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면/안도현

[황씨아저씨]

9월이 오면/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songbird]

많이 기다렸습니다.
반가움인지,
오랜 기다림의 원망인지,
그냥 옷깃 부여잡고 울고픈...

푸른 들에 맑은 바람 스치면
님이실까...

둥근 달이 휘영청 떠오르면
행여 님이 오시나,
달빛어린 밤길을 먼저 나가 걷고 또 걷고...

고즈넉한 달마저 혼자 기울었지요.

가을이오는 강어귀를 서성이며 걷다가
붉은 노을이 물들면
오늘도 아니 오시는 님.

[songbird]

붉게 지는 노을이 마냥 서러웠지요.
울고픈 내 마음만 같았지요.

반갑습니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9월의 강물 따라
가을빛으로 오신 님.

다 읽지도 못한 채
눈물부터 흘립니다.

이토록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에 내가 있어...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세상이
이처럼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

토닥토닥 밀어주며 이끌어주며 살아가는 세상,

나누며 도우며 모두 같이 이루어가는
아름다운 세상,

점점 메말라 가는 우리네 마음,
온 들을 적시며
황금물결을 이루는 저 강물처럼
우리 모두 더불어
세상을 따듯하고 아름답게 이루어야 하는 것을...

[songbird]

온 누리를 가을빛으로 물들이는
따뜻한 9월의 햇살처럼...

온 세상을 물드리며
영글어 가는 풍요로운 계절,
감사한 9월처럼...

가을의 소리에 귀를 기우립니다.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에 눈을 뜹니다.

사랑으로 영글며 익어가는 아름다운 계절,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사랑하며
같이 나누며
도우며...

함께 이루어가는
아름다운 세상이기를...

[songbird]

인등정의 풍요로운 가을빛에
내 마음이 왜 이다지도 설레이는지...

피와 땀과 사랑으로 일구어낸 결실들!
벅찬 감격입니다.

무더운 여름 내내
마른하늘을 바라보며
끝없는 고난을 감내하던
그 땀의 보답인... 크나큰 보람.

9월이 그렇게 왔습니다.
보람과 기쁨의 결실들을 데리고...

창을 여니
환한 달빛이 가득합니다.

님에게로 흐를까요.
달빛내린 강물에 조각배 하나 띄워...

9월의 아름다운 밤입니다.
강물소리 다정한...

[황씨아저씨]

오늘 가을 하늘에 그리음이란 돌멩이를 던지면
첨벙 소리를 내며
인연이라는 퍼짐이 나겠지요
굳이 인연의
줄을 당겨 묶지 않아도
가을이 오면
닫혀있던 가슴을 열어 보여주고 싶습니다
알수록
겉으로 보여지는것 보다
속내가 닮아 가는사람
그런 사람 말입니다

[황씨아저씨]

나이가 들수록
기억의 메모리 칩이
자주 다운이 됨니다
그래도
가을이 되면 수시로 떠오르는 그리음
지치지 않은 그리음이
배경의 음악이 되어
바람 한줄기 되고
그 바람을 따라
누군가를 찿아갑니다
며칠전에 집안에 일이 있어
도토리묵을 쑤었습니다
좀 드시지요

[황씨아저씨]

살다보면
말이 필요없는 사람이있습니다
그야말로 " 척 하면 척" 입니다
뭐를 좋아하고
뭐를 싫어하는지 아는 것
그것을 고맥락이라합니다
언어보다는 상황이 중심이 되는것입니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훈훈한 情이 있습니다
일종의 고맥락입니다

[황씨아저씨]

그대를 그리기 위해
얼굴을 그린 것 인지
얼굴을 그리기 위해
마음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나는 그림을 잘 못 그리지만
그래도 가을에는
잘 익은 사과나무 그늘에
소풍나온 유치원생 처럼
도화지를 펴고
가을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평심(平心)을 잘 유지하는것이 아닐런지요

그리음 출렁거려
마음을 뒤척이는데
가슴 비밀번호 같은 그대
그 비밀번호를 눌러봄니다

[songbird]

맑은 가을 하늘의 소리일까,
파란 하늘에 번지는 그리움의 파문일까..

고요한 가을밤,
환한 달빛 타고 흐르는 맑은 운율에
창을 열고 님을 맞습니다.

한줄기 볼을 스치는 바람으로 오신 님,
머리에 쏟아지듯 흐르는 뭇별들을 데리고 오신 님,
풀벌레 노래로 밤을 지새며 오신 님.

님의 향기로 깊어가는 가을 밤,
산 넘고 들을 건너
멀리 계신 님이련만
님의 마음은 내 가까이.. 나의 창가에 있습니다.

[songbird]

맑은 달빛으로 새어들고,
별빛으로 불 밝혀
고운 풀벌레소리로 가을을 노래하며...

인등정 산바람이 불어와
내 마음을 마구 흩으러 놓습니다.

그대에게 불러드리는 저의 가을 노래입니다.
그리움과 기다림의...

아--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인등정의 이 훈훈한 풍경!

시골의 사람 사는 냄새가
이리도 따뜻하고 정이 넘칩니다.

[songbird]

그 넓적하고 푸짐한 도토리 묵에
모든 덕과 행복이 다 담겨있는 듯...

마치 기분이 한껏 좋아서
흐뭇하게 웃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큼지막하게 베어서
한입 가득 넣었지요.
그 행복, 덕... 나도 갖고 싶어서...^^

시골의 정이 듬뿍 배인 구수한 그 맛!
어디에 또 있을까!

그냥 이대로 행복합니다.

바라보는 내 마음이 왜 이리도 기쁘고 설레는지...

나도 곁에 한자리 차지하고
같이 부치고 싶은데...

파전을 부칠까요, 메밀전을 부칠까요?^^

[songbird]

화사한 여인네들의 웃음소리가
창밖을 넘어 퍼지고
쾌청한 가을하늘이 더 높이 떠서 기쁘게 노래합니다.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되어
너도 나도 손 맞잡고
도우며 이루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이
마음부터 살찌는 풍요로운 가을입니다.

덕을 짓듯
따뜻한 사람들의 정으로 지은
상 한가득 넘쳐나는 저 행복...

큰 보람의 결실로 이 가을을 맞아
기쁜 일,
좋은 일만 분분하시길...

[songbird]

진심으로 축하드리고픈
풍요로운 이 가을입니다.

나도 따라 행복해지는 이 가을입니다.

저도 같이 앉자고요.^^

뜨는 수저마다 따뜻한 행복을 먹습니다.
님과 함께...

고운 꿈은 끝없고
밤은 점점 깊어갑니다.

달빛 같은 마음,
님의 꿈길에 고이 보내오니...

[황씨아저씨]

날씨가 서늘해 지면
호박이 연달아 달립니다

가을 날씨가 넘 좋아
낮잠이나 잘려고
풀섭을 베개삼아 눈을 부치고 있는데
아 장난끼 많은
산바람이
그만 밤나무에 대롱대롱 메달린
알밤을 흔드는 바람에
그만
낮잠을 자고있는
애호박의 얼굴에 떨어졌습니다
애호박의 비명소리에
산바람은 줄행낭을 치고
그걸 본
고추는 까르르 웃고..
인등정에는
이런 일이 자주있습니다

[songbird]

인간의 감정이란 게 이런 것일까!

감동하고
그 감동으로 해서 행복해지고...

그래서 가슴에
무언가 가득히 차오르는 이 순간,
차라리 눈을 감습니다.

님의 향기,
그 아름다운 정경이
내 가슴에서 꿈을 꿉니다.

님의 내면에 흐르는 아름다운 세상이
나의 꿈이고 환상입니다.

내가 그리는 천국입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이야기하며 꿈을 꾸시는 자연인, 님.

내가 이리도 행복합니다.
님이 계셔서...
나의 천국을 님이 주셔서...

[songbird]

투욱 툭...
밤 떨어지는 소리가 정겨운 가을밤입니다.
조울 듯 감빡이던 뭇별들이
초롱초롱 눈빛을 빤짝이며 기뻐 반기고,
맑은 달빛이 더 환하게 미소 지으며
온 누리에 가득합니다.

그래, 가을이야~!

풀벌레의 고운 속삭임에
가을밤이 깊어 갑니다.

그대 창가에 어린 엷은 불빛.

님도 밤을 지키시나요?
이 아름다운 가을밤을...

[파시미나]

아름다운 시에 젖고,아름다운 음악에 젖습니다^^
시아버지 되시니 어떠세요~?
이 자리에서 다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