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은 인간의 정신세계를 과학적으로, 합리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19세기까지는 철학의 한 분야로 있었을 다름이던 것이 20세기 이후 일반인의 관심을 끌면서 독립된 영역으로 등장,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세분하면 19세기 후반, 심리학이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 매김이 된 후,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연구로서
①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일
② 탁월한 재능과 천재성을 발견하여 육성하는 일
③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 따위에 대한 연구를 그 사명으로 삼았었습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심리학은 ②와 ③의 사명을 잊게 되고 전쟁에서 돌아온 퇴역군인들의 심리적 장애를 치료하는 일에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질병모델에 근거하여 정신장애의 연구와 치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 결과로 정신장애를 효과적으로 치료함에는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으나 인간의 다양한 재능 육성과 행복증진이라는 사명은 잊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심리학은 인간의 어두운 면, 부정적 측면에 주로 관심을 기울이는 학문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20세기 말에, 심리학자 Martin Seligman이 미국심리학회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심리학계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심리학계에 활기와 생동감을 불어넣기 시작했습니다. 긍정 심리학(Positive Psychology)과 행복 심리학(Happiness Psychology)이 새 출발을 하였습니다. 인간의 장점과 재능을 높이고 행복을 증진시킴에 사명을 두는 심리학의 시작이라 할까요.
긍정심리학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익히 알려진 대로
▲생각을 밝게 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진.
▲유머를 즐기면 사고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아침 거울을 보면서 웃는 연습을 하는 등 억지로라도 웃으면 사고의 색깔이 밝은 색으로 바뀐다.
▲매사에 감사하는 훈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사람은 이웃을 돕는 데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고 할까요?
반면 행복심리학은 재미있는 방정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영국의 심리학자 캐럴 로스웰과 인생 상담사 피트 코언은 18년 간 영국인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간단한 방정식으로 계산할 수 있는 행복공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행복 = P+(5XE)+(3XH)"입니다.
▲P(personal, 인격)는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
▲E(exist ence, 존재)는 건강 돈 인간관계 등 생존조건,
▲H(higher order, 고차원 상태)는 자존심 기대 야망 유머 감각 등이라고 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행복방정식을 어렵게 생각했지만 공식은 의외로 간단한 질문에서 만들어진 것이지요.
행복 지수를 산출하려면 위의 세 요소를 평가하는 4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1) 당신은 얼마나 사교적이고, 정력적이며, 유연하고, 변화에 열려 있습니까?
2) 당신은 얼마나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때로 움츠러들었다가도 빨리 회복할 수 있으며, 인생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느낍니까?
3) 건강, 재정 상태, 안전, 선택의 자유, 공동체 의식 등과 관련해 당신은기본적인 생활이 충족되고 있습니까?
4) 당신은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까. 당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고, 당신의 기대를 충족하며, 목적의식을 가진 일을 하고 있습니까?
1) 2) 번이 ‘P’요소, 3) 번이 ‘E’, 4) 번이 ‘H’요소에 해당합니다. 질문마다 1부터 10까지의 점수로 답할 수 있고 자신이 얻은 각각의 점수를 공식에 대입하면 지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100점에 가까울수록 더 행복한 것은 물론이지요. 이들은 누가 더 행복한지 객관적으로도 알 수 있다며 연구 결과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수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쓰고, 또 18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연구한 학자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제안한 방법이란 건 너무 싱겁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내용이군요.
▲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신에게 시간을 쏟아라.
▲ 친밀한 소수가 겉도는 다수보다 낫다.
▲ 흥미와 취미를 추구하며 운동하고 휴식하라.
▲ 과거나 미래에 살지 말라.
▲ 성취 가능한 목표를 가져라. 등이니 말입니다.
사람 심리는 본적이 없는 세상을 늘 그리워하게 마련이지요.
어딘가 있을,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울함.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혹시 그가 아닐까 흥분과 기대를 보이기도 하고,
삶이 자꾸 예상을 비껴가면 “난 더 이상 내가 아니다.
과거와 같은 난 없다.” 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변신을 시도해 보기도 하지만.
글쎄요. 만나야 할 사람을 이미 만났는데 바로 보질 못하고,
그리워 하는 세상에 이미 살고 있는데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생각의 채널을 바꾸면 인생이 금세 윤택해질 것도 같습니다.
도반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