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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학년도 전국 약학대학 계약학과 학생 충원 현황. |
2일 본지가 전국 14개 약대를 대상으로 전화 조사를 한 결과 이화여대와 중앙대만 각각 1명씩 선발했을 뿐, 전국적으로 학생 충원에 참패를 면치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는 산업체 수요가 없다고 판단해 아예 배정받은 정원 5명을 교과부에 모두 반납했다.
서울대·충북대·영남대·원광대·숙명여대·덕성여대·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12개 대학은 계약학과 선발인원이 ‘0’명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약대 계약학과 학생 모집이 참패를 면치 못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산업체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계약학과는 ‘직원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제약업체가 직원을 약대에 들여보낸 뒤 학비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도입 단계부터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도 15개 대학 82명 정원 가운데 선발인원이 10명에 그치는 등 충원율이 12%에 불과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의약품 전체의 47.1%에 해당하는 품목 가격이 일괄적으로 인하된다. 그렇지 않아도 산업체 수요가 적은데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제약업계는 벌써부터 잔뜩 움츠리는 분위기다.
전인구 동덕여대 약대 교수는 “애초 출발부터 실제 수요가 있을지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했는데 약가인하 정책으로 제약업계 경기가 더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시장 개방의 여파도 작용했다. 이용수 덕성여대 약대 교수는 “제약시장 개방으로 당장 제약업체들이 죽게 생겼는데, 인력 개발을 위해 투자할 여력이 있겠느냐”며 “직원 전문성 제고를 위해 학비를 지원할 제약업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약대 계약학과 정원은 기업체의 의지가 있어야 정원이 채워질 수 있다. 자 회사의 직원 가운데 유능한 인재를 약대에 입학시켜 학비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제약업체의 인력개발 의지가 확고해야만 학생 충원이 가능하다.
문제는 연간 1000만원에 달하는 학비를 대주면서 직원 경쟁력을 위해 투자할 제약업체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지적된 이런 논란은 계약학과 충원이 2년 연속 참패하면서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삼육대 입학관리과 송낙준 계장은 “계약학과는 업체에서 직원들을 공부시킬 의지가 있어야 학생 충원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이런 수요가 많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은 이번 계약학과 모집에 지원자 수 자체가 적었던 데서도 입증된다. 전국적으로 이화여대·중앙대·충남대·대구가톨릭대에만 각각 1명씩 총 4명의 지원자가 있었다. 그러나 복수모집이 허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자 수는 더 축소될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 약대 관계자는 “약대 계약학과에 1명이 지원해 합격 했는데 다른 대학에도 동시 합격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대 합격자 역시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원자 수는 전국적으로 많아야 3명이었고 실제 등록자는 2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약대 계약학과 정원을 일반정원으로 전환해달라는 요구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용수 교수는 “약대 계약학과는 정원이 적은 기존 약대를 달래기 위해 도입한 측면이 있는 만큼 철저한 수요조사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당시 약사회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원 배정을 한 만큼 이 기회에 이 정원을 일반전형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인구 교수도 “계약학과는 도입 2년이 지나면서 실효성이 없다고 판명 났다”며 “모집인원을 정규인원으로 돌리는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과부도 계약학과 정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다만 이제 겨우 제도 시행 2년을 넘긴 데다 보건복지부와도 협의를 해야 하는 문제라 신중한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약대 계약학과 정원을 일반정원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주무부처인 복지부, 이익단체인 약사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현재 이 문제에 대해 교과부 입장을 먼저 세워야 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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