 문화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인구는 점점 줄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하동의 문화유산과 다양한 볼거리·먹거리·놀거리는 해마다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경남 하동은 물길과 꽃길을 따라 역사가 숨 쉬는 고장이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따라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남해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천혜의 절경을 지닌 곳이다. 2009년에는 슬로시티로 인증되면서 하동은 자연·환경·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여유 있고 즐겁게 사는 고장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웰빙도시로 거듭나면서 외지인의 방문이 해마다 늘고 있다. 외지인을 맞기 위해 도시 전체는 ‘색깔있는, 느낌있는, 맛있는, 향기있는, 이야기있는’, 오감만족의 고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야기 있는 하동...소설과 전설의 고장
악양면 평사리의 최참판댁. 고색이 창연한 기와집 앞에 서면 소설 ‘토지’의 주인공 서희가 나와 반겨줄 것만 같다. (하동군청 제공)
하동을 이야기할 때 누구나 현대문학 100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로 손꼽히는 ‘토지’를 빼놓지 않는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가문의 4대에 걸친 비극적 사건을 다루는 이 작품은 개인사와 가족사 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 풍속, 사회사를 모두 담고 있다. 소설의 무대는 경남 일대와 만주, 일본까지 펼쳐지지만 평사리가 시작이다.
소설 속의 최참판댁은 현재 한옥 14동으로 다시 등장했고 조선후기의 생활모습을 재현해 놓은 토지세트장이 잘 조성돼 있다. 인근 평사리문학관과 한옥체험관도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매년 가을 마다 토지문학제가 개최돼 전국의 문인들이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암면 도사리 섬진마을의 섬진나루터에는 섬진강 이름의 유래가 담긴 전설이 전해온다. 두꺼비전설이다. 고려말 왜구의 노략질이 극심할 때 왜구가 강 하구로 침입하자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섬진나루터로 몰려와 울부짖자 왜구들이 놀라 물러갔다. 또 왜구에 쫓긴 우리 병사들이 섬진나루 건너편에서 붙들릴 뻔했으나 두꺼비떼가 강물 위로 떠올라 다리를 놓아 병사를 구했다. 뒤쫓아 온 왜구들도 두꺼비 등을 타고 강을 건너려 했으나 강 한 가운데에 이르러 두꺼비들이 강물 속으로 들어가 왜구가 모두 빠져 죽었다고 한다. 그 때까지 다사강, 모레내, 두치강 등으로 불린 이 강은 ‘두꺼비 섬(蟾)’자를 따서 섬진강이 됐다고 한다.
이밖에 세이암 전설, 용추 쌀바위 전설, 금오산 달님별님 이야기, 두곡리 고래들 이야기 등 주요 관광지마다 많은 전설과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색깔 있는 하동...기암괴석의 비경과 수많은 문화재
하동8경의 하나인 화개장터 십리벚꽃. (하동군청 제공)
하동의 색은 천혜의 자연경관에서 나온다. 우선 하동 8경이다. 꽃샘추위가 끝나고 4월로 접어들면 화개면 일대는 벚꽃이 십리에 걸쳐 봄을 반긴다(십리벚꽃).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손을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 한다고 해서 ‘혼례길’로도 불린다. 하동군 동쪽 남해연안에 위치한 높이 금오산(849m)에서 조망하는 남해바다(금오산 일출과 남해), 고찰 쌍계사의 단풍(쌍계사의 가을), 최참판댁의 한옥 14동(평사리 최참판댁),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부능선을 따라 섬진강으로 잠기는 형제봉의 분홍빛(형제봉의 철쭉), 환인·환웅·단군을 모신 신선도 수행도장(청학동 삼성궁) 등이 8경으로 꼽힌다. 지리산 불일폭포와 하동포구 백사청송 역시 감탄을 자아낸다.
하동호와 동정호 등 호수도 볼거리다. 하동호는 1985년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청암면의 지리산 청암계곡에 만든 산중호수다. 댐의 상류 10리쯤에는 청학계곡, 묵계계곡이 있어 봄 꽃과 가을 단풍, 겨울 설경이 멀리 보이는 지리산의 웅장한 자태와 절경을 이룬다. 동정호는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침략할 때 당의 소정방이 악양면 평사리의 호수를 동정호와 흡사하다고 해서 이후 동정호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천연발생 늪지대로 청둥오리, 붕어, 야생조수, 식물이 공존하는 보존가치가 높은 호수다.
계곡도 유명하다. 계곡 언저리의 숲이 온통 차밭인 화개계곡, 울창한 숲과 깎아 세운 듯한 바위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청학동계곡,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선유동계곡과 영험이 깃들어 있다는 대성계곡 등이 있다.
문화재도 빠뜨릴 수 없다. 신라 때 돌로 쌓은 5각형 형대의 고소산성(악양면), 해발 800m 높이에 위치한 신라의 사찰 칠불사(화개면 범왕리), 16~17세기 자기를 구운 것으로 추정되는 백련리도요지(진교면 백련리) 등 국가 및 도지정문화재만도 71개나 된다.
하동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녹차다. 녹차밭은 그 자체가 비경이다. 쌍계사 인근의 차나무시배지(화개면 운수리), 칠불사와 지리산역사관 인근의 명원다원(화개면 범왕리), 봄철 벚꽃과 화개동천의 안개로 인해 신비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고려다원(화개면 용강리) 등이 화원8경으로 꼽힌다.
느낌 있는 하동...축제의 고장
최참판댁 인근의 평사리 문학관은 관람 동선과 전시물을 보완하고 3D-4D 영상물을 구축해 실감나는 영상관으로 새롭게 꾸며진다. (하동군청 제공)
하동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축제다. 3~11월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3월의 고로쇠약수제(청암면 묵계리). 700~1000m의 지리산 자락에서 생산되는 고로쇠물은 맛과 효능이 뛰어나 일본에까지 신비의 약수로 알려져 있다. 화개면, 악양면, 청암면 등에서 경칩을 전후해 고로쇠나무에 구멍을 뚫어 호스를 연결하여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 4월에는 화개장터벚꽃축제(화개면 운수리)가 열린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경계로 하는 화개에는 벚꽃이 십리에 날린다.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사랑을 맹세하며 이 길을 걷는다. 5월은 형제봉 철쭉제. 섬진강과 평사리 들녘이 한눈에 보이는 형제봉 정상에는 진분홍빛의 철쭉과 뒤섞인 관광객 인파가 또 다른 장관을 이룬다. 야생차문화축제도 5월의 행사. 차시배지의 명성에 걸맞은 녹차체험축제다.
8월에는 섬진강 축제가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솔향기 가득한 하동송림과 눈부신 섬진강의 모래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재첩잡기, 참숭어잡기 등이 펼쳐진다. 9월에는 메밀과 코스모스의 향연이 펼쳐지고(북천면 직전리), 10월에는 진상품으로 이름난 대봉감축제(악양면 평사리)가 열린다. 11월에는 섬진강이 남해바다와 만나는 이곳 노량포구에서 참숭어축제(금남면 노량리)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9월에는 이병주국제문학제(북천면 직전리), 10월에는 토지문학제(평사리 최참판댁)가 열린다.
맛있는 하동...녹차·재첩은 최고의 맛
하동 최고의 특산물은 녹차다. 차밭은 그자체가 비경이다. (하동군청 제공)
녹차는 하동이 자랑하는 최고의 특산물이다. 전체 농가 1만100여가구 가운데 1700여가구가 녹차를 기른다. 하동의 녹차재배면적은 전국의 23%다. 특히 화개면은 2006년 ‘녹차산업특구’로 지정됐다. 악양면의 대봉감은 감칠나는 맛과 색깔, 모양이 아름다워 옛날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이름이 났다. 지리적 표시 등록품으로 등록돼 있다. 악양면은 사면이 둘러쌓인 분지형 지형으로 바람피해가 적고 겨울이 따뜻해 동해 위험성이 낮아 우수한 품질의 감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실고추장장아찌, 매실고추장, 매실된장, 매실차, 매실환 등으로 가공되는 매실도 하동의 특산물이다.
재첩은 하동이 전국 제일이다. 예로부터 재첩은 간장병, 황달 등에 좋고 병후 쇠약한 사람을 보호하는데 좋다고 알려져 있다. 재첩국은 최고의 해장국으로 하동에 가야 제대로 맛볼수 있다. 지리산의 산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 차잎에서 채취한 원액을 사용한 녹차냉면, 지리산 대나무를 이용한 대롱밥도 하동의 유명 먹거리다. 또 섬진강 일대에는 ‘봄 은어, 가을 참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은어와 참게 맛이 뛰어나다.
향기 있는 하동...슬로시티로 주목
전통한옥 형태의 펜션. 문인협회에서 문학교실, 토지낭독회 등을 개최한다. (하동군청 제공)
하동군 악양면은 2009년 이탈리아 슬로시티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슬로시티로 인증됐다. 우리나라에서 5번째다. ‘느리게 살기 미학’을 추구하는 도시다. 실제 하동은 평사리 최참판댁의 서희가 지켜보던 소설 속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단적으로 악양에는 비닐하우스가 없다. 아마도 전국에서 유일한 마을일 것이다. 자연이 주는 햇빛과 신선한 공기로 녹차가 자라고, 바람과 햇살이 대봉감을 곶감으로 뽀얗게 분칠해 주고,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슬로시티다.
가는길서울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전에서 통영·대전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함양~
진주~하동나들목으로 접근할 수 있다. 부산과 광주에서는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구례를 거쳐 하동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하루 7차례.
추가정보하동은 일정별 관광코스가 잘 개발돼 있다. 최참판댁~차문화센터 및 녹차체험관~쌍계사~진교백련리도요지~청학동~삼성궁이 하루 일정으로 좋은 코스다. 1박2일과 2박3일 일정으로 하동을 즐길 수 있는 코스도 개발돼 있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 관광도 인기다. 영화 ‘피아골’ ‘역마’ ‘청춘’ ‘취화선’ ‘마파도2’와 드라마 ‘허준’ ‘식객’ ‘토지’ 등의 촬영지를 둘러볼 수 있다. 십리벚꽃길은 드라이브하기 좋은 코스로 꼽힌다.
주요 연락처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78
화개장터 관광안내소 055-883-5722
최참판댁 관광안내소 055-880-2950
청학동 관광안내소 055-882-5379
하동송림 섬진강 백사장/ 조선 영조21년(1745)에 강바람과 모랫바람의 피해를 막기 위해 소나무 숲을 조성한 것이 섬진강 백사장과 어울려 여름철 피서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2005년 2월 천연기념물 제 445호로 지정되었다. (하동군청 제공)
하동 쌍계사 경남기념물 제21호/ 쌍계사는 고색창연한 자태와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국보 1점, 보물 6점의 지정 문화재와 일주문, 천왕상, 정상탑, 사천왕수 등 수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하동군청 제공)
삼성궁 민족의 도장/ 청학동 삼성궁은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신 성전으로 신선도를 수행하는 민족의 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동군청 제공)
하동야생차문화축제 하동의 자랑, 녹차/ 매년 5월 개최되는 하동야생차문화문화는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돼 주목을 받고 있다. (하동군청 제공)
토지문학제 문학한마당/ 2001년부터 개최한 토지문학제는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업적을 기리고 전국 문인들이 참가하는 문학한마당이다. (하동군청 제공)
재첩잡이 섬진강 재첩/ 하동 어민들이 섬진강에서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섬진강의 재첩은 숙취해소 효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하동군청 제공)
첫댓글 여행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