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줄 나이에 이룬 신인가수의 꿈!
십년 후엔 인기가수도 한번 되어보렵니다
주부가수 박 미 련씨
나이는 숫자일 뿐, 내안의 열정은 늙지 않았다 “아유~ 안녕하세요. 신인가수 박미련입니다.”최근 정규1집 음반을 내고 <그 남자가 나를 울리네>란 타이틀곡으로 데뷔한 박미련 씨(53, 본명 박미연). 그녀가 소속된 스타기획 대구사무실(신광우 음악교실)에 들어서자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 온다.
“까마득한 어린 시절부터 예능감이 좀 남달랐어요. 하지만 ‘여자란 모름지기 착실하고 조신하게 지아비 뒷바라지 잘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경상도식 가정교육을 받고 자라면서 그런 끼는 맘속으로만 품었죠. 교직에 종사하는 보수적인 남편 만나 두 아들 키우며 현모양처로 그렇게 평범하게 살았어요. 가끔 재미삼아 주부가요대회나 백일장에 출전해 일탈을 꿈꾸기도했지만 제 길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죠.”
세월이 흘러 중년에 새삼 가수가 된 건 어쩌면 운명일지 모른다. 5년 전 불의의 사고로 큰아이를 잃고 아픈 마음의 상처를 달래고자 시작한 노래는 이윽고 그녀의 숨은 열정을 되살렸다.
“노래를 통해서 삶의 힘든 굴곡을 씻을 수 있었죠. 노래 부를때만큼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어요. 음악이 흐르면 본능적으로 표정이나 제스처가 자연스럽게 잡히는 것이 스스로도 참 신기했죠. 창(唱)을 배운 적은 없지만 민요조 트로트나 한(恨)이 서린 곡을 부르면 호소력 짙게 가슴앓이를 녹여내어 심금을 울린다는 평을 많이 들었어요.”
몇 차례 음반제의를 정중히 고사해 왔던 박미련 씨는 드디어 올해 중대결심을 내렸다. 아마추어 이름표를 떼고 정식가수가 되어보기로 한 것이다.
“제가 밖에서 노래하는 걸 달갑지 않게 여기던 남편이 지금은 심적으로 가장 든든하게 응원해주세요. 이번 음반작업에도 바깥양반이 거금(?)을 선뜻 지원해준다고 나서서 깜짝 놀랐죠. 오로지 가정밖에 모르고 살아온 주부 박미연이 표출 못한 응어리진 마음을 노래에 모두 담아서 확실하게 제대로 한번 터뜨려 보라고 하더군요.”
주변의 격려와 축하 중에서도‘트로트는 나이에 상관없다’는 말이 용기를 더했다며, 신세대 젊은이 못지않은 무한 열정과 자신감을 피력하는 그녀였다.
좌충우돌했던 첫 녹음, 지금 생각해도 웃음 나네요 박미련 씨의 이번 데뷔앨범에는 발라드 2곡과 트로트 3곡이 수록됐다. 그녀에게 노래 길을 열어준 신광우 씨가 전곡을 작사하고 ‘갓바위’작사가로 알려진 이영선 씨가 작곡과 디렉터를 맡았으며 편곡은 길현철 씨가 참여했다. 앨범작업을 위해 노래연습만 보통 1년 정도 하는데, 곡 소화력이 뛰어나 4개월 만에 프로듀서의 녹음 승인을 얻었다.
“연습을 하도 많이 했더니 사실 녹음 할 때 목상태가 그리 좋진 못했어요. 작업을 보류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원래 허스키한 제 보이스 칼라가 훨씬 더 개성 있게 표현될 거라 하셔서 목이 반쯤 쉰 상태로 녹음했죠. 욕심대로 실력발휘를 다하지 못해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다행히 기대 이상의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답니다.”
워낙에 무대체질이다 보니 긴장하거나 실수할 걱정은 없었다. 그러나 목이 아픈 탓에 녹음 내내 죽염으로 가글 하면서 엉뚱하게 몸 고생을 했다. 늦여름 더위에 목은 어찌나 바짝바짝 타 들어가는지, 한 자리서 2리터짜리 물 한 병 마시는 건 일도 아니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다섯 곡 모두 애착이 가요. 특히 타이틀곡인 <그 남자가 나를 울리네>는 경쾌하고 신나는 트로트 리듬이 입에 착착 감겨 아주 맛깔스럽게 불러지는 것이 속된말로‘노래를 가지고 놀고 싶은 재미’가 있어요. 또 새미트로트인 <여자의 길>은 남편과 함께 걸어온 제 인생이 노랫말에 투영되어서 어느 곡보다도 감정 몰입이 깊었던 노래구요.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중년여인의 고독한 심성을 노래한 발라드 <혼자 사는 여자>도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아서 후속으로 함께 밀고 있답니다.”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그녀의 인터넷 팬카페도 생겼다. 도대체‘가수 박미련’을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 건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라며, 생면부지의 누군가가 인정해주고 애정을 보내주는 게 진심으로 고맙고 행복한 요즘이다.
“하늘로 붕 떠서 날아다니는 기분이죠. 제 노래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니 데뷔한 실감도 나고요. 혹시 이거 자아도취 입니까? 하하하”
박미련 활동사항 2004~05년 신일 양로원 자선공연 (소외되고 병드신 어르신 위한 자선공연) 2004~08년 성가 양로원 자선공연 (정신지체 아동과 병드신 어르신 위한 자선공연) 2004~ 08년 대창양로원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 위한 자선공연) 2006~08년 고령치매병원 자선공연 등 2008년 달서 가요제 초청가수 출연 2009년 10월 28일 1집 데뷔음반 출시 수록곡:혼자사는 여자, 잘못된 사랑, 그남자가 날울리네, 여자의 길, 좋다가 말았네 인터넷팬카페 http://cafe.daum.net/Parkmiryun
중년여성들이여, 우리 좀 더 즐겁게 삽시다 우리나라 4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까지의 중년 여성 대다수가 가슴에 한(恨)을 안고 산다는 것이 박미련 씨의 지론이다. 그녀 자신도 물론 그러했지만 음악을 접하고 나서 몇 년간은 노래강사로, 또 지금은 가수의 꿈을 이루며 인생을 즐겁게 새단장하고 있다.
“정식 프로가수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으니 앞으로 노래에 승부를 걸어보고 싶어요. 데뷔나이가 쉰셋이라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나이 때문에 열정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어렵다는데 운 좋게도 도움주시는 분들을 만나 제게 기회가 주어졌으니 조금 더 해서 인기가수도 욕심내봐야죠. 적어도 십년 후쯤에는 성인가요 프로그램에 단골 출연하는 인기가수가 되어 있기를 바라며, 제 노래가 노래방에서 애창곡으로 불리어지는 멋진 상상도 해봅니다.”
또한 노래로써 더 많은 더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하고픈 꿈도 있다. 특히 아마추어로 수많은 자선공연에서 노래봉사를 하고 무대경험을 쌓은 것은 박미련 씨에게 소중한 자산이 됐다.
“거동이 힘든 지체장애아들이 박수치며 최선을 다해 호응하는 모습이 저를 새롭게 일깨워줬죠. 치매노인이나 독거노인 분들은 옆에 다가가서 노래를 불러드리면 제 손을 쓰다듬으며 천사 같다고 안아주세요. 그분들의 온화한 향기가 가슴으로 스며들 때 노래한 보람이 커요. 제 노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최고의 무대를 선사해드리고 싶습니다.”
가수라는 멀고 험한 길을 선택한 것에 결코 후회는 없다. 할 수있다는 자신감,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 뜨거운 열정. 이 모든것을 더해 최선을 다하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당히 외친다. “대한민국 중년여성들! 이제 끼 좀 부리고 살아요!”라며.
글_ 김지은 객원기자 / 사진_ 이창우 기자 |
첫댓글 우먼 라이프 잡지2010년1월호 책을 봤지요, 덕영병원 이재윤선생이 1년간 보내 준다고 합디다, 박미련 인기가수님을 봤지요, 와 대단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