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르는 것은 축구팬으로 살아가는 것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잉글랜드의 많은 팀들은 자신들만이 응원가를 갖고 있다. 여러 클럽들이 공유해가며 부르는 노래가 있는가 하면 특정한 팀들만 부르는 독특한 노래들도 꽤 있다.
잉글랜드에서의 노래 부르기는 K리그와는 좀 다른 모습이다. 잉글랜드에는 응원이나 노래를 주도하는 리더가 없다.
잉글랜드에서는 누구라도 노래를 시작할 수 있다. 다른 팬들도 따라 해주기를 바라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은 순간 흥얼거리기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노래를 시작했는데 아무도 따라 해주지 않는다면 좀 당황스러울 것 같다. 실제 축구장에 가보면 몇몇 사람들이 노래를 시작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에서와는 달리 한국 팬들은 거의 90분 내내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든 구장이 좌석제로 되어버린 요즘에는 예전만큼의 많은 노래를 들을 수는 없게 됐다. 노래를 부르고 싶은 팬과 노래를 싫어하는 팬들이 모두 함께 앉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축구장에서는 원하는 곳에 서서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고 싶은 팬들이 한 군데에 모일 수 있었다. 요즘 들어 몇몇 클럽은 노래 부르는 섹션을 따로 지정하기도 했고, 그러한 공간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팀도 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모습도 한국과 비슷하다. 노래하는 팬들의 대부분은 골대 뒤에 자리잡는 것이 보통이다.
맨유의 경기를 TV로 보면 팬들이 왼쪽 골대 뒤에 자리잡고 있는 공간이 바로 그 유명한 ‘스트레트포드 엔드’이다. (박지성이 블랙번전에서 골을 성공시킨 자리이기도 하다!) 70년대에는 ‘스트레트포드 엔드’의 지상층이 공항의 활주로만큼이나 시끄럽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였다.
리버풀에도 그 유명한 ‘콥’이 있다. 오른쪽 골대 뒤쪽을 가리키는 ‘콥’은 잉글랜드 축구에서 가장 유명한 골대 뒤편의 관중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쪽의 분위기가 어떤지 느끼고 싶다면 이 동영상을 한 번 보시기 바란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xdH3d751rOw
저 영상에서는 젊은 청년이었던 제라드 울리에의 모습도 찾아 볼 수 있다. 60년대 리버풀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울리에는 종종 ‘콥’에 모습을 드러내며 축구를 관람했다.
첼시의 오른쪽 골대 뒤편도 무척 시끄러운 곳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아스날의 새 구장에는 가보지 못한 관계로 그곳의 분위기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응원가들-
축구장의 응원가는 단순해야만 하며 모든 사람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한다. 멜로디나 가사가 복잡해서는 안 된다.
아래의 노래 ‘펫숍 보이스’의 ‘Go West’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축구 응원가의 대부분은 이 노래의 멜로디를 차용하고 있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39KZ2afBtLU
‘Go west ~ life is peaceful there’ 부분이 가장 중요한 구절이다.
이 노래를 처음으로 도입한 것은 아스날 팬들이었다. 90년대 초반 아스날은 많은 경기를 1-0으로 승리하는 것으로 유명했었다. 그래서 아스날 팬들은 “Go West Life is peaceful there”를 “1-0 to the Ars-en-al”(원 닐~ 투 디 아-스-날~)로 개사해서 부르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저 구절이 수 많은 버전으로 불려지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버전은 ‘you’re shit, and you know you are” 혹은 ‘we’re shit and we know we are’이다.
다음은 각 구단의 유명한 노래들이다.
<리버풀- You Will Never Walk Alone>
사실 이 노래는 뮤지컬에서 사용되었던 곡이지만 리버풀 출신의 밴드 Gerry and the Pacemakers가 부르면서 히트곡이 됐다.
리버풀의 팬들은 보통 킥오프 직전에 이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요즘에는 (마치 리버풀의 축구처럼) 챔피언스리그 대회에서만 노래를 열정적으로 부를 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예전과 같이 열심히 노래하지는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도 팬들이 꽉 찬 구장에서 ‘You Will Never Walk Alone’을 듣는 것은 굉장한 경험이며, 심지어 다른 나라 팀의 팬들도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셀틱 팬들은 자신들이 먼저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주장하지만 리버풀 팬들은 셀틱 팬들의 말을 부정한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0nfFi-_Hb2A – 약 20초 뒤에 노래가 시작된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the Storm there'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웨스트햄 - I am forever blowing bubbles>
이는 웨스트햄 팬들만이 부르는 매우 유명한 노래이다. 이 노래는 꿈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는 꿈에 관한 이야기이다.
웨스트햄의 홈구장은 축구를 보기에 무척 이상적인 경기장이고 팬들 또한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버풀과 웨스트햄의 홈구장이 야간 경기를 관전하기에는 최고의 장소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6rI0thoSPjQ
I'm forever blowing bubbles Pretty bubbles in the air They fly so high Nearly reach the sky And like my dreams they fade and die Fortune's always hiding I've looked everywhere I'm forever blowing bubbles Pretty bubbles in the air United! United! United!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유는 아주 유명한 노래를 갖고 있지는 못하다. 맨유 팬들은 ‘Glory, Glory Man United’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 이는 토트넘에게서 훔쳐온 응원이다. 맨유의 홈구장은 76,0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잉글랜드에서 가장 조용한 구장 중에 하나로 여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맨유에게는 다른 팀에 대해 이야기하는 괜찮은 노래들이 몇 개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첼시에 관한 노래로서 첼시의 성공은 얻어진 게 아니라 돈으로 사들여진 것이라고 말하는 노래이다. ‘Hollow’라는 노래인데 FA컵 결승전을 보신 분들은 이 노래를 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팬들이 모여 있는 곳은 맨유의 홈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팬들이 들르는 유명한 펍이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sIxDfe8v41A (after about 40 seconds) Hollow, Hollow, Hollow Chelsea's success is f**** hollow All the money you took off that big Russian crook and you'll never win 3 in a row
맨유 원정 팬들은 리그 최고라고 생각된다. 특히 특정 선수에 대한 노래를 만들어내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맨유- 웨인 루니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vfCDozlh73I
I saw my mate The other day He said to me he's seen the white Pele So I asked, 'who is he?' He said 'He goes by the name of Wayne Rooney' Wayne Rooney Wayne Rooney He goes by the name of Wayne Rooney!
맨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8P3psDF86M&mode=related&search=
He plays on the left, he plays on the r-i-g--h-t. that boy Ronaldo makes England look shite –
맨유 팬들은 가끔 안티-잉글랜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맨유 팬들은 언론과 다른 팬들이 대표팀 패배의 책임을 맨유 선수들에게 돌리며 비판하는 것에 대해 짜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1998년 베컴이 프랑스 월드컵 탈락의 원흉으로 지목됐었고 유로 2000 때는 필립 네빌이 탈락에 대한 비난을 받았다. 2006년에는 호날두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맨유- 박지성
팬들이 특정 선수에 대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 인기가 없는 선수들에게는 응원가도 따라오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IwAdRoMY3Ig
Park, Park wherever you may be, You eat dog in your own country, It could be worse, You could be scouse, Eating rats in your council house.
몇몇 사람들이 이 노래가 한국인을 비하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들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노래는 리버풀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임을 말하고 싶다.
아래의 동영상은 관련된 노래는 아니지만 무척 재미있는 클립이다. 1분 37초 이후에 나오는 내용을 잘 보시기 바란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TlQ7Dhx7MZU&mode=related&search=
<셰필드 유나이티드>
매우 좋은 축구 응원가라 할 수 있다. 존 덴버의 음악 ‘Annies’ Song’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435MeH89_X4&mode=related&search=
You fill up my senses, like a night in the forest, like the mountains in springtime, like a walk in the rain, like a storm in the desert, like a sleepy blue ocean. You fill up my senses, come fill me again.
아래가 셰필드 유나이티드 버전의 노래이다. 원곡과는 분명히 좀 다르다!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yJviutXbHQc&mode=related&search=
You fill up my senses Like a gallon of Magnet (셰필드지역에서 유명하던 맥주) Like a packet of Woodbines (예전에 유명했던 독한 담배) Like a good pinch of snuff Like a night out in Sheffield Like a greasy chip butty Like Sheffield United Come fill me again.... Na Na Na Naa Naa Naaaaa, ooo!
<첼시-One man went to mow>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37eD_JFL688
One man went to mow, Went to mow a meadow, One man and his dog – spot! Went to mow a meadow Two men went to mow, Went to mow a meadow, Two men, one man and his dog-spot! Went to mow a meadow Three men went to mow, Went to mow a meadow, Three men, two men, one man and his dog –spot! Went to mow a meadow Four men went to mow, Went to mow a meadow, Four men, three men, two men, one man and his dog –spot! Went to mow a meadow Went to mow a meadow
잉글랜드에서 가장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노래가 아닌가 생각된다. 첼시 팬들은 상상력이나 창조력이 없는 팬들로 여겨지고 있기에 이 노래를 부르기로 한 것은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맨체스터 시티- Blue Moon>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EfIgew2tIQY –
Blue Moon! You saw me standing alone, without a dream in my heart, without a love of my own
이는 사실 꽤 슬픈 노래이고 맨시티 팬들의 불행한 삶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무척 충성스러운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은 시티가 좋을 때나 나쁠 때가 항상 팀과 함께 해온 사람들이다. (물론 좋은 시절은 별로 없었지만…)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첫댓글 우리집컴터는 왜 유투브에서는 동영상을 못보는거야!! ㅠ 페이지오류 아놔 ㅡㅡ;
부산은 야구장에선 되는데.. 축구장은 뭔가.. 새로운 노래가 필요한가??? 아님.. 갈매기 그대로..???
축구장에서는 응원가가 안되요 ㄷㄷ ㅠㅠ 롯데 마스코트가 갈매기 여서 노래도 갈매기로 한것 같은데....
역시듀어든~~ 재밌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